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9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대 차이’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라 PC 하드웨어에도 해당된다. 진화 속도가 상당히 더딘 메모리도 DDR5로 전환되고 있고, 저장장치는 HDD에서 SSD로 전환되긴 했지만 대세가 된 노하드솔루션 서버에 자리를 내줬다. CPU와 GPU 등 프로세서 제품군은 여전히 평균 1년에 한 번씩 새로운 세대가 구작을 대신하며 주기적인 세대교체를 이어가고 있다.

게이밍 PC에서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그래픽카드다. 하지만 CPU 역시 성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게임 구동 면에서는 그 중요성이 GPU보다 덜하다는 이유로 업그레이드 순위에서 항상 2위로 밀리는 처지다. 아직도 많은 PC방에서 사용 중인 인텔 i5-9400F, 그리고 최신의 X400 라인업 CPU인 i5-13400F 두 제품의 성능 차이가 알려진 대로 그래픽카드의 차이보다 덜한지 알아봤다.

PC방 인기 게임의 요구사양, ‘하늘과 땅 차이’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의 PC방 인기 게임은 여전히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약 41%로 굳건한 1위다. 그 뒤를 ‘FC온라인’(12.5%), ‘발로란트’(6.71%), ‘서든어택’(5.6%) 등이 따르고 있다. TOP10 게임 중에선 ‘로스트아크’,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 등 2개 게임이 PC 요구사양이 제일 높은 편인데, 두 게임의 점유율을 합치면 7.4% 정도로 3위 ‘발로란트’와 비슷한 정도다.

이것이 전국의 많은 PC방들이 컴퓨터 사양 업그레이드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LoL’은 초기와 달리 요구사양이 많이 높아졌다고는 해도 CPU 코어를 많이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6코어 6쓰레드인 i5-9400F CPU와 16GB 메모리, 지포스 GTX1060 3GB 그래픽카드 조합이라면 FHD 해상도에 240Hz 주사율까지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TOP10 게임 중 요구사양이 가장 높은 ‘배그’는 조건이 상당히 다르다. ‘배그’를 구동하고 전장에 들어가면, i5-9400F의 모든 코어의 사용량이 95% 이상으로 껑충 뛴다. 그래픽 옵션을 조정해 모니터가 지원하는 주사율에 근접하는 평균 프레임레이트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상술한 9400F와 GTX1060으로는 ‘배그’의 국민옵션에서 평균 120FPS도 지키기 어렵다.

인기 게임 간의 요구사양 차이가 상당히 크다
인기 게임 간의 요구사양 차이가 상당히 크다
인기 게임 간의 요구사양 차이가 상당히 크다
인기 게임 간의 요구사양 차이가 상당히 크다

같은 i5지만 9400F와 13400F는 체급 달라
게이밍 PC에서 GPU가 CPU보다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2순위라 해서 CPU의 역할을 폄훼하면 최저치의 하락으로 인한 평균의 하락으로 되돌아온다. CPU는 교체하려면 소켓이 달라져 메인보드까지 교체해야 하는 애물단지지만, 시스템 업그레이드에서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래픽카드를 GTX1060에서 RTX4060으로 올리면 PC 종합 성능의 향상을 꾀할 수 있지만, CPU가 담당하는 하한선을 높이지 못하면 그 효율이 떨어진다. 과연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테스트를 통해 알아봤다.

두 테스트 시스템은 메모리가 DDR4와 DDR5인 점을 제외하면 저장장치, 파워서플라이 등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사양은 같은 수준이다. i5-9400F 기반의 PC는 사무실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PC에 그래픽카드만 RTX3060을 적용했다. 따라서 게임 프로그램 이외에 업무에 사용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이 설치돼 있어 게임에 최적화된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이번 테스트에서 도출된 결과에서 약 10%가량을 상향하면 일반적인 9400F와 RTX3060 조합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가벼운 게임, 묵직한 게임, 엄청난 게임
먼저 3DMark의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결과는 i5-9400F 17,596점, i5-13400F 20,036점이다. GPU 성능을 나타내는 그래픽 스코어는 둘 다 22,000점대로 비슷했는데, CPU 성능을 나타내는 피직스 스코어는 9400F 12,211점, 13400F 28,041점으로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9400F는 6쓰레드, 13400F는 E코어까지 16쓰레드 구성이니, P코어만 감안하더라도 이 점수 차이는 정상이다.

i5-9400F 3DMark의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결과
i5-9400F 3DMark의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결과
 i5-13400F의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결과
 i5-13400F의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결과

‘로스트아크’에서 CPU의 차이가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회상의 방 ‘루테란 서부 - 영광의 벽’ 테스트를 그래픽 옵션 ‘높음’으로 진행하니, 9400F는 최저 69FPS, 최대 181FPS, 평균 113.9FPS로 측정됐고, 13400F는 최저 108FPS, 최대 223FPS, 평균 154.3FPS로 측정됐다. 최대치는 차치하더라도 최저치가 40프레임 가까이 차이가 나니 평균치도 큰 차이가 보였다. 9400F의 경우 캐릭터와 오브젝트가 많아지는 레이드 상황에서는 평균 프레임을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에 13400F는 최저치도 100FPS 이상이니 극한의 화면 움직임에서도 최소한의 프레임은 유지할 수 있다.

PC 사양에 영향을 많이 받는 ‘배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메모리 차이로 인해 같은 환경보다 더 큰 차이를 보였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같은 구간을 5분간 프랩스로 체크한 프레임레이트는 9400F 최소 84FPS, 최대 120FPS, 평균 104.7FPS, 13400F는 최소 143FPS, 최대 244FPS, 평균 208.3FPS를 기록했다. 찰나의 움직임이 중요한 FPS 장르에서 CPU 사양의 차이가 종합 성능의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고사양 게임으로는 지난 10월 5일 출시된 AAA 게임 ‘어쌔신크리드 미라지(이하 AC미라지)’를 활용했다. FHD 해상도의 요구사양은 i7-8700K를 제시하고 있는데, 8700K는 인텔이 10세대 X400부터 적용한 6코어 12쓰레드 구성이다. PC방에서 인기를 끌 게임은 아니지만, 적어도 AAA급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CPU 역시 6쓰레드 이상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AC미라지의 그래픽옵션을 5단계 중 중간인 ‘높음’으로 설정하고 두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테스트 진행 중 좌측에 GPU와 CPU 사용률이 나오는데, 9400F의 CPU 사용률은 처음부터 95% 이상을 찍으며 여유 리소스가 없었고, 13400F는 최대 사용률도 35%를 넘지 않았다. 작업관리자를 봐도 P코어를 활용해 필요한 성능을 뽑아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최저 프레임 수치가 9400F는 5FPS인 반면 13400F는 39FPS로, 오브젝트가 많아질 때의 프레임 저하는 13400F가 훨씬 덜했다. 그래픽카드 성능에 영향을 받는 평균치는 9400F 102FPS, 13400F 97FPS로 비슷하게 측정됐다.

  13400F의 경우 CPU 사용량이 1/3가량인데, 9400F는 CPU의 거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했다
  13400F의 경우 CPU 사용량이 1/3가량인데, 9400F는 CPU의 거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했다
i5-9400F의 ‘AC미라지’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i5-9400F의 ‘AC미라지’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i5-13400F의 ‘AC미라지’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i5-13400F의 ‘AC미라지’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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