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35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 유즈맵 ‘랜덤 타워 디펜스’가 <프로젝트 랜타디: 멀티 대전 디펜스(이하 랜타디)>라는 정식 타이틀로 리메이크되어 스팀(Steam)에 얼리 억세스 출시됐다.

<랜타디>는 경쟁형 디펜스 게임으로, 무작위로 얻을 수 있는 캐릭터들을 모아 몰려오는 적들을 막으며 최후까지 살아남으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션’ 등 게임의 속도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PC방의 딸이라면,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이 낳은 <랜타디>는 손녀쯤 될 것이다. 지금부터 PC방의 손녀를 만나보자.

이미 검증을 마친 재미
역설적이지만 유즈맵 원작의 뛰어난 게임이 만들어 질 수 있었던 이유는 유즈맵 시장에 수익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얻을 것이 명예뿐인 개발자들에게는 인기 없는 유즈맵을 굳이 오래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고, 결국 재미없는 유즈맵은 사장된다.

하지만 발매된 지 18년이 넘어가는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PC방에서 아직 쉽게 볼 수 있듯이, 반대로 유즈맵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맵들은 그만큼 재미와 수요를 보장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업계에서 4년 가까이 살아남고 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유즈맵의 계승자 <랜타디>의 재미는 보장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순발력과 판단력의 조합
‘타워 디펜스’는 유즈맵계에서 항상 인기 있는 장르였다. 디펜스라는 간단한 틀 안에서 어떤 타워를 어디에 배치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하는 전략성이 주목 받았고, 개발이 쉬운 포맷인 만큼 무수히 많은 타워 디펜스들이 개발됐다.

<랜타디>는 랜덤성을 통해 재미와 차별성을 잡았다. 어떤 타워를 지을지 계획할 수 없게 만드는 ‘랜덤 합성 시스템’은 유저에게 순발력과 판단력을 요구하고, 매 합성마다 어떤 타워가 나올지 모른다는 점은 플레이어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랜타디>는 리메이크 과정에서 기존의 ‘타워’를 ‘캐릭터’로 바꾸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번 타워를 배치하면 옮길 수 없다는 요소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여기에 상황에 맞는 캐릭터를 뽑는 운, 빠른 플레이라는 요소가 합쳐져 매 한판 한판이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편, <랜타디>의 덩치와 속도는 PC방 업주에게도 매력이다. PC방은 서버의 한계로 인해 온갖 종류의 스팀 게임을 전부 설치하기가 부담스러운데, <랜타디>는 용량도 작고 설치도 빨라 PC방이 스팀 게임을 실험하기에도 적당하다.

미완의 기대작 랜.타.디
게이머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인기 유즈맵의 정통 후계자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랜타디>의 경쟁 대상은 자신의 엄마다. 집안싸움인 셈이다.

아쉽게도 현재까지는 유즈맵 유저들이 <랜타디>를 굳이 구매해 즐길만 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 ‘타워’를 ‘캐릭터’로 바꾸고 대사나 배경 스토리 등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실제 플레이 중 캐릭터성을 느낄만한 요소는 적다. 또한 모바일 멀티플랫폼으로 기획된 까닭인지 그래픽의 시인성도 다소 떨어진다.

다행인 것은 <랜타디>가 현재 얼리 억세스 게임이라는 것이다. 얼리 억세스 단계에서 혹평 받던 게임이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정식 발매 후 호평을 받는 사례가 여럿 있는 만큼 개발 중인 게임이 다소 부족하다고 해도 흥행 가능성은 있다.

마치며
PC방 게임 순위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사용량을 따지고 들면 블리자드가 제공하는 ‘래더’ 콘텐츠만으로 나온 성적이 아니다. <스타크래프트> 성적의 상당 부분은 ‘랜덤 타워 디펜스’의 작품이다.

PC방에서 플레이하기 적합한 장르, 친구들끼리 일희일비할 수 있는 콘텐츠 무장한 <랜타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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