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9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시간을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폐지되고, 이를 대체해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시간을 설정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된 지 1년이 넘었다. 셧다운제는 심야시간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PC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낮 시간대에도 설정이 가능한 게임시간 선택제는 PC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다.

게임시간 선택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현재, 당초 우려와 달리 PC방에서 가동되는 주요 게임의 동향을 살펴보면 청소년 집객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우였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던 것인지 게임시간 선택제의 최근 상황을 진단해봤다.

게임사 참여 늘었으나 영향은 미미
게임시간 선택제는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시간을 보호자가 자율적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동시에 시행되던 셧다운제가 폐지되면서 지난해부터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됐고, 게임사별 게임이용시간 제한을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가 올해 2월부터 시행된 바 있다.

당시 게임시간 선택제 일괄 서비스에 동참한 게임사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2개사 뿐이었다. PC방에서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의 게임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었으나, 넥슨이ㅋ 서비스하는 게임은 ‘FC 온라인’, ‘메이플스토리’ 등 청소년들이 PC방에서 이용하는 게임이 많아 자칫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게임시간 선택제 일괄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고 1년이 되어가고 있는 현재, 이 제도에 참여한 게임사는 기존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이어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등 4곳으로 늘었다.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PC 온라인 게임 40여 종에 대해 일괄 신청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PC방 게임 사용량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은 맞다.

다만 PC방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라이엇게임즈를 비롯해 블리자드 등 외국계 게임사들은 현재까지 게임시간 선택제 일괄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았다. 게임 홈페이지 내에 별도의 게임시간 선택 페이지에서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 접수가 필요해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게임시간 선택제 일괄 서비스에 게임사들의 참여와는 별개로 PC방 게임 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그오브레전드’가 40%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FC 온라인’ 등 PC방을 움직이는 TOP10 라인업은 지난해와 동일한 상황이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출시 이래 최고 사용량을 올해 경신하기도 했다.

유인촌 장관의 귀환, 향후 전개는?
청소년들의 게임이용 시간을 강제적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게임시간 선택제 역시 과거 셧다운제와 동일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셧다운제 폐지가 확정되자 전국 중고교 학생들로 구성된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서는 “셧다운제 폐지는 끝이 아닌 시작이며, 선택적 셧다운제(게임시간 선택제)의 폐지와 게임문화의 모든 탄압적 정책이 폐지되는 날까지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게임시간 선택제도 함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게임시간 선택제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받는 가운데, 과거 셧다운제 도입의 중심에 있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장관의 복귀는 주목할 부분이다. 셧다운제는 유 장관이 MB 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을 역임할 당시 여성가족부가 발의해 시행된 바 있다.

최근 장관 임명을 위해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유 장관은 “선택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자율적 규제나 자율적 심의가 훨씬 더 옳다고 본다”며 과거와 달라진 인식을 밝히기도 했다. 과거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던 유 장관이 청문회에서 밝힌 기조를 그대로 실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
유인촌 문화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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