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0월호(통권 38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방역규제가 해제되면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PC방 업계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고임금’의 사중고(四重苦) 수렁에 빠졌다. 이는 PC방 업주들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전 세계적인 이슈로, 각자 상황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동원해 극복해 나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한 최소한의 팁을 짚어봤다.

고금리, 대출 이자 부담 크게 늘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달러 강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9월 21일 기준금리를 0.75% 인상했다. 이처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 올리는 것을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표현하는데, 미국은 올해만 자이언트 스텝을 세 번째 밟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였던 것이 3.00%~3.25%로 인상됐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고 한국의 기준금리가 낮으면 해외자본이 국내에서 빠져나간다. 이는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국도 기준금리를 인상해 해외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결국 한국은행도 계속해서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PC방 업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것인데, 대출상품이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라면 기준금리 인상분이 이자에 반영되면서 은행에 내야 할 이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같은 문제는 PC방 업주뿐 아니라 사회 전반이 겪고 있는 문제로, 무섭게 치솟았던 아파트 가격이 추락하고 있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결국 PC방 업주들의 선택지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추가 대출을 가급적 피하고 기존 대출은 이율이 낮은 상품으로 갈아타거나 중도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행인 점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영업 피해가 발생한 자영업·소상공인을 위해 다양한 금융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신용자, 중저신용자, 신용불량자에 대한 대책이 모두 마련되어 있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상품으로 전환해주는 정부의 금융지원책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자영업·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결국 활용 가능한 금융지원정책을 최대한 동원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마저 여의치 않다면 긴축 운영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고물가, PC방 요금 빼고 모두 올랐다
사실 사중고는 어느 한 부분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상호 영향을 미치면서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물가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인플레이션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적인 불안 요소들이 더해졌다. 기준금리 인상도 이 같은 물가상승을 방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원자재가격 안정화에는 아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기업들은 제품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달러 강세로 인해 수입 원자재가격이 오르면서 모든 공산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고, 올해 잦았던 수해는 농작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육가공, 농축산물, 라면, 스낵, 음료, 수입 먹거리 등의 가격이 모두 올랐다. 여기에 더해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까지 오르면서 PC방 업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PC방 업주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먹거리 매입 가격이다. 사실상 모든 품목의 가격이 올랐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원팩 제품도, 밀키트나 곁들이는 채소도, 심지어 각종 양념까지 모두 올라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연히 매입가 인상분을 그대로 판매 가격에 반영하면 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소비자 부담이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PC방 업주에게 선택을 강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매입가 인상분을 반영해 판매 가격을 인상하거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식자재를 이용해 먹거리 메뉴를 새로 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소비자 부담과 먹거리 퀄리티 하락이라는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 두 방법을 적절히 병행하면서 상권에 맞는 메뉴를 새롭게 발굴하고, 고객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가격을 책정해야 할 것이다.

고환율, PC 업그레이드 시점 잡기 어려워
높아진 물가로 인한 금리 인상이 고환율로 이어졌다. 수시로 PC를 업그레이드하거나 교체해야 하는 PC방 업주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으면서 수입물가 상승, 소비자물가 상승, 소비심리 위축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심각한 점은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이 계속되면서 연말께는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PC방 업주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당장 창업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큰데, PC를 구성하는 부품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굴 이슈로 그래픽카드 품귀현상이 발생했던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PC를 구성하는 모든 품목에서 고환율로 인한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환율 시대에서는 투자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고환율의 장기화, 원달러환율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감안하면 6개월 후나 1년 후에 계획했던 투자를 지금 당장 시행하는 것이 유리할지 모른다. 코로나19의 장기화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처럼 고환율 현상 또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물가나 환율을 잡기 위한 노력은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PC방 업주는 재투자 시점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다만 이 기간이 길어지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문제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신규 PC방이 등장하거나 경쟁 PC방이 고환율에도 업그레이드를 단행한다면 불리한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인데,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를 통해 우선 시급한 부분부터 보완해나가면서 적절한 시점을 저울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임금과 구인난, 서빙로봇 도입 빨라질 듯
내년이면 최저임금이 5.0% 인상돼 시급 9,620원이 된다. 주휴수당을 포함해 월급으로 환산하면 200만 원이 훌쩍 넘는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다. 2021년도 최저임금이 역대 최저인 1.5% 인상에 그쳤지만, 5년 전인 2017년의 최저임금 6,470원과 비교하면 5년 사이 무려 50% 가까이 올랐다. 코로나19와 함께 자영업·소상공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고임금도 문제지만 구인난은 더욱 심각하다. 특히 PC방은 주요 아르바이트 지원 연령대인 MZ 세대 사이에서 기피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단순 청소와 정리, 고객 응대에서 더 나아가 식당 수준의 조리업무가 추가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최근에는 최저임금보다 10% 이상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구인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 젊은 층의 구직자들이 배달업종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해법은 노동강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일정 부분을 포기하고 무인솔루션을 도입하거나 서빙로봇과 식기세척기 등 자동화 설비를 통해 업무 강도를 줄이는 것이다. 실제로 서빙로봇은 피크 시간대에 노동력에 부하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빛을 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빙로봇 테스트 기회를 가졌던 PC방 업주들은 먹거리 서빙이나 결제 업무만 줄이더라도 업무 강도가 상당히 줄어드는 현상을 체감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직 도입할 단계는 아니지만 로봇이 조리업무를 대신하는 시대에 와 있기도 하다. 확실한 것은 식기세척기나 서빙로봇 등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자동화 솔루션은 가능한 빨리 도입하는 것이 PC방에 유리할 수 있다. 결국 업무 강도를 줄일 수 있는 아이템을 총동원해야 기존 인력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신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PC방 업종의 구인난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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