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인기 순위 5위 게임 ‘서든어택’은 지난 6월 말 전국 PC방에서 사용량 750만 시간과 점유율 약 5.6%를 기록했다. 고로 ‘서든어택’의 매장 점유율이 5.6% 이하라면 서든 손님에게 평균 이하라 평가받는 매장이라는 의미다. 거칠게 말하자면 인기 게임을 제대로 구동하지도 못하는 PC방 주인이 된 셈이다.

그러나 너무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서든어택’은 1/5세기 전에 출시된 게임으로, 최신 컴퓨팅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64비트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구식 게임에 맞춰 PC방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는 일이다. PC방이 ‘서든어택’만으로 장사하는 업종은 아니므로 ‘서든어택’이 2023년 PC 환경에 대응해야 할 문제다.

문제는 ‘서든어택’의 인기가 제법 높다는 사실이다. 인기라도 없으면 시원하게 무시하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 이런 실정을 기회로 삼아 어떤 ‘컴잘알’ PC방 업주들은 ‘서든어택’ 클라이언트 맞춤형 PC를 별도로 마련하고 집객 카드로 활용해 ‘컴알못’ 업주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서든어택’은 좋게 표현하면 PC방 업주가 컴퓨터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고, 매장의 게이밍 환경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나쁘게 표현하면 인기 좀 있는 구닥다리가 PC방 업주들의 애물단지가 된 꼴이다.

그런데 이 계륵 같은 난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이 지난달 말 ‘서든어택’ 64비트 전환을 적용하며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동안 온갖 말썽을 일으켰던 ‘서든어택’이 PC방 천덕꾸러기에서 근본 있는 인기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그동안 ‘서든어택’은 윈도우 10과의 궁합이 최악이라는 악명이 자자했다. 로비 화면 진입에만 3분이 소요되고, 윈도우 워크스테이션 온·오프 기능을 번거롭게 설정해야 했다. 또한, PC 사양이나 시스템 설정 등과 무관하게 프레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상도 PC방 업주에게는 골칫거리였다. 이런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려면 PC방이 ‘서든어택’ 손님을 위해 윈도우 7으로 회귀하거나 PC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윈도우 10에 별도로 ‘서든어택’ 최적화 세팅을 적용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PC방 업주는 ‘서든어택’ 손님 집객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고, 게이머도 PC방을 매력적인 게이밍 환경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서든어택’은 다채로운 PC방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PC방 점유율에서 다소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든어택’의 64비트 클라이언트 전환은 그동안 기술적 문제로 지적됐던 최적화 문제, 입장 렉, 프레임 널뛰기, 로딩 속도 저하 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 스텝이다. 우선 데이터 처리 방식 변경으로 게임실행 및 맵 로딩 속도가 더욱 빨라지며, 윈도우 10 환경 최적화로 게임 내 잔렉과 끊김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표면적으로는 RAM 가용률이 2배로 늘어나는 것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개발진이 향후 선보일 업데이트 운신의 폭을 넓히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넥슨은 공지를 통해 오랜 시간 준비한 64비트 전환을 통해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수많은 개선 작업들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64비트 클라이언트를 경험한 게이머들은 “베타 테스트에서 로딩 속도가 엄청나게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라이브 서버 적용을 환영한다”, “버닝, 텔포, 화덕, 물결 등 서든어택의 오래된 문제점도 곧 개선될 것이라 생각하니 기쁘다”, “윈도우 10에서 플레이해도 프레임이 들쭉날쭉한 현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넥슨 김태현 서든어택 디렉터는 “렉이나 비정상 종료 등의 시스템적 환경에 대한 폭넓은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 환경을 단기에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중간에 포기하거나 중단되는 일 없도록 꾸준한 R&D를 병행하고 과정을 수시로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한 PC방 업주는 “그동안 컴맹 업주에게 서든어택 손님은 그림의 떡이었다. 64비트 전환이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 아울러 이번 64비트 전환이 불법 프로그램과 비정상 플레이어에 철퇴를 내리는 계기도 되었으면 한다. 제재 정책 길로틴과 감시 체제 SA실드 등 보안 강화 업데이트도 탄력을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