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7월호(통권 39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블리자드의 핵앤슬래시 액션 RPG ‘디아블로’ 시리즈의 신작 ‘디아블로4(이하 디아4)’가 PC방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PC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비록 ‘피파온라인4’의 벽을 넘지 못하고 3~4위에 머물고 있는데, 누리꾼들은 블리자드가 최근 몇 년간 자사 IP들의 운영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근거 삼고 있다. 하지만 7월 중순경 시작될 첫 시즌을 비롯해 순위 상승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디아4’는 출시 이후 CPU와 그래픽카드의 온도가 다른 게임들보다 다소 높게 측정된다는 개인 이용자들의 사례가 몇 차례 보고됐다. 아이러브PC방에서도 몇몇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진 이 소식에 온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CPU와 GPU의 온도가 다른 게임을 구동할 때보다 다소 높게 측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디아4’를 오랫동안 구동해도 괜찮은지, 다른 게임을 실행할 때의 온도는 어떤지 비교‧분석해봤다.

FHD 해상도에서는 ‘매우 높음’ 옵션도 OK! …OK?
‘디아4’에서 한창 악마들을 도륙하던 일부 게이머들은 그래픽카드의 팬 회전 소음이 커진 것을 의아하게 여겼다. 사무실의 업무용 PC로 ‘디아4’를 구동하면서 이들과 비슷한 경험을 했고, GPU 핫스팟 온도가 정상 작동의 마지노선인 90도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아4’ 플레이 중 GPU의 이상 고온을 지적했던 사람들의 PC 사양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대부분 RTX30 시리즈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했고 해상도도 FHD보다는 QHD 이상이 더 많았다. 그래픽 옵션은 4단계 중 두 번째 ‘중간’과 세 번째 ‘높음’이 대부분이었다.

모름지기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그래픽 옵션을 평균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거의 모든 PC방의 모니터 해상도는 FHD라서 고사양 게임이라 해도 그래픽 옵션에 큰 영향을 받진 않는다. 하지만 144Hz 이상의 주사율을 평균 수치로 유지하려면 GTX 시리즈로는 무리가 있다. 아이러브PC방에서 주구장창 PC방 표준 그래픽카드를 RTX3060으로 추천하는 이유다.

기자도 한창 재미있게 ‘디아4’를 즐기고 있는데, 온도 이슈를 접하고 나서 게임 내 그래픽 옵션에 따른 온도의 변화를 체크해봤다. 케이스 대신 데크에 메인보드와 하드웨어를 올려두는 오픈케이스 형태라서 시스템책상 속에 숨어있는 현역 PC와는 결과값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여름인 점을 감안하면 5도에서 최대 10도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누구보다 뜨겁지만, 누구보다 차가워야 하는 GPU
누구보다 뜨겁지만, 누구보다 차가워야 하는 GPU

PC방 표준 그래픽카드 RTX3060, 온도를 낮춰라
온도 테스트는 각종 하드웨어의 온도를 측정해 주는 ‘CPUID HWmonitor’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다만 게임을 실행하는 시간대에 따른 온도를 확인할 수는 없어 한 번 테스트할 때마다 아이들 상태와 최대 온도를 각각 측정한 뒤 프로그램을 껐다 켜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지포스 RTX3060을 비롯해 대부분의 현역 그래픽카드의 타깃 온도는 70도 정도다. HWmonitor의 그래픽카드 항목 온도는 GPU와 핫스팟 2개로 구분돼 있는데, GPU 온도는 전체, 핫스팟은 GPU 중 가장 뜨거운 부분의 온도라고 보면 된다. 두 항목 중에선 GPU 온도를 보면 되는데, 대체로 핫스팟 온도는 GPU 온도에서 15도 정도까지는 높아도 무리가 없고, GPU 온도는 80도까지는 정상, 85도 이상이면 서멀컴파운드 재도포 등을 고려할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번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CPU 온도도 함께 테스트했는데, 매번 테스트를 진행할 때마다 서멀컴파운드를 새로 바르기 때문에 50도를 넘지 않았다. ‘디아4’가 CPU보다는 GPU를 더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CPU 부하 때문에 쓰로틀링이 걸리거나 성능이 저하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 PC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조합했다. CPU는 인텔 ‘코어 i5-13400F’, CPU 쿨러는 서멀라이트 ‘피어리스 어쌔신 120 SE ARGB 서린씨앤아이’, 메인보드는 기가바이트 ‘H610M H 듀러블에디션 제이씨현’, 메모리는 팀그룹 ‘DDR5-4800 CL400 ELITE PLUS 서린씨앤아이 16GB(8×2)’, 그래픽카드는 이도디스플레이 ‘RTX3060 RAGE-X D6 12GB Dual’, 저장장치는 웨스턴디지털 ‘BLACK SN770 M.2 NVMe SSD 1TB’, 파워서플라이는 마이크로닉스 ‘CASLON M 750W 80PLUS BRONZE 230V EU’ 제품이다. 모니터는 큐닉스 ‘QX327F REAL 240 HDR 강화유리’로, PC방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제품이다.

RTX3080Ti는 ‘디아4’와 벽돌 이슈로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RTX3080Ti는 ‘디아4’와 벽돌 이슈로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테스트 환경은 완전한 오픈케이스라 실제 PC방 컨디션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테스트 환경은 완전한 오픈케이스라 실제 PC방 컨디션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장 높은 옵션, 평균 73도 핫스팟 87도
‘디아4’는 ‘배틀그라운드’처럼 최적의 그래픽 설정값이 유저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먼저 엔비디아 DLSS는 그래픽카드가 지원하면 ‘성능’, 최대 전경 FPS는 모니터의 최대 주사율, 배경 FPS는 기본 설정인 8, 엔비디아 리플렉스는 활성화로 설정한다. 품질은 기본 설정을 ‘중간’, ‘높음’, ‘매우 높음’ 등 세 가지로 설정했는데, 중간과 높음은 큰 차이가 없어 높음 설정의 값을 표기한다.

먼저 게임을 실행만 했을 때 GPU 온도는 34도에서 58도로 올라갔고, 필드와 던전을 반복하며 약 30분가량 플레이하면서 온도를 측정했다. ‘높음’ 옵션의 프레임레이트는 최저 116FPS, 최고 184FPS, 평균 149.8FPS를 기록했고, ‘매우 높음’ 옵션은 최저 87FPS, 최고 148FPS, 평균 122.6FPS를 기록했다. 두 옵션의 실질적 차이를 FHD 모니터에서 눈으로 알기는 어려웠는데, 그렇다면 가장 높은 옵션보다는 한 단계 낮은 옵션을 선택해 평균 프레임레이트와 온도 모두를 챙기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다.

‘높음’ 옵션에서의 최대 온도는 GPU 72도, 핫스팟 85.9도를 기록했고, ‘매우 높음’ 옵션에서는 GPU 73도, 핫스팟 87.7도를 기록했다. GPU 온도가 70도 초반대라 생각보다 많이 높게 측정되진 않았는데, 30분에 이어 1시간 이상을 플레이해도 온도가 더 높아지지는 않았다. ‘디아4’ 게임 특성상 똑같은 구간을 측정하기 어려워 비교적 비슷한 구간을 플레이하면서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실제 현장에서의 온도 상승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상술한 환경에서의 테스트 결과, RTX3060 그래픽카드가 시스템책상 속에 수납된 상태라면 GPU 온도가 80도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일반 PC 케이스에 장착된 RTX3070Ti 모델로 같은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도 GPU 온도가 80도를 넘지는 않았다. 보통의 개인 PC와 달리 PC방의 시스템책상이란 환경에서 유독 GPU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으로도 갈음할 수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디아4’가 정말로 GPU를 정상 범주를 넘어서도록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PC방 업주를 비롯해 여러 사용자들이 GPU의 온도가 평소보다 높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은 그만한 근거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CPU나 GPU의 온도는 PC 케이스의 측면 패널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약간 떨어지는데, PC방의 경우 내부 하드웨어를 보호해야 하는 특성상 케이스를 열어두고 사용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하더라도 좁은 시스템책상 내부에 있으면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니 온도에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수차례 테스트를 하면서 3레벨가량 레벨업도 했다
수차례 테스트를 하면서 3레벨가량 레벨업도 했다

TOP10 내 다른 고사양 게임 실행 시 온도는?
다른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해도 ‘디아4’처럼 온도가 높게 측정될지 궁금해졌다.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점유율 TOP10 게임 중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배틀그라운드’와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며 ‘디아4’와 같은 방식으로 온도를 측정해 봤다. 결과적으로는 가장 높게 측정된 온도가 ‘디아4’ 상황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다행이기도 하고 불안한 요소이기도 한데, 그래픽카드의 쿨링팬이 열심히 빙글빙글 돌며 칩셋 발열을 제대로 배출하며 ‘열일’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고, 반대로는 ‘디아4’뿐 아니라 다른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그래픽카드의 온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참고로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당시는 CPU 온도도 56도까지 높아졌는데, 이 정도 온도는 충분한 허용범위다. 이참에 시스템책상 상판에 쿨링팬을 추가로 장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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