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동시개최, 벡스코 전시장 규모는 2019년 대비 절반으로
관람객 만족도 대비 기대감은 아직 높아… 2022년 기대해도 될까

부산 벡스코에서 닷새간 열린 게임 축제 ‘2021 지스타’가 21일 막을 내렸다. 일일 입장 관람객 수를 제한해 최대 2만8,0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은 가운데, ‘아쉽다’는 의견이 주된 평가였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행사를 진행할 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랜만의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지난해 못지 않았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11월 17일부터 트위치, 아프리카TV에서 진행된 온라인 라이브는 20일까지 고유 시청자 수 약 73만여 명을 기록했다. 마지막 날인 21일 시청자 추정치를 더하면 약 94만여 명이 온라인으로 지스타를 관람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행사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접근이 쉬워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상의 벡스코를 방문했다. 오프라인 행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축소 개최로 2019년 대비 10% 정도의 관람객만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온라인과의 융합 행사 결과로는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행사에 참가한 게임사의 리스트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3N은 참가하지 않았고, 메인스폰서인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크래프톤, 시프트업, 그라비티, 엔젤게임즈 등이 부족한 규모를 메웠다. 이외에 컴투스, NHN엔터테인먼트, 펄어비스,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도 참가하지 않아 실제 현장 관람객들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 숫자는 많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모바일 게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오딘: 발할라라이징>을 주요 콘텐츠로 골프 게임 <프렌즈샷>, PC MOBA 게임 <이터널리턴> 등 다양한 신작을 선보였다. 최근 모바일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출시한 크래프톤은 단일 게임 타이틀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시프트업은 출시가 임박한 모바일 신작 <니케: 승리의여신>과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이브>를 공개했고,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 기반의 다양한 신작을 준비했다. 텐센트오로라스튜디오, 쿠카게임즈 등 해외 게임사도 참가해 저마다의 신작을 선보였는데, 대부분 모바일 게임이어서 플랫폼과 장르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현장을 관람하고 빠져나오는 관람객 중에서는 ‘신작이 아니면 지스타에 참가하지 못하나’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현재진행형인 게임이라 해도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 중인 작품과 준비 중인 신작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모바일에 쏠리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게임사들은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박람회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인식이 필요한 듯하다.

또한, 중소 규모로 게임을 개발하는 인디 게임사에 대한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제1전시장 동쪽에 마련된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 부스에는 약 40여개 게임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전시장 전체에 걸쳐 준비된 여유 있는 공간에 비해 게임사별 부스 공간이 너무 좁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7일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부산시 게임산업 육성비전’ 발표에서 게임 기업에 대한 스케일업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당장 지스타 현장에서의 인디게임에 대한 인식은 좁은 공간에 몰아넣은 듯한 부스 구성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좋지 못했다. 올해를 포함해 향후 8년간 벡스코에서 지스타를 개최하는 것이 확정된 만큼, 지스타 사무국은 인디게임에 대한 배려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축소 개최에도 불구하고 벡스코를 찾은 수많은 관람객들의 모습은 지스타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줄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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