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3월호(통권 40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2월 중순경 FPS 게임 ‘발로란트’의 국제 이스포츠 이벤트 ‘2024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의 최종 격전지가 서울이라고 알려지면서,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PUBG)’, ‘오버워치2’에 이어 네 번째 이스포츠 종목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지역 리그는 벌써 중반을 달리고 있고, ‘발로란트’도 2월 중순 4개 권역별 지역 대회를 시작했다. 의외로 ‘오버워치2’ 경기가 3월 1일부터 시작됐으며, ‘배틀그라운드’가 가장 늦게 스타트를 끊는다.

이스포츠 팬들에게는 볼만한 경기가 늘어나는 것이 즐겁다. 부동의 1위인 ‘LoL’부터 ‘PUBG’, ‘오버워치2’ 등은 모두 보는 재미가 달라 팬층이 넓은데, 다른 스포츠 경기처럼 일정이 겹치지 않으면 날마다 경기를 골라 볼 수 있다. 다만 3대 이스포츠에 ‘발로란트’가 추가돼 4대 이스포츠가 돼도 장르의 다양성은 그대로인 점은 약간 아쉽다.

2024 VCT, 3월 마드리드 – 5월 상하이 - 8월 서울 개최
VCT는 미주, EMEA, 퍼시픽, 중국 등 4개 대륙별로 지역 리그를 먼저 치른다. 미주 4개, EMEA 9개, 퍼시픽 10개, 중국 등 총 24개국에서 진행되는 챌린저스를 통해 대륙별로 11개씩 선발됐고, 현재 4개 대륙이 킥오프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킥오프는 그룹스테이지, 플레이-인 스테이지, 플레이오프 등 3단계로 치러지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개 팀 중 결승에 진출한 두 팀은 국제대회인 마스터스에 진출한다.

올해 VCT 스테이지1 마스터스는 오는 3월 8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고, 스테이지2 마스터스는 5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다. 이후 개최되는 대륙별 리그의 플레이오프 상위 3개 팀이 올해 최대의 국제대회인 챔피언스에 진출하게 된다. 올해 ‘VCS’ 챔피언스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이 확정되면서 이스포츠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대 이스포츠 돼도 장르는 MOBA·FPS 2개뿐
‘발로란트’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 주요 이스포츠가 될 계기를 마련한 것은 잘된 일이다. 하지만 이스포츠 종목의 장르는 아쉽다. 가장 규모가 큰 ‘LoL’의 장르는 MOBA, ‘PUBG’와 ‘오버워치2’는 배틀로얄과 FPS다. 이번에 편입되는 ‘발로란트’ 역시 장르는 FPS로, 다양성이 확대되는 것은 어려워졌다. 배틀로얄과 FPS는 구분 방식에 따라 하위 개념으로도 볼 수 있어 ‘PUBG’는 FPS로 봐도 무방하다.

이스포츠로 가장 먼저 인기를 끈 ‘스타크래프트’는 RTS인데, 현재는 흥행을 유지하고 있는 RTS 게임이 없어 이스포츠로서는 인기가 거의 없다. 대전액션은 풀이 작아서, TCG는 운이 작용하는 요소가 너무 커서 인기 이스포츠 종목이 되기 어렵다. ‘FC온라인’을 위시한 스포츠 장르는 유저 수는 많지만 어째선지 국제 이스포츠 대회가 흥행한 경우는 많지 않다.

한국이 아닌 국제 시장에서는 ‘도타2’, ‘포트나이트’ 등의 이스포츠가 상금도 크고 인기도 높은데, 국내에선 유독 게임 자체나 이스포츠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한 바 있다. 심지어 두 게임의 장르도 각 MOBA, 배틀로얄로 ‘LoL’, ‘PUBG’와 같았는데, 게임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아 이스포츠 역시 잠잠하다. 2월 말 기준 ‘도타2’의 PC방 성적은 29위, ‘포트나이트’는 105위다.

PC방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게임들 대부분은 이스포츠가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됐었다. ‘서든어택’ 이스포츠는 국내 한정이긴 해도 꽤 인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고, ‘스타크래프트’는 1, 2 모두 우여곡절 속에 아직 리그가 유지되고 있지만, 시청자 수나 상금 규모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스포츠의 새로운 흥행은 게임 자체의 인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난 몇 년 전부터 ‘LoL’을 비롯해 대부분의 이스포츠 종목에서 불거지고 있는 수익 문제는 이스포츠 시장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데, 당장 지난해 ‘오버워치2’ 리그가 공중분해됐다가 올해 재조립된 점만 봐도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하면 게임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차라리 극복이 가능한 개선사항 정도로 치부될 정도다.

수익을 배제하고서는 이스포츠와 게임 모두를 거론할 수 없다. ‘LoL’ 이스포츠가 전 세계 최고의 종목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지난 2021년 ‘LoL 월드 챔피언십’은 시청자 수나 대회 내용 등 여러 면에서 ‘성공적인 대회’란 평가를 받고도 라이엇게임즈로서는 수익이 나지 않아 ‘돈 먹는 하마’란 자평까지 했던 바 있다. 게임을 잘 만드는 것만이 이스포츠 흥행의 정답이 아니게 된 지금, 인기 이스포츠의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