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 사상 처음으로 ‘B2P’ 방식의 BM을 들고 온 <엘리온>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BM이 게임의 수명을 연장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B2P’란 ‘Buy to Play’의 약자로, 패키지게임과 같이 게이머가 최초 구매 비용을 지불한 뒤 추가 비용 지출 없이 무제한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식의 BM이다. PC방에서 구동되는 게임 중 대표적으로는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가 있으며, RPG 장르의 경우 <길드워>가 이러한 방식의 BM을 채택했다.

B2P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F2P에 비해 과금 유도가 적다는 것이다. F2P 게임은 수익을 게이머의 과금을 통해 창출하는 만큼 무과금 게이머를 과금 게이머로 전환하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기울이며, 어떤 게임들은 과금을 하지 않으면 진행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과금 게이머들이 반드시 게임에만 과금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게이머들은 인게임 과금 대신 직접 현물을 거래하는 ‘현질러’이며, 당연하게도 ‘현질러’는 게임사 재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시에 ‘현질러’를 노린 ‘작업장’이 대거 등장해 다른 게이머들의 플레이를 방해하거나 게임의 경제를 망가트리는 등 악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편, 과금유도에 환멸을 느껴 떠나버리는 게이머도 적지 않은데, 상당수의 장수 MMORPG가 정액제에서 F2P로 전환한 이후 수익은 늘었지만 유저 수가 급속히 줄어든 바 있다.

과금 유도가 없다고 자동으로 ‘현질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B2P는 그 자체만으로도 작업장의 등장을 상당부분 억제할 수 있다. 작업장은 기본적으로 다수의 계정을 매크로로 조종해 재화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데, 언제 정지당할지 모르는 매크로계정을 하나 만들 때마다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건 작업장 입장에서 모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온>은 신규 게이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인구가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디자인이 특징이며, 따라서 이런 BM은 게임이 롱런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엘리온>이 PC방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여기는 업주들도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발표한 프리미엄 혜택 중 ‘PC방 무료 플레이’는 PC방 업주들 입장에서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도한 혜택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밸런스 논란을 야기하기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이슈이며, 밸런스 논란은 필연적으로 게임 수명의 단축을 불러온다.

반면에 <엘리온>의 BM은 게임의 롱런을 통한 PC방 게이머의 인구 증가를 기대한 것인 만큼, 초반 유입은 물론 지속적으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PC방의 역할이 일정 부분 필요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오픈 일정을 공개하는 시점에서까지도 PC방 혜택에 대해 명확하게 결정된 내용을 내놓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어떤 PC방 혜택이 공개되느냐에 따라 공이 굴러가는 속도와 거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