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최신 그래픽카드 라데온 RX500 시리즈가 출시된지 보름이 넘었지만 가격 안정화는커녕 오히려 가격대가 오르면서 일부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통상 신규 CPU나 그래픽카드 등의 발매 초기에는 공급 부족에 따른 수입단가 등 유통 구조에 의해 가격이 높게 책정되기 마련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가격이 낮아진다. 소비자들은 이를 일컬어 ‘용프(용산 버프)’가 사라진다거나 가격 거품이 빠진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RX500 시리즈의 일부 품귀현상은 이런 부분과 거리가 멀어 다소 의아한 상황이다. 환율은 RX500 시리즈가 출시된 4월 중순부터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가, 플루이드 모션 등에 힘입어 개인 소비자 시장에서는 게임용 엔비디아 지포스에 영상용 라데온 보급형을 혼용 설치하는 사례도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낮아지고 수요가 늘었는데 가격이 낮아지기는커녕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RX40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가상화폐(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AMD 라이젠 행사장에 비트코인 채굴용 6WAY 세팅을 선보이는 등 AMD코리아의 그래픽카드 분야에 대한 방향성이 투영되기도 했다.

다만, RX400 시리즈 당시에는 개인 소비자 시장에서 가성비 문제로 외면받은 RX470가 공급되어 RX480과 RX460의 가격과 공급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지지 않았던 반면, RX500시리즈는 RX570에 이어 RX580도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RX550을 제외한 RX570과 RX580의 가격이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채굴에 라데온이 좀 더 높은 효율을 발휘한다지만, 개인 소비자 시장에 가격과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AMD코리아가 공급 모델 및 수량 조절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PC방도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대량 구매자인 PC방이 구매를 희망하더라도 수량 확보는 물론 가격에서 이미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PC방 점유율은 0.05%에 불과하고 이 비율 마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터라 재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지만, 다른 요인도 아닌 비트코인과 AMD코리아의 정책 실패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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