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및 업주 노력에 따라 높은 수익 가능하지만 ‘복불복’ 심해
영업 노하우, 가격 경쟁, 재투자 등 변수 세심히 분석한 후 도전해야

오랜 불황에도 불구하고 PC방 커뮤니티에 의외로 자주 올라오는 글이 있다. 개인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PC방 신규 창업이나 인수 창업에 대해 문의하는 게시물이다.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렵다고는 해도 PC방 운영에 대한 예비 창업자들의 인식은 괜찮은 편으로 보인다. 다만 현직 PC방 업주들의 의견은 둘로 나뉜다.

11월도 2/3가 지난 현재, 한 PC방 커뮤니티에 지난 3주간 창업이나 인수를 문의한 게시물이 30여 건에 달했다. PC방 시장이 한창 성장세일 때보다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지만, 수많은 개인 창업 아이템 중에선 여전히 인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예비창업주가 PC방 창업에 대해 묻는 게시물에 기존 업주들의 의견은 반반으로 갈렸다.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좀 더 많았지만 나쁘지 않은 선택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업주의 운영능력과 의지에 따라 누구든 상위 10% 매장의 오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1등이 있으면 반드시 꼴등도 있듯 상위 10%가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현재 대다수의 PC방은 PC 이용료 매출보다 먹거리 매출이 더 높게 나오고 있다. 이는 PC 이용요금이 20년 전에 머물고 있어 먹거리 매출로 수익을 충당해야하는 구조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20년 전보다는 낮아도 시간의 가치를 산정해 제대로 된 요금을 받고 있지만, 일부 매장에선 아직도 ‘500원치기’ 등 이용요금을 낮추는 집객 수단을 쓰고 있다.

PC방 운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좋은 상권과 높은 PC 사양, 깔끔한 인테리어, 적절한 가격대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앞선 요소들을 모두 갖췄다 하더라도 제로섬 게임에 가까운 영업을 하는 곳이 있고, 반면에 중요 요소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곳이 있다. 인텔 최신 14세대 CPU와 지포스 RTX4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갖추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뜻이다.

예비 창업주의 문의에 한 업주는 ‘PC방의 가장 큰 문제는 문제는 재투자’라고 언급했다. 시설임대업인 만큼 다른 업종에 비해 수익을 다시 투자해야 하는 재투자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과거 새로운 인기 게임들이 1년이 멀다 하고 출시될 때는 PC 사양을 2년에 한 번씩 업그레이드해야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PC방 인기 게임이 고착화된 지금은 5년 전 하드웨어 사양으로도 영업이 가능하지만, 하드웨어에 매겨져 있는 숫자 역시 마케팅의 일환이 된 만큼 2~3년간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다시 시설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어렵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를 살펴보면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 복합유통게임제공업 등 2개 업종으로 새롭게 등록하는 매장이 한 달에 많게는 수백에 달한다. 사행성도박장을 제외하면 일반 PC방의 창업 숫자는 평균 20~30여 곳인데, 비슷한 규모의 폐업 매장을 감안하면 전국의 PC방 숫자는 시나브로 줄고 있다.

이처럼 점점 짧아지고 있는 PC방 업종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천편일률적인 신규 창업보나는 다양한 분석를 통한 개성 있는 아이템 장착 등 타 업종 못지않은 연구개발이 뒤따르는, 신중한 창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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