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플래시 제조사들이 현재 보편화된 TLC SSD의 후속으로 QLC SSD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QLC SSD는 기존 TLC SSD보다 더 많은 용량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업계에서는 SSD의 대중화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PC방 기준에 합격점으로 보이는 QLC SSD를 PC방이 사용해도 괜찮은 것일까?

QLC는 ‘Quadruple Level Cell’의 줄임말로 하나의 셀에 4bit의 정보를 저장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셀은 플래시 메모리의 최소 저장 단위를 말한다.

하나의 셀에 1bit의 정보를 저장하는 SLC(Single Level Cell)부터 출발한 SSD는 2bit를 저장하는 MLC(Multi Level Cell)와 3bit의 TLC(Triple Level Cell)를 거쳐 QLC 시대로 넘어가는 중이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만큼 더 큰 용량에도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지만 뒤따르는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가장 큰 단점은 느린 속도다. 낸드 플래시는 작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수록 느려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SLC보다는 MLC가, 또 MLC보다는 TLC가 더욱 느린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한다. 따라서 QLC SSD는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TLC SSD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

물론 제조사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SLC 낸드 일부를 캐시로 제공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가속하는 방식으로 보완하고 있으므로, 데이터 쓰기보다 읽기 중심인 PC방에서는 별문제가 안 된다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용량 신규 게임의 설치나 패치가 잦은 요즘의 PC방 환경을 고려하면 QLC SSD의 PC방 적합성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속도 외에도 QLC SSD의 단점은 또 있다. 바로 내구성에 대한 문제로, 보편화된 TLC SSD 제품에 비해 기록 가능한 최대 데이터양(TBW)이 적고 보증기간도 짧다는 점이다.

이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특성인 데이터 기록 횟수의 한계에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SSD는 데이터의 기록과 삭제를 과도하게 반복해 수명을 다한 셀은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SSD는 여러 셀을 골고루 번갈아 가면서 기록하게 하는 ‘웨어 레벨링(Wear-Leveling)’ 기술과 일정 용량을 여분으로 남겼다가 수명이 다한 셀을 교체하는 ‘오버 프로비저닝(Over Provisioning)’ 기술 등으로 보완해 사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TBW가 낮은 QLC는 TLCD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QLC SSD를 PC방에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지로 보기 어렵다. 앞으로 더욱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더라도 속도와 관리 면에서 PC방 적합성 확보가 어려운 만큼 현재로써는 최소 TLC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좀 더 오래 안정적으로 PC방을 운영할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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