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7월호(통권 38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시장조사기관 뉴주의 통계에 따르면 PC, 콘솔, 모바일 등 3종으로 분류되는 게임플랫폼 비중에서 PC 게임의 비중은 2013년 40%에서 2021년 20%로 8년 간 절반이 줄어들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 XBOX, 닌텐도 스위치 등 게임 콘솔은 약 30%를 기점으로 큰 변화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PC 게이머 수요 대부분을 모바일게임에 빼앗겼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PC방 점유율 상위 20개 게임 중 최신작은 2021년 8월 출시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2 레저렉션’으로, TOP20 게임 주간 사용량 약 330만 시간 중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출시된 ‘리그오브레전드’의 사용량은 마치 미국의 국방비처럼 하위 19개 게임 사용량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PC 온라인게임 신작 가뭄이다.

콘솔 비중은 1/3 굳건, PC만 빼앗겼다
2013년의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755억 달러(한화 약 98조 원), 게이머는 약 16억 명에 달했다. 당시 모바일게임 비중은 태블릿PC를 포함해 전체의 23%로, PC게임(40%)은 물론 콘솔게임(40%)보다 적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돌파한 2017년에는 모바일게임 비중이 42%, PC게임 비중이 27%로 자리가 바뀌었다. 콘솔 게임 비중도 31%로 감소했고, 두 플랫폼의 게이머가 대거 모바일게임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의 플랫폼 별 비중은 모바일 51%, 콘솔 29%, PC 20%로 1강 1중 1약 구도가 점점 굳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대로 PC 강세였던 플랫폼 비중은  10년이 채 못 돼 자리가 뒤집혔다.(자료: 뉴주)
대대로 PC 강세였던 플랫폼 비중은  10년이 채 못 돼 자리가 뒤집혔다.(자료: 뉴주)

돈 되는 모바일게임에 치중하는 개발사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게임을 즐기기가 쉬워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PC 게임보다 모바일게임이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일도 부지기수가 됐다. 대표적인 이유는 플랫폼의 특성상 금액을 막론하고 결제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경우 결제 버튼을 두 번 누르고 페이스ID로 인증하는 3초면 1,000원이든 10만 원이든 결제가 완료된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기기에 결제하기도 쉬워졌으니, 게임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매출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상황이 모바일 대세로 흘러가다 보니 대부분의 게임 제작사들은 플랫폼을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갔고, 자신들이 만든 게임의 완성도보다는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를 더 알리고 싶어 한다. 실제로 국내 한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는 최근 출시한 모바일게임의 출시 보도자료 이후 해당 게임이 앱 마켓 인기와 매출 1위를 기록했다는 보도자료를 연거푸 배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게임의 출시 초기 앱 마켓의 평가 지수가 5점 만점에 3점이 채 못 됐는데, 얼마 후 낮은 점수의 평가가 대거 삭제되며 4점대 중반으로 높아졌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그렇다고 평가의 방향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돈을 잘 버는 게임을 잘 만든 게임과 동일시 여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넷이즈가 개발한 블리자드 IP 기반의 ‘디아블로 이모탈’은 출시 2주간 글로벌 매출 300억 원을 넘게 벌어들였지만, 게임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과 유저 모두 혹평 일색이다. 이유는 바로 ‘리니지라이크’란 부끄러운 BM을 그대로 적용해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전형적인 ‘양산형 페이투윈 게임’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플랫폼의 한계는 명명백백하다
세 가지 플랫폼 가운데 객관적인 완성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은 모바일게임이다. 하드웨어 성능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성능이 콘솔보다 좋을 수 없고, 콘솔의 성능이 PC보다 좋을 수도 없다. 심지어 게이머가 조작하는 인터페이스도 같은 순서로 자유도가 높아진다. 결국 개발사들이 한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것이 PC 시스템이고, 모바일게임은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상대적으로 ‘그만하면 잘 만들었다’는 자화자찬 이상의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3N-2K를 비롯한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모두 모바일게임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잘 만든 게임’보다는 ‘돈 잘 버는 게임’을 원하기 때문이다. 5대 개발사들이 출시한 게임 대부분이 과금요소를 제외하면 빛 좋은 개살구인 이유다.

2007년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이후 게임업계 판도는 꾸준히 모바일 플랫폼의 성장으로 일관됐다.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좀 더 편하게 게임을 즐기길 원했고, 개발사들이 이용자들의 경쟁심을 부추기며 과금요소를 도입해 수익을 올리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용자들이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잘 만든 게임이 흥행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무조건적인 흥행을 보장할 수 있는 요소는 없다. 출시 전부터 대작이라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가 출시 이후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작품들은 부지기수다. 이용자 입장에서 개발사들에게 특정 플랫폼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이유 중 하나다.

PC방 태동의 일등공신인 ‘스타크래프트’가 2000년대, ‘리그오브레전드’가 2010년대를 이끌었다. 2020년대를 이끌어갈 PC 온라인게임은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월 게임트릭스 기준 TOP20 게임의 월간 PC방 이용 시간은 약 344만 시간으로, 5년 전 약 544만 시간보다 37% 가까이 줄었다. 사람들이 PC방을 찾게 만드는 것은 게임 개발사와 더불어 PC방 업계와 게임 이용자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를 이을 차세대 PC 온라인게임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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