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월호(통권 38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게임 중 RPG, 특히 MMORPG는 장타 손님을 유치하는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장르 특성상 게임 플레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인데,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특성 탓에 서비스 기간이 오래될수록 이용자 수는 점차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지난해 MMORPG는 여느 때보다 PC방에서의 활약이 미미했다. 과거 PC방에서 흥행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테라’가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엘리온’과 ‘천애명월도’까지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면서 위기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MMORPG 장르의 위기, 과연 해법은 없는 것일까?

인기 MMORPG의 서비스 종료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했던 MMORPG ‘테라’가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엘리온’과 ‘천애명월도’까지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면서 지난해는 MMORPG 장르의 쇠퇴를 실감하는 해가 됐다.

논타겟팅이라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테라’의 서비스 종료는 업계는 물론 MMORPG 이용자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2011년 출시 당시 ‘아이온’과 더불어 PC방 점유율 1위를 다투던 게임의 말로치곤 너무나 초라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테라’의 서비스 종료 이후 12월에는 MMORPG 2종의 서비스 종료 소식이 잇달아 발표됐다. 정통 무협을 내세웠던 ‘천애명월도’는 30대 이상 연령층의 PC방 신규 고객 유치에 큰 힘을 발휘했던 게임이었지만 만족스러운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는 1월 19일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기대를 모았던 ‘엘리온’ 역시 많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오는 3월 2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최근 PC방 점유율 현황을 살펴보면 MMORPG가 겪고 있는 위기를 단편적으로 엿볼 수 있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달 PC방 점유율 TOP10에 이름을 올린 MMORPG는 ‘로스트아크’와 ‘메이플스토리’가 전부다. 중위권으로 범위를 넓힌다 해도 신규 확장팩을 출시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선전했지만 TOP10 복귀는 무산됐고, ‘아이온’과 ‘리니지’, ‘리니지2’는 현상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서비스 종료를 앞둔 ‘테라’의 마지막 퀘스트 모습
서비스 종료를 앞둔 ‘테라’의 마지막 퀘스트 모습

유저들과의 소통에서 해법 찾아야
MMORPG는 장르 특성상 게임 이용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Free to Play(F2P) 시스템의 경우 캐릭터 육성에 적지 않은 현금 지출이 따른다. 이른바 매몰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매몰비용 덕분에 게임을 쉽게 그만두는 이용자는 드물다. 문제는 피로감이다. 반복되는 게임 플레이에 피로감이 가중될수록 이용자 이탈이 늘어나며, 피로감이 매몰비용을 무시할 수준에 다다르면 이용자 이탈은 가속화되고 결국 게임 서비스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를 오래 유지한 MMORPG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MMORPG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최근 PC방 RPG 장르 1위로 복귀한 ‘메이플스토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메이플스토리’는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게임에 대한 소통은 물론 강원기 디렉터가 먹방까지 진행하면서 이용자들과의 교감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이는 ‘메이플스토리’가 1년 내내 PC방 점유율 TOP10 성적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PC방 RPG 장르 1위 귀환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게임은 지난 2021년 초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불거진 유저들의 반발로 트럭시위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대규모의 이용자 이탈 탓에 재기가 가능하겠냐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보란 듯이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MMORPG가 장기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충성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핵심일 것이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이용자들이 떠나간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등한시하다간 올해도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사라지는 MMORPG가 분명히 나올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디렉터가 라이브 방송에서 먹방을 진행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디렉터가 라이브 방송에서 먹방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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