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전면금연화 시행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선에서는 이미 흡연구역을 생략하고 전면금연 PC방을 오픈해 미리 전면금연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서울 인근에서만 신규 PC방의 상당수가 금연 PC방으로 창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한양대학교 인근 상권에서 오픈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CM스톰 PC방도 그 중 한 곳이다. 금연 PC방이다보니 금연차단막 자체가 없고 PC에 하드디스크가 없는 슈퍼피방을 도입했다. 해당 PC방을 오픈한 업주는 다름 아닌 인문협 前 부회장 심재학 사장이다.

흡연실, 어떻게 만들었을까?
지난 6월 말 오픈한 CM스톰 PC방은 전면금연 PC방이다. 아이러브PC방 6월호 PC방 탐방을 통해 소개된 적 있는 역삼동 ‘레온PC방’ 심재학 사장의 3번째 PC방이기도 하다. 심재학 사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PC방을 운영할 생각이기 때문에 1~2년 후 PC방의 미래모습을 CM스톰 PC방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CM스톰 PC방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흡연실이다. 금연 PC방이기 때문에 흡연 손님을 위해 따로 흡연실을 마련했다. 넓이는 약 5제곱미터에 나무 재질의 기둥을 쓰고 유리 재질로 벽면을 감쌌다. 흡연실 외부에는 흡연공간임을 나타내는 문구와 함께 ‘Smoking room’이라는 팻말을 부착했다.

흡연실 내부에는 건물 바깥을 볼 수 있는 창문이 있고, 바(BAR) 형식의 테이블과 의자에 일반적으로 PC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형 재떨이를 4개 비치했다. 또한 대용량 환기시설을 천장에 설치해 환기에 신경을 썼다.

창가에는 블라인더를 설치해 두고 있었고, 창문에는 꽃문양의 시트지를 활용해 밋밋하지 않도록 했다. 방향제는 물론, 비상벨, 소화기, 손전등, 비상구 팻말 등과 같은 소방시설과 전기 콘센트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별도로 에어컨을 설치해 쾌적함을 강조했다.

금연 PC방, 손님들의 반응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바로 옆과 인근에 경쟁 PC방이 적지 않고, 대학가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금연 PC방이라는 변수가 영업에 큰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물론 하루 영업시간 중 가장 손님들로 붐비는 오후 5시 경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도 있지만 금연 PC방이라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PC방 업계에서 말하는 소위 ‘오픈발’, 신규 PC방의 이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PC 사양도 최고수준이고, 인테리어도 신선하다. 흡연구역을 찾는 손님들도 여전하다. 아직까지 처음 PC방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손님들은 흡연구역이 없다는 소식에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심재학 사장은 “PC방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것은 심야시간대다. 원래 PC방에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는 다른 PC방과 비교하기가 힘들다. 심야시간대에 얼마나 손님이 유지되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기존 PC방과 비교해 매출규모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일부 손님들은 금연 PC방이라고 설명하면 돌아 나가기도 하지만, 더 많은 손님들이 흡연실을 이용하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재학 사장은 금연 PC방이 PC방 이미지 개선에도 한 몫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심 사장은 “금연 PC방이기 때문에 이제는 학부모가 찾아와도 트집을 잡을 것이 없을 것”이라며 “조도도 높여 실내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밝고, 담배연기는 찾아 볼 수 없다. 사회적으로 PC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금연 PC방으로 인해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전면금연화 시행을 막을 수 없다면 이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마치며…
심 사장은 CM스톰 PC방이 미래형 PC방이라고 자부했다. 실제 금연 PC방이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슈퍼피방’을 도입해 PC 관리에 대한 부담을 줄였고, PC 사양도 최고수준에다 먹거리 상품들도 커피전문점 수준의 음료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PC 주변기기에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을 모두 합쳐 30만 원 상당의 가격대다. 특히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심 사장은 “기계식 키보드가 손님들을 끌고 있다”며 고급 제품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이 주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애착을 반영하듯 상호가 PC 주변기기 브랜드 명칭이기도 하다.

심 사장은 PC방 업계에서 소위 말하는 ‘꾼’이다. 장사 수완이 좋다고 소문난 PC방 업주 중 한명이다. 언제나 먼저 투자하고 새로운 것을 도입하며 앞서나가겠다는 것이 심 시장의 경영철학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금연 PC방이 생소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먼저 확보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1년 후 PC방의 모습을 재현했다는 CM스톰 PC방이 앞으로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도 손님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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