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소비가 가장 활발한 청소년층은 PC방 산업이 태동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PC방의 주 이용객으로서 매출에 크게 기여해 왔다. 웃지 못할 현실이지만 20년 전 과거나 지금이나 PC 이용료에 큰 차이가 없어 청소년들에게 낮은 문턱의 놀이공간이 되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달라진 것은 과거에 청소년들이 즐겨 찾던 분식점보다 더 다양해진 먹거리 정도인데, 그렇다면 요즘 청소년들은 PC방에서 어느 정도의 돈을 쓰고 있는지 최근의 조사 결과를 통해 알아봤다.

PC방 이용하는 청소년 중 ‘큰손’은 중학생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지난달 말 전국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게임 이용 특성과 행동 유형을 분석한 ‘2023 아동·청소년 게임행동 종합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청소년 약 10만 명, 아동 학생과 학부모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콘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교 학생 중 PC방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하는 연령대는 중학생이었다. 전체 중학생 중 22.1%가 한 달에 1만 원 미만을 지출했고, 10.4%는 1만 원에서 3만 원 사이를 지출했다. 3만 원에서 5만 원 사이의 돈을 쓰는 중학생은 2.2%였으며, 5만 원 이상 지출하는 중학생도 2.1% 수준으로 조사됐다.

고등학생은 중학생보다 다소 적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1만 원 미만을 쓴다는 고등학생 비율은 25.1%로 중학생보다 3%p 높았으나, 1만 원 이상에서 3만 원 미만 지출하는 비중은 8.5%로 중학생보다 1.9%p 낮았다. 특히 3만 원 이상에서 5만 원 사이의 지출을 하는 비중은 1.5%, 5만 원 이상 지출하는 비중은 1.3%로 중학생의 절반가량에 그쳤다.

초등학생의 지출 규모는 중학생은 물론 고등학생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았다. 전체 초등학생 중 PC방에서 한 달에 1만 원 미만을 쓰는 비중은 9.6%였으며, 1만 원 이상부터 3만 원 미만을 지출하는 비중은 4.2%, 3만 원 이상에서 5만 원 사이와 5만 원 이상 지출하는 비중은 각각 1%로 조사됐다.

PC방에 돈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비중은 초등학생이 84.1%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63.3%와 63.6%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초등학생이 PC방에 인색하다기보다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용돈을 적게 받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못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중학생 중의 중학생은?
초중고교생 중 PC방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연령대는 중학생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중학생 중에서도 더 많은 돈을 쓰는 학년은 몇 학년일까?

콘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PC방에서 한 달에 1만 원 미만을 지출하는 비중은 중학교 1학년 이 19.6%, 2학년은 22.4%, 3학년은 25.1%였는데, 1만 원 미만 지출 그룹에서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중이 높았다. 반면 1만 원 이상부터 3만 원 미만을 지출하는 비중은 2학년이 11.4%로 가장 높았고, 이어 3학년이 10.7%, 1학년은 9.4%로 조사됐다.

PC방에서 한 달에 3만 원 이상부터 5만 원 미만, 그리고 5만 원 이상 등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비중도 중학교 2학년이 각각 2.8%, 2.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1학년이 각각 2.0%와 1.9%를 차지해 두 번째로 높았으며, 3학년은 각각 1.9%를 기록해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초등학생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용돈 규모가 커져 지출이 늘어났고, 중학교 2학년에 이르러 지출 규모가 최대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학교 3학년의 경우 고등학교 입학 등 진로 결정 시기로, PC방 방문 빈도가 줄어들면서 지출 또한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반적으로 남성은 여가 및 오락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여성은 패션이나 관련 소품, 디저트 등의 지출 비중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 콘진원 조사에서도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PC방에서 월등히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PC방에 돈을 한 푼도 쓰지 않는 여학생은 전체의 84.1%를 차지해 초등학생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1만 원 미만을 지출한다는 비중은 12.3%로 남학생의 절반 정도였다. 특히 1만 원 이상 지출하는 비중은 남학생의 1/5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