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이머 10명 중 7명, 하나의 게임 1년 이상 즐겨
화제를 모으는 대박 게임, ‘배틀그라운드’ 이후 안 나타나

음악방송에서 발표하는 인기곡 TOP10의 순위는 자주 바뀐다. 아무리 히트를 친 곡이라도 얼마 안 지나 순위권 밖으로 사라지기 마련인데, 유독 PC방 TOP10 게임의 면면은 수년 동안 같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해마다 수많은 신작 게임이 출시되는 상황에서도 왜 PC방 점유율 상위 10개 순위에서는 새로운 게임을 보기 어려울까?

11월 1일 기준 PC방 점유율 상위 10개 게임
11월 1일 기준 PC방 점유율 상위 10개 게임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 기준 상위 10개 게임의 점유율 합은 86.5%에 달했다. 사실상 TOP10 게임이 PC방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중 으뜸은 40%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하는 ‘리그오브레전드(LoL)’다.

지난 2011년 말 서비스를 시작한 ‘LoL’은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PC방 No.1 자리를 고수해왔다.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잠시 왕좌에서 물러난 기간을 제외하면, 10년 넘게 ‘LoL’이 PC방 점유율을 독차지한 셈이다.

‘LoL’은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이스포츠 대회도 규모가 남다를 정도이기에, PC방에서의 장기 집권은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같은 게임을 매일 즐기다 보면 질릴 법도 한데, 매년 쟁쟁한 신작 게임이 출시하는 상황에서도 PC방 2위부터 10위까지의 게임들이 장기간 하위권으로 밀리지 않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에 대한 이유를 알아볼 수 있었다.

PC 게이머들이 하나의 게임을 지속 이용한 기간 (자료=콘진원)
PC 게이머들이 하나의 게임을 지속 이용한 기간 (자료=콘진원)

지난달 콘진원이 발간한 2023 게임이용자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PC 게임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이용자 중 46%가 하나의 게임을 2년 이상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하나의 게임을 1년 이상 2년 미만 즐긴다는 응답이 26.1%를 차지했다.

연령대를 구분해도 이 같은 수치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PC방 주 고객층인 20대는 하나의 게임을 2년 이상 즐긴다는 응답이 48.4%에 달해 평균보다 높았고, 초중고교생인 10대에서는 36.8%가 하나의 게임을 2년 이상 즐긴다고 답해 전 연령층 중 가장 낮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을 옮겨가며 즐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대별 PC 게이머들이 하나의 게임을 지속 이용한 기간 (자료=콘진원)
연령대별 PC 게이머들이 하나의 게임을 지속 이용한 기간 (자료=콘진원)

결국 PC방 손님 2명 중 1명은 화제를 모으는 게임이 등장하면 옮겨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2016년 ‘오버워치’와 2017년 ‘배틀그라운드’ 등장 이후 잠시나마 PC방 점유율 1위를 꿰찬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걸출한 신작 게임은 PC방에 새로운 손님층을 유입시키는 효과가 크다. 이는 수년째 게임 점유율이 정체된 PC방에 활기를 북돋아 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다만 ‘배틀그라운드’를 마지막으로 ‘LoL’의 PC방 장기 집권을 저지할 게임은 수년간 등장하지 않고 있다. ‘FC 온라인’이 강력한 PC방 이벤트를 무기로 깜짝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다.

PC방 주 이용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작 게임이 ‘LoL’의 자리를 위협하는 모습은 게이머는 물론 PC방 시장에서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일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