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9월호(통권 39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시가 오는 11월 24일부터 식품접객업, 대규모 점포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본격적으로 규제한다고 밝혔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시행되는 이 정책은 10월 초를 기점으로 계산하면 6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즈음부터 PC방에서 한 번 쓰고 버리던 종이컵, 수저 및 용기, 이쑤시개나 면봉 등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1년의 계도기간, 준비되셨습니까?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적용범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PC방의 경우 카운터 및 주방만 휴게음식점 허가를 받고 기타 내부 공간(PC 이용좌석)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PC방 전체 공간이 규제 적용범위에 해당한다. 식품접객업(휴게음식점 등) 신고를 한 매장은 일회용품 사용 억제 규제 대상에 포함되니, 일회용품 규제를 피할 여지는 없다는 뜻이다.

매장 면적이 33㎡ 이하라면 이 규제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불법 도박장이 아니라면 10평짜리 PC방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전국의 모든 PC방은 오는 11월 24일부터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안 된다. 예정대로라면 PC방 업주는 11월 24일부터 다회용 컵에 콜라를 담아야 하고, 빨대는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사실 지난 2022년 11월 24일부터 이미 규제는 시작됐다. 다만 지난 1년은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계도기간이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선 규제 연기나 취소 등을 거론하기도 어렵다. 오는 11월 24일 이후 PC방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적발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PC방에서 사용이 제한되는 일회용품은 △일회용 컵(합성수지, 금속박 등) △접시·용기(종이,합성수지, 금속박 등) △일회용 종이컵 △일회용 숟가락, 젓가락, 포크, 나이프, 이쑤시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일회용 광고선전물 등이며, 일회용 봉투 및 쇼핑백은 무상제공이 금지된다. 음료의 경우 빨대 대신 합성수지 뚜껑을 덮어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나, 이 역시 대체품으로 다회용 뚜껑을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재질을 막론하고 컵홀더 역시 일회용품 규제 대상이 아니다.

가장 비중이 높은 음료의 경우 다회용 컵에 일회용 뚜껑을 덮어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가장 비중이 높은 음료의 경우 다회용 컵에 일회용 뚜껑을 덮어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관건은 대체품 아니라 관리… 세척업체도 고려해야
규제 대상 품목 중 비닐봉투나 비닐식탁보는 PC방에서 사용하는 비중이 적고, 광고선전물 역시 PC방과는 거리가 있다. PC방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음료를 담는 종이나 플라스틱 컵과 빨대, 종이그릇, 일회용 수저 정도다. 이에 대한 대체용품과 관리대책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당장 규제 적용일부터 고객에게 식음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C방 업주로서 고려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먼저 종이나 플라스틱 컵, 일회용 그릇과 수저 등 3가지는 다회용 플라스틱 용기와 금속 수저 등으로 대체하면 된다. 문제는 두 번째, 다회용품의 관리다. 필연적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보다 설거지 업무가 폭증하게 되는데, 기존에 일회용품을 사용하던 때와 같은 규모의 싱크대에서는 이것을 소화하기 곤란할 수 있다. 싱크대를 넓힌다 하더라도 기존의 인력으로 늘어나는 설거지거리를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이 경우 식기세척기 도입과 다회용기 세척업체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식기세척기의 경우 일반적인 밀폐형 식기세척기, 초음파를 이용하는 오픈형 식기세척기 등이 있는데, 초음파 식기세척기의 경우 사용 후기에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어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식당에서 많이 사용하는 도어 타입의 업소용 식기세척기는 가격대가 100만 원대에서 비싸게는 수백만 원대 제품까지 있어 이 또한 선택이 쉽지 않다.

지난해 일회용품 규제에 맞춰 다회용기 렌탈 및 세척업체들이 크게 늘었다. 이 업체들을 이용하면 PC방에서 사용하는 컵을 수량에 맞춰 대여하고, 사용 후 수거해 세척하는 과정까지 업체에 일임할 수 있다. 하지만 간편한 만큼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지역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다르고 비용도 제각각이어서 상당한 발품을 팔아야 만족스러운 업체와 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회용품 사용 제한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컵이 1년에 수십억 개인데,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가 된다. 플라스틱 컵은 물론 종이컵에도 코팅이 돼 있어 재활용이 쉽지 않고, 땅에 묻히면 그대로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PC방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부담을 나눈다고 생각하고 규제에 동참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회용 컵, 식기 등을 대여, 수거, 세척 순서로 제공하는 업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다회용 컵, 식기 등을 대여, 수거, 세척 순서로 제공하는 업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