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무인 솔루션과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이 창업 시장의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엔데믹 이후 무인 솔루션에 관한 관심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이는 일상이 회복되고 코로나 잔재가 사라지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한 불경기 속에서도 창업에 관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72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현장을 찾아 최신 창업 트렌드를 점검해보고, PC방에 접목할 아이템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엔데믹 이후 창업 트렌드는?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창업 시장을 주도한 아이템은 단연 무인 솔루션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각종 방역 규제로 기존 방식으로는 영업을 이어 나가기 어려웠던 당시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PC방 역시 야간 영업금지 등 다양한 규제가 적용되고 풀리기가 반복되면서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자 야간 무인 솔루션이 넓게 자리 잡은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풀리고, 정부의 코로나 종식 선언이 가물가물해지는 시기가 되자 무인 솔루션은 창업 시장에서 주목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창업박람회에는 무인 마트와 무인 문구점 등 소규모 무인 아이템 업체만 일부 전시에 참여했을 뿐이었다.

다만 서빙 로봇을 비롯해 조리 보조기구 등 자동화 시스템은 여전히 예비 창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올해 첫 창업박람회인 만큼 행사장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행사장 내 대부분의 부스는 외식업 관련 아이템들이 차지했고, 전시에 나선 외식업 프랜차이즈들은 다양한 메뉴와 뛰어난 맛을 내세워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맛과 품질, 그리고 수익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과거와 달리, 올해 외식업 프랜차이즈들이 주력한 포인트는 자동화다. 업무 강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인력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집중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제 PC방에서도 낯설지 않은 초음파 식기세척기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관람객들은 대형 식기세척기의 세척력과 편의성을 비롯해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 편의성을 높인 제빙기를 비롯해 유증기 발생을 최소화한 튀김기 등 주방기기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았다.

PC방이 주목할 포인트는?
정부의 코로나 종식 선언 이후 1년을 바라보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 곳곳은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상당한 회복을 이뤘다. PC방 역시 방역 규제로부터 완전히 벗어났고, 떠나갔던 손님들도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는 상태다.

과거와 다른 점을 살펴보면 인건비와 전기료 등 지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나선 업체들은 이러한 고정비 감축에 눈을 돌리고 있었고, PC방도 이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PC방 운영에 관련한 부분에서는 키오스크와 PC 운용솔루션 등이 보편화되면서 이미 자동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그렇다면 이제 PC방 매출의 일익을 담당하는 먹거리 판매 영역에서 자동화를 시도할 차례다.

우선 초음파 식기세척기는 일선 매장에서 많은 호평을 받는 보조기기다. 설거지 업무를 줄여 업무 강도를 낮출 수 있으므로 조금이나마 인력 투입을 줄여준다. 지난해 11월부터 일회용품 규제가 시작되면서 더욱 중요해진 부분이다.

특히 구직자들이 PC방을 기피하고 있는 제일 큰 이유는 음식 조리인데, 주방 업무를 줄일 수 있다면 심화된 구인난도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리용 로봇은 아직 PC방에서 도입할 만큼 소형화와 가격 현실화가 더뎌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