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드 업체 대표 A씨, 다른 업체들에 요금 인상 의사 타진
A씨 “요금 인상 의사를 물어본 게 문제가 됩니까?”

최근 공정위가 소상공인을 위협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공표한 가운데, 한 PC방 노하드솔루션 업체 대표가 다른 노하드 업체 대표들을 접촉해 월 관리비 인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PC방 노하드솔루션(이하 노하드)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 대표 A씨는 지난 2월 초 PC방에 노하드나 VOG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는 7개 업체 대표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관리비 인상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의사를 물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8개 업체의 PC방 점유율을 모두 합치면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같은 A씨의 행보가 ‘요금 담합’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A씨는 최근 한 노하드 업체가 신규 가맹점에 한정해 요금을 인상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른 4개의 노하드 업체 대표들을 찾아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요금 인상 의사를 물었고, 또 다른 3개 업체 대표들에게는 전화를 걸어 각 업체 대표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이번 기회에 요금을 올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노하드 업체 대표 B씨는 어느 날 A씨가 느닷없이 찾아와 현재 노하드 업체들의 사정이 좋지 않고 물가도 많이 올랐으니 요금을 인상해야 하지 않겠냐고 의견을 물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나머지 업체 대표들에게도 의사를 물어봤고 대부분 요금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의견을 취합해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또 다른 노하드 업체 대표 C씨도 A씨가 만나자고 연락한 후 사무실에 찾아왔었다며, A씨가 대부분의 노하드 업체 대표들이 월 관리비 인상에 동의했다면서 자신에게도 요금 인상 의사를 물었다고 전했다. 이에 C씨는 직원들 인건비와 물가가 많이 올라 관리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PC방 업주들도 다들 힘든 상황에 그게 가능하겠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지방의 한 노하드 업체 대표 D씨는 A씨의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그동안 만나거나 통화한 노하드 업체 대표들의 의견을 전하며, D씨에게도 요금 인상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이에 D씨는 많은 업체들이 동시에 월 관리비를 올리면 문제의 소지가 있고, 일부 업체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요금을 올린 업체들만 가맹점을 뺏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A씨의 이 같은 ‘담합’ 시도 행위는 PC방 업계에 큰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운영하는 업체를 포함해 총 8개 업체가 노하드 월 관리비를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인상하더라도 PC방 업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선택의 폭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하드 업체들이 각자의 사정에 맞는 요금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업체가 주도해 인위적으로 요금을 형성하려는 시도 자체가 시장경제 체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한 PC방 업계 전문가는 “이전에도 몇몇 노하드 업체 대표들이 모임을 만들어 주기적인 만남을 가지며 요금 등에 대해 상의한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지만, 이번 건과 같이 특정 업체 대표가 다수의 다른 업체 대표들을 연이어 만나 함께 요금을 인상하자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은 결과가 어찌 되었든 담합 의혹은 물론, 대부분의 PC방 업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A씨는 “한 업체가 요금을 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업체 사장들에게도 관리비를 인상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을 뿐”이라며 “실제로 요금을 올린 것도 아니고, 의사만 물어본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고 담합 의혹에 대해 발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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