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도 슈링크플레이션서 자유롭지 않아
식자재 제조 및 유통사 슈링크플레이션도 주의해야

3고(高) 현상 장기화로 인한 원재료값 인상으로 제품 용량을 슬쩍 줄여 파는 ‘슈링크플레이션’이 소비자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주요 성분의 함량을 줄이는 ‘스킴플레이션’, 묶음 상품을 오히려 더 비싸게 파는 ‘번들플레이션’ 등 눈속임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러한 ‘꼼수’를 부리면 일시적으로 원가를 줄일 수는 있으나,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결과에 이른다며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제품 가격은 기존대로 유지하는 대신 제품의 크기 및 중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슈링크플레이션이 최근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감자가 됐지만, 3개 들이 스낵이 2개로 줄거나 둘이 나눠 먹던 아이스크림이 혼자 먹기에도 부족해지는 등 식음료 업계에선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 뿐이다.

이처럼 꼼수 가격인상이 횡행하자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는 ‘참가격’ 사이트에서 주요 품목의 가격 및 중량 변동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며, 한국소비자원은 슈링크플레이션 신고를 접수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나설 전망이다. 이밖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온라인 쇼핑몰 단위 가격 표시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PC방 역시 슈링크플레이션에서 자유롭지 않은 입장이다. 최근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식사 해결을 위해 PC방을 찾는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로, 일반 식당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는 이미지가 널리 퍼져 먹거리 판매가 부쩍 늘어났다. 그런데 아무런 예고 없이 메뉴 구성품을 줄이거나 기존보다 저품질의 재료로 대체한다면 자칫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두 푼 더 벌기 위해 주 원료나 토핑 양을 줄이는 경우가 있는데, 손님들은 바로 알아차린다”며 “PC방 먹거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부단히 쌓은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정한 품질의 먹거리를 꾸준히 이용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선 식재료 제조사나 유통업체의 슈링크플레이션도 경계해야 한다. 공급받은 식재료의 구성품이 기존과 같은지, 주 재료나 양념 용량이 줄어들거나 원산지가 바뀌지는 않았는지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불거진 식품업계의 슈링크플레이션을 두고 “가격은 유지한 채 제품 용량만 줄이는 가격 인상 행태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다”며 “정부가 업계·소비자단체 등과 논의를 거쳐 슈링크플레이션 규제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성비로 주목받은 PC방 먹거리
가성비로 주목받은 PC방 먹거리
슈링크플레이션의 대표적 예시(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토블론' 제품)
슈링크플레이션의 대표적 예시(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토블론'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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