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월호(통권 3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은 점유율 합이 90%에 육박하는 상위 TOP10 게임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10위권 내 순위가 들썩이면 PC방에도 활기가 돌고, 특히 신작 게임이 진입하면 새로운 이용객들을 함께 불러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수많은 신작 게임이 출사표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PC방 TOP10 문턱을 넘은 게임은 ‘디아블로4’가 유일했다.

이처럼 PC방 TOP10 게임들이 철옹성처럼 견고한 까닭에 순위 변동이 잦지 않은데, 유독 경쟁이 심한 장르를 꼽자면 단연 FPS일 것이다. ‘서든어택’의 굳건했던 왕좌가 무너진 지금, PC방 FPS 게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이 장르에 강력한 다크호스가 등장할 조짐이 보인다.

1020세대의 대세 게임 ‘발로란트’
지난 2022년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발로란트’는 이제 명실상부 PC방 FPS 일인자로 자리 잡았다. ‘서든어택’이 추격을 늦추지 않고 있지만, 점유율 차이는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발로란트’는 10대와 20대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세 게임으로 불리고 있다. 적어도 그들 사이에서는 PC방의 최강자 ‘리그오브레전드’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중고생 이용객이 급증하는 주말에 ‘발로란트’의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증명된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학생 이용객이 늘어나기 때문에 ‘발로란트’의 왕좌는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랭킹 초기화와 더불어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발로란트’의 시즌 개념인 에피소드는 3개의 액트로 구성됐다. 하나의 액트가 2개월 간격으로 진행되므로 1년 동안 2개의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즉 랭킹 초기화를 동반한 신규 에피소드 시작 시점이 1월과 7월로, PC방 성수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는 젊은 세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과 동시에 PC방 FPS 1인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2022년 시작된 ‘발로란트’의 강세는 지난해 정점을 찍으며 비로소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과거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혜성처럼 등장하는 신작 게임이 없는 한. 이 같은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복 없는 장수게임의 저력 ‘서든어택’
‘발로란트’에게 밀려 2인자로 내려왔지만 ‘서든어택’의 활약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평일 사용량이 급감하는 ‘발로란트’와 달리 ‘서든어택’의 점유율은 기복 없이 주중과 주말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특징이 있다.

다만 성수기에는 ‘발로란트’와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앞서 언급했듯 ‘발로란트’가 젊은 층 게이머에게 특히 인기가 높아 학생 이용객 비중이 커지는 성수기에는 역전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까닭에 ‘서든어택’이 추격에 나설 적기는 성수기보다 비수기로 봐야 한다. ‘서든어택’의 시즌제는 3개월 단위로 연간 4개 시즌으로 운영되는데, 4월과 10월 시즌 초기화 시점에 순위 역전 가능성이 크다.

또한, PC방 이벤트에 진심인 넥슨의 게임인 만큼 특별한 날을 기념해 펼쳐지는 PC방 전용 이벤트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시즌 초기화 시점에 맞춰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PC방 이벤트를 함께 진행한다면 잃어버린 선두 자리를 되찾는 일도 불가능하진 않다.

찬란했던 과거, 그러나… ‘배그 & 옵치’
과거 PC방 점유율 1위에 오르며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이슈를 불러왔던 대박 게임이지만, 세월이 무색하게도 좀처럼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2’ 이야기다.

‘오버워치2’는 2022년 10월 새로운 넘버링을 달고 재도약을 꾀했지만, 지난해 이 게임이 기록한 성적을 보면 PC방에 돌풍을 일으켰던 전작에 비해 매우 초라하다. 출시 초기 PC방 2위까지 올라서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서서히 인기가 빠지면서 어느덧 TOP5 밖으로 밀려났다.

신규 시즌이 시작되면 사용량이 부쩍 늘어날 만도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오버워치2’의 사용량은 요지부동 굳어가는 형세다. 비수기와 성수기 사용량 차이가 줄면서 이번 겨울 성수기에도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신규 맵 ‘론도’ 업데이트 이후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넓어진 전장에서 많은 변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힘입어 TOP10 말석까지 밀려났던 순위가 어느덧 ‘오버워치2’를 따라잡은 상태다.

이스포츠 리그를 폐지한 ‘오버워치2’와 달리 ‘배틀그라운드’는 국제 대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나와 이스포츠가 글로벌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자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사용량도 함께 늘어났다.

다만 불법 프로그램 단속은 영원한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신규 맵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은 여전히 불법 프로그램 단속이 미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팀 배틀그라운드’ 유저의 PC방 유입을 꾀하기 위해서는 불법 프로그램 단속에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화제를 몰고 온 다크호스 ‘파이널스’ 그리고…
PC방 FPS 장르는 앞서 언급한 4종의 게임이 TOP10 안에 굳건히 머물러 있을 뿐, 지난 수년 동안 새로운 게임이 반향을 불러일으킨 일은 없다. 하지만 올해는 다크호스가 등장해 5강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을 기대해볼 만하다.

PC방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되는 게임은 바로 지난달 스팀 플랫폼에서 글로벌 동시 출시한 ‘더 파이널스’다. 출시 당시 인기 게임 1위로 올라선 것은 물론, 20만을 훌쩍 넘는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더 파이널스’는 넥슨의 해외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3인 스쿼드로 진행하는 팀 대항 슈팅 게임이다. ‘배틀필드’ 주요 개발진들이 만든 게임인 만큼 캐릭터별 특수 능력을 통해 전장에 있는 대부분의 지형지물을 파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총격전보다는 상금 점수를 쌓아 승리하는 독특한 게임 진행방식 덕에 다양한 변수가 창출되면서 기존 슈팅 게임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파이널스’는 정식 출시 한 달이 지난 최근까지도 스팀 통계 기준 동시접속자 수 TOP10을 유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게임 역시 불법 프로그램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용자들에게 적지 않은 지적을 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 파이널스’ 외에도 기대할만한 신작 게임이 하나 더 있다. 지난달 알파테스트를 통해 대중에 공개된 서바이벌 슈팅 신작 ‘낙원’이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는데, 좀비 창궐로 만신창이가 된 세계에서 살아남는 내용을 담은 독특한 설정이 눈길을 끈다.

‘낙원’은 좀비라는 소재에 배틀로얄 장르를 살짝 가미하면서 흥행을 위한 기본 요소는 갖췄다. 특히 기존 좀비류 게임과 달리 전투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생존에 집중한 것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막 알파테스트를 마쳤기 때문에 정식 출시 시기를 가늠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최근 신작 게임을 얼리 액세스로 출시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올해 안에 만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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