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스타2012에서는 국적을 불문한 신작 게임들이 저마다 매력을 뽐내고 있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외산 게임의 강세가 눈에 띈다.

그동안 한국 게임시장은 ‘외산 게임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은 정도로 국산 게임이 강세를 보인 시장이었다. 국내 게임 유저들은 완성도와 콘텐츠가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지 못한 게임은 철저하게 외면했고, 특히 외국 게임사들은 국내 정서에 부합하기 위한 현지화 작업까지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유저들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지스타2012에서는 외산 게임들 부스에 국산 게임들 못지 않은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외산 게임의 무덤’이라는 별명은 옛말이 되었다. 오히려 국산 게임들이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월드오브탱크>를 들고 나온 워게이밍 부스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스타에 참전한 <월드오브탱크>는 △손쉽고 간편한 조작 △통쾌한 타격감 △각양각색의 유닛을 통한 풍부한 전략 △속도감 넘치는 전투 등을 내세워 알굴알리기에 나섰다. <월드오브탱크>는 게임의 장점을 어필하면서 국내 유저들에게 다소 생경하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날을 거듭할수록 부스 방문객의 증가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또한, 워게이밍은 4일 연속 걸그룹 공연을 준비해 국내 유저들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였고, 개발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특유의 게임문화를 상징하는 PC방과의 공조를 공표하며, 게임의 현지화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현지화를 선언하기도 해 했다.

다음으로 넥슨이 서비스하는 <피파온라인3>와 <워페이스>도 지스타2012에서 눈에 띄는 외산 게임이다. 두 게임은 스포츠와 FPS라는 장르의 차이는 있지만, EA와 크라이텍이라는 걸출한 개발사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피파온라인3>는 PC방 순위 내에서 스포츠 장르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전작에서 보다 발전한 게임성을 내세우고 있고, <워페이스>는 콘솔 FPS로 성공을 거둔 크라이텍의 온라인 FPS게임이라는 사실 외에도 팀플레이를 강조한 PvE 콘텐츠를 어필하고 있다. 실제로 <피파온라인3>의 5대 5 대전모드는 유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워페이스의 PvE 협력플레이 역시 호평을 받았다. 친구나 동료 등 일행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문화공간이 PC방에 좀 더 특화된 셈이다.

해외 개발사들은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역량이 검증됐지만 국내 서비스가 항상 약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하지만 <피파온라인3>와 <워페이스>는 넥슨이라는 대형 퍼블리셔를 만나 약점 극복을 노리고 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넥슨 부스에서는 <피파온라인3>와 <워페이스>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져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보기 드문 해외 게임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지스타2012에서도 유저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출품한 게임은 <스타크래프트2: 군단의 심장>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판다리아의 안개>로 두 게임 모두 확장팩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지스타2012에서 모습을 드러낸 <스타크래프트2: 군단의 심장>은 유저의 실력에 따라 활용도에서 큰 차이가 나는 신규 유닛을 다수 추가해 ‘하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강화했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판다리아의 안개>는 5.1 업데이트의 신규 콘텐츠인 ‘싸움꾼 조합’, ‘판다리아 정벌’ 등을 선보였다.

위에서 언급한 외산 게임들은 모두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에 PC방 게임순위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