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오후, 전국적인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PC 등 전기사용이 필수인 PC방 업계도 이번 정전사태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PC방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정전사태에 대한 한국전력의 안이한 수요예측과 비상시 통보체계의 필요성을 성토하는 것은 물론 정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문제와 PC 보호 그리고 손님과의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들도 언급되고 있어 이를 정리해보았다.

정전 발생시 중요한 것은 조명의 확보다. 가장 대표적인 비상 조명으로는 비상등과 손전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거의 모든 PC방이 정전 비상등을 설치해 놓았으나 매장 면적에 비해 개수가 적어 실제 정전 발생 시 구석자리에 앉은 손님의 경우 동요할 수도 있다.

때문에 현재 비치된 수량에서 추가로 몇 개를 더 설치하여 충분한 비상 조명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특히 기존 비상등은 화재발생 시 비상구 안내 목적으로 출입구에만 설치하는 것이 기본이었으나, 정전 시에도 금고 확인 및 손님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카운터와 내벽에 추가로 설치해두는 것이 좋다.

정전 비상등과 함께 매장에 손전등도 비치해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정전 비상등이 손전등에 비해 밝지만 조사각 등 설치 위치에 따른 조명사각이 발생하는 만큼 손전등을 카운터에 비치해 직원이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손전등을 선택할 때는 광원, 배터리 유형, 사용시간 등을 꼼꼼히 따지면 왠만한 정전 비상등 보다 효과가 좋다. 제논 램프 계열은 도달 거리는 멀지만 수명과 사용시간이 짧기 때문에 매장 비치용으로는 적절치 않고, 120루멘 이상급 LED 램프와 AA 배터리를 채용한 손전등이 성능과 편의 면에서 유용하다.

   
△LED램프를 장착한 비상 조명등은 이용시간이 긴 편이다

요금 정산과 손님의 항의에 대한 대책도 강구되고 있다. 정전 중에도 정확한 정산을 위해 카운터PC에 개인 PC용 UPS를 설치하겠다는 의견을 비롯해 카운터PC를 노트북으로 대체하겠다는 의견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노트북의 고성능화로 관리프로그램을 설치해 카운터PC 대용으로 쓰기에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UPS 도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PC방의 수십 대에 달하는 PC를 무정전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타워형 UPS는 가격이 3~4천만 원에 달하며, 무게도 400~500kg에 달해 현실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대신 소형 UPS나 멀티 콘덴서형 UPS를 설치해 몇 개 좌석만이라도 정전에 대비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단골 고객이 주로 앉는 좌석이나 <리니지> 등 정전시 아이템 분실으로 인한 항의가 발생할 수 있는 일부 게임 좌석에 도입하자는 의견이다.

네트워크 장비와 카운터 PC를 비롯해 손님PC 5~7대를 보호할 수 있는 UPS는 90~140만 원 정도의 보급형 제품이 출시되어 있고, 최소 3.5분에서 최대 7분까지는 PC를 가동시킬 수 있어 안전한 종료를 유도하기에 어려움은 없다. 카운터 PC를 노트북으로 대체할 경우, 30만원 대 소형UPS만으로 네트워크 장비와 손님PC 3대 정도를 보호할 수 있다. 카운터 PC만 보호할 목적이라면 10만원 전후의 멀티콘덴서형도 출시되어 있다.

그러나 멀티 콘덴서형이나 소형 UPS의 경우, 출력 와트(W)와 킬로볼트암페어(KVA) 정보를 잘 확인해야 한다. PC 1대의 소비전력이 통상 240~360W인 만큼 최소 900W가 확보되야 3대를 보호할 수 있다. 여기에 네트워크 장비까지 감안하면 1,000W정도 되어야 3대를 보호할 수 있는 셈이다.

   
△UPS는 출력와트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한 PC방 업주는 “간혹 순간 정전된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이번처럼 수십분에 걸쳐 3~4차례 연이어 정전된 사례는 처음 겪었다”며 “카운터 PC가 다운된데다 아이템을 물어내라는 일부 손님들의 항의까지 겹쳐 대부분 요금을 받지 못하고 보냈다. 최소비용 선에서 비상 조명과 카운터PC만이라도 보완해야만 영업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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