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9월호(통권 38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여름 PC방 업계는 실로 오랜만에 영업제한이 없는 ‘온전한’ 성수기를 맞았다. 성수기답게 PC 가동률이 비수기 대비 확실히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코로나 이전 성수기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 원인 중 하나로 PC방을 달궈줄 신작 게임의 부재가 지목된다.

과거 명성을 떨쳤던 ‘명작’ 게임의 리메이크 작품을 제외하면, 최근 수년간 PC방 점유율을 뒤흔든 게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PC 신작 게임 가뭄이 심각할 만큼 오래 지속되고 있다. 멀티플랫폼 게임이 신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PC방은 향후 이들 게임의 점유율 제고를 위해 어떤 전략을 구상해야 할지 알아봤다.

PC게임 가뭄, 얼마나 심각한가
신작 게임 가뭄이라는 표현은 정확히 ‘PC 전용’ 게임에만 해당된다. 최근까지 출시된 신작 게임 중 PC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은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모바일이나 콘솔 플랫폼을 베이스로 둔 멀티플랫폼 게임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PC방 점유율을 뒤흔들만한 게임이 얼마나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가장 단순한 방법은 점유율 1위 게임을 살펴보는 것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PC방 점유율 순위 1위는 여전히 40%를 넘는 점유율을 자랑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였으며, 연속 1위 기간은 213주였다. 종전 최장 1위 기록 역시 ‘LoL’의 204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LoL’이 8년 가까이 1위를 독식한 것이다.

잠시나마 ‘LoL’의 독주를 막으며 PC방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게임은 있었다. 특수능력을 활용하는 FPS 게임 ‘오버워치’가 등장하며 견고했던 ‘LoL’의 점유율을 무너뜨린 바 있으며, 배틀로얄 장르 붐을 일으킨 ‘배틀그라운드’가 나타나면서 PC방 1위 자리를 둘러싼 3파전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LoL’이 1위를 탈환한 후 4년간 이러한 모습은 재현되지 않았고, ‘피파온라인4’와 ‘로스트아크’가 출시 효과를 나타내며 선전했지만 ‘LoL’의 PC방 점유율에는 큰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물론 ‘LoL’이 대중적인 인기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흥행을 하고 있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게임산업이 모바일게임에 치우쳐 이렇다 할 PC게임이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PC 온라인게임이 주류인 PC방 입장에서 이 점은 치명적이었고, 지속적인 PC 가동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멀티플랫폼 게임을 품기 위한 PC방의 고민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PC게임 외면은 지속돼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신작 게임들이 모바일과 PC 모두를 서비스하는 멀티플랫폼 게임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여름 출시한 ‘오딘: 발할라라이징’이 있으며, ‘언디셈버’와 ‘디아블로 이모탈’ 등 멀티플랫폼 신작 게임들이 PC방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

중요한 것은 이들 멀티플랫폼 게임들이 PC방 점유율 TOP10에 진입하며 기존 PC게임들과 경쟁할 수 있느냐인데, 현재까지 멀티플랫폼 게임들이 PC방 점유율 TOP10에 진입한 전례는 없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앞으로도 멀티플랫폼 게임들이 PC방에서 선두그룹을 달리는 모습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게임 중 PC방에서 보다 나은 가능성을 보인 게임이 있었는데, 멀티플랫폼 게임 최초로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적용한 ‘디아블로 이모탈’이 좋은 예다. 지난 6월 출시한 ‘디아블로 이모탈’은 출시와 함께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적용해 모바일 유저들을 PC방으로 불러들이기도 했으며, 이 결과 역대 멀티플랫폼 게임 중 출시 당일 PC방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기록됐다. PC방에 과금을 한다는 비판은 있지만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한 것도 사실이다.

멀티플랫폼 게임 중 특히 모바일 환경을 베이스로 둔 게임들은 PC방 상용화에 크게 목메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결제가 편리한 모바일 환경 덕분에 게임사들은 굳이 PC방을 통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매출을 창출할 수 있고, 결국 PC방 혜택으로 나올법한 서비스가 유료 아이템 형식으로 출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점점 하락하는 PC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멀티플랫폼 게임은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PC방 혜택 도입 등 게임사와 PC방 업계 간 진지한 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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