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8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 게이밍 기어는 고객의 PC방 방문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래픽카드는 RTX3070, 모니터는 240Hz인데 멤브레인 키보드에 더러운 헤드셋이 놓여 있다면 발길을 돌리게 된다. 성능과 더불어 위생관리도 중요한 운영 요소 중 하나인 것이다.

특히 헤드셋은 손가락만 닿는 키보드, 마우스와 달리 머리와 귀 등 피부에 직접 닿는 장비로 더욱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낡고 헤져 검은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장시간 귀에 착용하면서 이어컵 내부에 떨어지는 비듬, 귀지, 먼지 등 눈에 보이는 비위생적인 요소들로 인해 선뜻 사용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교체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헤드셋 관리, 키보드·마우스보다 어렵다
PC방의 게이밍 기어는 의외로 소모품에 가깝다. 불특정다수가 사용하다 보니 고장도 잦고 교체도 수시로 이뤄진다. 기계식 키보드가 광축으로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지면서 물이나 음료를 쏟아도 세척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기 사이사이에 스며드는 수분이나 먼지가 누적되는 것은 집에서 사용하는 키보드보다 심할 수밖에 없어 대체로 2년이면 오래 사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손으로 만지는 키보드·마우스와 달리 헤드셋은 기능적 손상뿐 아니라 위생상태에 따른 교체 수요도 만만치 않다. 플라스틱이 기본인 키보드, 마우스와 달리 헤드셋의 헤드밴드와 이어패드 부분은 천이나 인조가죽 소재로 제작되고, 형태가 고정적이지 않아 손상되는 속도가 키보드·마우스보다 훨씬 빠르다. 또한, 탈착을 자주 하면서 마모도 심해 1년이 채 되지 않아 천 소재는 찢어지거나 헤지고 인조가죽 소재는 표면이 닳아 검은 부스러기가 떨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헤드셋이 손 이외의 피부에 직접 닿는 부위는 손가락보다 훨씬 넓다. 위치를 고정해 주는 헤드밴드는 머리카락에 직접 닿고, 귀를 감싸는 컵 부분은 게임을 하는 시간 내내 귀 전체와 얼굴 피부에 닿아 있다. 혹 자리에 앉아 헤드셋을 착용하려다가 이어컵 안에 떨어진 타인의 귀지 등을 보게 된다면 게임을 할 마음이 싹 가실 수도 있다.

마이크 커버처럼 일회용 위생용품의 보편화가 필요하다
마이크 커버처럼 일회용 위생용품의 보편화가 필요하다

헤드밴드·이어컵 교체형 제품 확산 필요
위생도 중요하지만 소모품 교체로 인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체로 헤드셋의 이어컵이나 헤드밴드 부분은 새 제품도 수개월 이내에 닳기 시작하는데,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의 위생을 감안하면 제품이 헤지기 시작하기 전에 교체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길게 봐도 1년에 한 번씩 전 좌석의 헤드셋을 교체하게 되면 저렴한 제품이라 해도 100석 기준 약 300~400만 원이 소요된다.

위생을 위해 제품을 교체하는 것은 비용이나 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없다. 헤드셋을 교체하는 것은 기능상의 문제인 경우가 많지 않고, 단지 헤드밴드와 이어컵, 컵 내부의 위생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되면 이어컵의 마모 때문에 멀쩡한 헤드셋을 버리게 되면서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행히 대안은 있다. 헤드밴드와 이어컵을 교체할 수 있는 헤드셋이라면 별도 판매하는 교체형 이어컵과 헤드밴드로 교체하면 된다. 일부 헤드셋의 이어컵 부분에는 사용자가 손쉽게 이어컵을 교체할 수 있도록 커버를 끼워넣는 틈새가 있는데, 제조사별 가이드라인에 따라 교체하면 된다. 헤드밴드는 교체를 지원하는 제품이 많지 않은데, 원래의 헤드밴드를 감싸는 형태의 보강형 제품도 있어 이를 사용하면 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교체용 이어컵을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교체용 이어컵을 구입할 수 있다

노래방 마이크처럼 일회용 커버 사용한다면…
노래방에 가면 가장 먼저 사용하는 것이 마이크 머리 부분에 일회용 커버를 씌우는 일이다. 헤드폰용 일회용 커버도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어 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렴한 제품은 50쌍에 1만 원대 중반에 판매되고 있고, 제품의 형태는 마이크 커버와 같이 이어컵에 커버를 뒤집어씌우는 형태다.

다만 헤드셋의 착용 형태는 이어컵 안에 귓바퀴 전체가 들어가는 방식으로, 커버를 씌우면 윗바퀴 위로 커버가 닿게 돼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커버의 소재는 공기가 통하는 부직포 재질로 소리를 통과시킬 수 있지만, 가운데가 파여 있는 이어컵의 특성상 커버를 씌우면 그만큼 귀와 드라이버의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커버의 면적이 넓어 부직포가 이어컵 내부에 밀착되도록 하면 되는데, 이 형태는 커버 소재의 특성상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게임에 약간 방해가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운데가 뚫려 있는 도넛 형태의 커버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내부가 열려 있는 상태가 돼 커버를 씌우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위생을 위해서라면 매번 커버를 씌우는 불편함이나 약간의 소음은 감안할 만하다. 노래방 마이크 커버가 보편화된 것처럼 헤드셋 커버도 사용에 익숙해지면 당연히 사용하는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생은 약간의 불편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항목이다
위생은 약간의 불편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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