- 서울과 부산 지역 12개 PC방 협업, 게임대회 참가자만 500여명
- PC방 이용시간으로 참가자격 부여, 매출과 직결돼 비수기 극복 아이템으로…

올해 소상공인 업계 트렌드는 협업이었다. 갈수록 악화되는 운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협업 방안들이 제시됐고,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에 따른 다양한 지원정책을 발표하고 진흥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유독 PC방 업계에서는 성공적인 협업 사례가 흔치 않았다. 일부 상권모임에서 공동 이벤트를 추진했지만, 효과가 미진해 성공사례로 꼽기는 부족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게임대회를 통한 협업 사례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송파 지역 PC방 업주들의 상권모임 ‘송파모임’에서 주도했다. PC방 업주들이 연합으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를 통한 게임대회를 개최했고, 이는 가을철 비수기를 극복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부산 지역 PC방까지 참여하면서 전국 규모로 확대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프렌즈 PC방, 올리브 PC방, 레인보우 PC방, 와 PC방, 라이언 PC방, 하늘다리 PC방, 와우 PC방, 넷펠리스 PC방, 파빌리온 PC방 등 9개 PC방이 참여했고, 부산에서는 쿤 PC방, 쿠키 PC방, 아리수 PC방이 참여해 총 12개 PC방이 협업해 게임대회를 진행했다.

대회 일정은 지난 10월 1일부터 홍보 및 접수를 받기 시작했고, 11월 2일부터 예선전, 11월 9일에 결선을 가져 약 40일 간 진행됐다. 특히 부산 쿤 PC방의 경우에는 19개 팀, 90명이 참가를 신청해 예선 2주 전에 참가자 모집이 조기 마감됐고, 결과적으로 12개 PC방에서 약 100개 팀, 500명의 게임유저가 참여하는 대규모 게임대회가 됐다.

룰은 비교적 간단했다. 참가신청 자격은 각 PC방에서 정한 시간만큼 PC방을 이용한 고객에게 부여된다. 본선 진출팀은 각 PC방별로 2팀이다. 보통 예선전에서 1위와 2위 팀을 본선에 진출시키며, 예선은 각 PC방의 상황에 따라 단판, 3판2선승제, 5판3선승제로 진행하는 등 자율에 맡긴다. 본선의 경우 8강전까지는 단판, 8강부터는 3판2선승제, 결승은 5판3선승제로 진행했다. 또한 공정성을 위해 예선부터 본선이 치러지는 기간 동안 <LOL> PC방 혜택을 전면 차단했다.

이번 PC방 연합 게임대회를 개최한 업주들은 효과와 고객들의 반응에 대해 대단히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벌써 3회를 째를 맞이한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PC방 업주들은 기존 고객들의 높은 참여율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다. 이미 1회부터 참가했던 기존 PC방들은 꾸준히 게임대회를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특히 PC방 업주들은 참가자격을 부여하는 PC방 이용시간 기준을 10시간 이상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소위 준프로 수준인 상금 사냥꾼들의 접근을 어느 정도 차단했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PC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됐다고 밝혔다. 매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였기 때문에 게임사의 PC방 대회와는 달리 단골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잠재 고객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LOL>의 특성상 5명으로 팀을 이뤄 참가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PC방을 찾지 않는 친구들과 팀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는 12개 PC방 중 2개 PC방은 홍보부족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낮아 ‘홍보’에 대한 필요성을 재확인시켰다.

이번 대회를 개최한 PC방 업주들은 비수기에 대회를 정례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4월과 11월로 나눠 2회 이상 개최한다는 것이다. 특히 PC방 업계 안팎에서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서울과 부산 지역만 참여했지만, 내년부터는 인천과 강원도 PC방 업주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대회를 통한 협업 성공사례를 주도한 프렌즈 PC방 김근수 사장은 “비수기에는 보통 PC 업그레이드나 요금을 인하하는 경향이 많지만, 게임대회야말로 다른 PC방 업주들과 상생하면서도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PC방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게임 <스타크래프트>로 대회 개최를 고민하고 있으며, 이 자리를 빌려 끝까지 믿고 동참해 준 다른 PC방 사장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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