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8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22년이 어느덧 저물고 있다. 지난 2년 넘게 PC방을 괴롭혀온 영업제한 조치가 4월을 기점으로 해제되면서 PC방에도 다시 활기가 찾아오고, 그 중심에는 TOP10 게임의 활약이 있었다.

PC방 TOP10 게임의 점유율 합은 85%를 넘는다. 사실상 PC 가동률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셈으로, 이 게임들의 활약 여하에 따라 PC방 매출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PC방 TOP10 게임들이 올해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자세히 살펴봤다.

올해도 ‘리그오브레전드’의 독야청청
PC방 점유율 1위 자리는 올해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차지했다. 주간 점유율 랭킹 기준 연속 1위 최장기간 기록을 새로 작성한 ‘LoL’은 이제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PC방에서 ‘LoL’의 활약은 든든함 그 자체였다. 영업제한이 지속됐던 상반기와 규제가 해제된 이후 지금까지 줄곧 40% 전후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PC방을 버틸 수 있게 해줬다. 하지만 지난해 50%에 근접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올해 ‘LoL’의 점유율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다. 때때로 특정 게임이 PC방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면 점유율이 40%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게임들이 ‘LoL’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7월 종전에 자신이 세웠던 204주 연속 1위를 경신한 ‘LoL’은 12월 현재 227주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게이머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차세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LoL’의 신기록 작성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강력한 2인자로 자리매김한 ‘피파온라인4’
올해 ‘피파온라인4’는 작년보다 한층 강력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월 ‘서든어택’에 밀려 잠시 3위를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1년 내내 월간 점유율 랭킹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피파온라인4’의 강점은 PC방 이벤트로, 접속 이벤트를 통해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유저들의 PC방 유입을 견인했다. 지난 4월 영업제한 해제 이후 대대적인 PC방 이벤트를 통해 타 게임 대비 사용량 회복이 가장 빨랐으며, 특히 연휴와 명절 등 특정일에 맞춰 진행한 ‘SPECIAL DAY’ 이벤트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며 출시 이후 처음으로 점유율 20%까지 도달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달 시작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도 ‘피파온라인4’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일조했다. 월드컵 개막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은 물론, PC방 오프라인 쿠폰 발행과 다양한 이벤트 등 월드컵 특수를 전방위적으로 활용한 덕에 PC방 사용량과 점유율이 고공행진을 펼쳤다.

‘서든어택’ 지고 ‘오버워치2’ 뜨고… FPS에 지각변동
올해 PC방 점유율 상위권 랭킹 중 가장 큰 변화는 FPS 장르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장르 1위를 유지했던 ‘서든어택’이 크게 밀려났으며, 새로운 넘버링을 달고 출시한 ‘오버워치2’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먼저 올해 9월까지는 ‘오버워치’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지만, 10월 ‘오버워치2’로 새롭게 출시한 이후 명실상부 PC방 FPS 1위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전작과 달라진 게임 시스템은 물론, 무료화 정책으로 접근성을 높여 유저풀을 넓힌 효과가 주효했다. 다만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큰 메리트를 주지 못하고 있어 잠시나마 ‘LoL’을 꺾고 PC방 전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전작에 비해 출시 효과는 다소 떨어지는 아쉬움은 있었다.

이어 ‘발로란트’가 새롭게 PC방 FPS 2위에 등극했다. 지난 여름 PC방 오프라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전개하면서 입지를 다진 ‘발로란트’는 지속적인 PC방 이벤트를 통해 TOP5 진입을 이뤄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끝에 ‘배틀그라운드’와 ‘서든어택’을 제치고 10월 초 마침내 FPS 1위로 올라섰으나, ‘오버워치2’의 등장에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최근까지 ‘발로란트’는 ‘서든어택’과 FPS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PC방 스테디셀러 ‘서든어택’은 올 한해 꾸준한 모습을 보인 게임 중 하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현 상황을 유지만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서든어택’은 늘 꾸준한 모습으로 올해 여름까지 FPS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발로란트’가 급부상하면서 점점 점유율 경쟁에서 밀려나게 됐다. 여기에 ‘오버워치2’라는 큰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그동안 지켜온 FPS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여전히 준수한 사용량을 기록 중인 ‘서든어택’이지만,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향후 점유율 경쟁에서 점점 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초 무료화 전환 이후 PC방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무료화 전환으로 유저들이 PC방에서 이 게임을 플레이할 메리트가 크게 떨어졌으며, PC방 프리미엄 혜택 역시 기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사용량과 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됐다. 다만 이스포츠 대회가 많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어 PC방 프리미엄 혜택만 개편한다면 향후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

더욱 두드러진 RPG 장르의 하락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RPG 장르의 약세는 지속됐으며, 존재감이 더욱 작아진 모습을 보였다. 20년 만에 새롭게 출시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TOP10 밖으로 밀려났으며, PC방 RPG를 책임지던 ‘로스트아크’ 역시 TOP5에서 퇴출됐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경우 지난해 고전 명작의 귀환으로 화제를 모으며 단숨에 PC방 전체 점유율 2위까지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콘텐츠가 제한된 게임 특성 탓에 인기는 빠르게 식어갔고, 급기야 올해 초 TOP10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지난 4월과 10월 래더 시즌을 전개하면서 TOP10에 재진입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로스트아크’도 엔드 콘텐츠의 홍수 속에 점유율 순위를 역주행했던 지난해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로스트아크’는 올해 초 신규 클래스 ‘도화가’ 출시로 일일 점유율 순위 2위까지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고, 여름 시즌 대규모 이벤트와 함께 신규 클래스 ‘기상술사’, 신규 군단장 레이드 추가 등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굵직한 콘텐츠 업데이트는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축소됐으며, 여름 이후 PC방 이벤트 역시 유저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10월 들어 TOP5에서 밀려난 ‘로스트아크’는 현재 고전게임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는 중이다.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역시 TOP10 말석을 차지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진 못했다. 콘텐츠 업데이트와 PC방 이벤트를 꾸준하게 전개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 버텨온 게임 특성상 대규모 신규 유저 유입 등 큰 폭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다만 방학 시즌에 저력을 드러내는 게임인 만큼 다가오는 겨울 성수기에는 점유율 상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

민속놀이 칭호가 마땅한 ‘스타크래프트’의 꾸준함
정식 출시된 지 24년이 넘은 ‘스타크래프트’는 올해도 여전히 PC방에서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하반기에 접어들어 ‘스타크래프트’의 사용량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온라인 매칭과 더불어 유저들이 직접 제작한 다양한 유즈맵들이 ‘스타크래프트’의 꾸준한 인기 비결 중 하나로 꼽히고, 무엇보다 유튜브와 트위치 등에서 스트리머들이 활약하면서 ‘스타크래프트’의 꾸준함에 힘을 보탰다.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유즈맵 ‘메이플 운빨 디펜스(메운디)’가 그 주인공으로, 다수의 스트리머들이 이 맵을 플레이하면서 ‘스타크래프트’의 PC방 사용량도 덩달아 늘어났다.

세월이 흐르면서 콘텐츠 고갈과 유저 이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대부분의 게임이 겪고 있는 오랜 숙제 중 하나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이 같은 고민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듯하다. 민속놀이 반열에 오른 ‘스타크래프트’가 내년에도 PC방에서 꾸준함을 보여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유명 스트리머 ‘흑운장’이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메운디’를 플레이하고 있다
유명 스트리머 ‘흑운장’이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메운디’를 플레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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