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35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게임 하나가 FPS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라이엇게임즈의 신작 FPS <발로란트> 얘기다.

<발로란트>는 5:5로 진행되는 FPS게임으로,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에이전트’들을 사용해 라운드 단위로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다. FPS 내 세부 장르들의 장점들을 한데 묶어 주목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안티치트 등의 부분에서 우려와 논쟁을 낳고 있는 문제작이기도 하다.

모두를 위한 게임, 가능성 있다
<발로란트>의 그래픽은 최신 FPS들과 비교해서 다소 수수한 편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는데, 컴퓨터 성능 부족으로 최신 FPS게임 플레이를 포기하는 게이머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타당해 보인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10년 전 사양의 PC로도 최소 초당 30프레임을 제공하고, 고사양 PC에서는 144 프레임 이상을 지원한다. 이는 일반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최신 게임이 나올 때마다 사양을 맞추기 위해 큰 지출을 감행해야 하는 PC방 업계에도 희소식이다.

게임 성능을 위해 일부러 그래픽 옵션을 ‘최하’로 설정해서 플레이하는 게이머도 있다는 걸 고려하면 이 주장은 더 큰 힘을 얻는다. 많은 게이머들이 비주얼보다는 원활하지 않은 플레이로 인한 불쾌한 경험을 방지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발로란트>는 모든 에이전트들의 체력이 100으로 동일해 탄 한발 한발의 중요성이 높은 만큼 정교한 사격을 위한 끊김 없는 프레임은 플레이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코드 문제, 어림도 없다
라이엇게임즈는 FPS 게이머들이 ‘핵’과 최적화 다음으로 불쾌함을 주는 요소로 꼽는 ‘넷코드 문제’ 역시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상당히 완화시켰다고 밝혔다. ‘넷코드 문제’란 유저간 네트워크 딜레이를 보정하기 위해 진행되는 네트워크 동기화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로, 예컨대 상대 캐릭터가 순간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장애물 뒤에 엄폐했으나 상대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여 억울하게 공격받아 죽는 등의 현상을 말한다.

<발로란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틱레이트’를 128Hz로 설정했다. 이는 여타 FPS게임들의 공식 대회에서나 설정되는 수준으로, ‘틱레이트’ 수치가 높을수록 서버의 반응이 더 빈번해져 ‘넷코드 문제’가 줄어드는 대신 서버 트래픽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ISP와 직접 라우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리그오브레전드>를 위해 설립한 ‘Riot Direct’라는 자회사를 통해 자체 인터넷 백본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에 라우터를 설치하고 주요 ISP과 계약을 맺어 네트워크를 통해 라이엇표 게임들의 트래픽을 직접 라우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게임사가 직접 게임만을 위한 사설 네트워크망을 전 세계에 구축한다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한 라이엇게임즈가 아니면 생각하기 힘든 원대한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발로란트> 플레이어들은 타국에 있는 게이머와 함께 플레이하더라도 마치 옆 건물 PC방에 앉은 사람과 같이 플레이하는 것 같은 쾌적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게임을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안티치트 ‘뱅가드’, 내 PC는 ‘뻥가드’
사실 <발로란트>에 대한 논란은 게임성이나 그래픽보다는 게임과 함께 설치되는 안티치트 프로그램인 ‘뱅가드’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룬다. ‘뱅가드’가 불법 프로그램 원천봉쇄를 이유로 지나치게 막강한 시스템 권한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뱅가드’는 불법 프로그램이 PC 하드웨어 취약점을 노린다는 것에 주목하여 하드웨어에 간섭하는 소프트웨어를 일괄 차단하는데, 이 과정에서 게이밍기어 설정용 제어 프로그램이나 사운드 드라이브, 수냉쿨러 제어 프로그램을 차단하거나 PC를 강제 리부팅 시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발로란트>를 실행하지 않아도 ‘뱅가드’가 실행되어 리소스를 차지하거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삭제가 안 되는 등 문제가 커지자 유저들 사이에서는 “뱅가드가 악성코드보다 나쁘다”는 우스갯소리마저 퍼지고 있다.

하지만 ‘뱅가드’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뱅가드’를 옹호하는 플레이어들은 “핵 유저를 만나지 않을 수 있다면 뱅가드 할아버지라도 설치할 수 있다”는 등 불법 플레이어 근절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만일 뱅가드가 부작용을 완화하는데 성공한다면 이런 플레이어의 비율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게임, PC방에서는 어떨까?
<발로란트>의 흥행은 따 놓은 당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많은 게이머들, 특히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CS:GO)>의 유저들 중 상당수가 <발로란트>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CS:GO>지만 서비스된지 7년이 넘어 최근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만큼 <발로란트> 출시 이후 이 게임을 즐길 유저의 수는 이미 확보되어 있는 셈이다.

<CS:GO>의 PC방 점유율을 고려한다면 그 유저를 흡수한 <발로란트>의 PC방 인기가 그리 높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라이엇게임즈가 한국에서 생소하던 AOS 장르의 <리그오브레전드>로 PC방에서 ‘지존’이 된 게임사이고, ‘POP/STAR’등의 영상으로 게이머가 아닌 이들에게도 <리그오브레전드>를 알렸던 것을 생각하면 <발로란트>의 PC방 흥행도 기대해볼만할 것이다.

과연 PC방 지존 라이엇게임즈가 FPS게임으로 내딛은 한 발이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PC방 업주와 게이머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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