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업계는 수요에 비해 PC방 업소 수가 지나치게 많아 PC방간 과열경쟁으로 인해 현재와 같은 PC방의 수익구조 악화가 초래됐다고 보는 경향이 많다. 이에 PC방 업소 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PC방 수익구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업주도 많다. 만약 PC방 업소 수가 PC방 업종이 활성화되기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가정하고 업계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업소 수 줄어도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은 해소 안돼

우선 전국의 PC방이 똑같은 비율로 줄어든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상황을 보면 지역 PC방의 폐업률이 높은 것에 반해 수도권 도심의 폐업률은 낮아 이대로 유지되는 경우, 지역 PC방 개체수가 줄어 수도권 편중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황금상권으로 일컬어지는 PC방 최적의 입지조건을 가진 상권 내에 위치해 있는 PC방은 전체 PC방 수가 줄어도 그대로 유지될 확률이 높다. PC방 수 보다 과열 경쟁의 직접적인 원인인 지역편중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PC방의 수익구조 개선과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황금상권 내 PC방 수가 줄어든다고 가정해도 문제는 있다. 넘치는 수요를 남아있는 PC방이 커버하려면 매장을 확장하거나 PC를 추가해야 하는 등 큰 지출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지출이 생긴만큼 원금을 회수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즉 단 기간내 큰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PC방 수 줄어들어도 이용요금 현실화될 가능성 낮아

오랜기간 700~800원 선으로 유지되어 온 PC방 이용요금이 PC방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단기간에 상승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No다. 물론 지나치게 낮게 형성된 이용요금이 일부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은 현상유지 될 확률이 높다.

이용요금의 경우 타 PC방과의 과열경쟁으로 현실화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PC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각인된 요금체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리하게 이용요금을 현실화 시키려는 경우, PC방을 이용하는 고객의 반발로 인해 PC방을 이용하려는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PC방이 PC방 업계에서 바라는 1,500원 수준의 이용요금 현실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객의 인식개선 등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즉 수익성 개선을 위한 PC방 이용요금 현실화가 동반되지 않는 한 매출증가는 기대할 수 없다.

각종 PC방 규제정책에 큰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워

PC방 전면금연, 청소년 심야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청소년 출입통제 등 PC방 업계를 옭아매고 있는 각종 PC방 규제는 단지 PC방만을 대상으로 삼은 규제는 아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규제이기도 하다. 게임을 청소년에 유해한 것으로 보고 청소년이 게임을 접할 수 있는 주요 통로인 PC방을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이 사라지지 않는 한 PC방 규제는 그대로 유지되며 오히려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즉 PC방 규제는 PC방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철폐되거나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며 이러한 규제로 인해 큰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PC방 매출 증가는 게임과 PC방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이 선행 되어야만이 가능하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PC방 수가 줄어들어도 큰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업주들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PC방 수가 줄어들면 매출이 나아질 것이라는 말은 현재 타 PC방과의 경쟁으로 힘들고 지친 심정을 토로하는 것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그저 푸념일 뿐이다. 오히려 PC방 수가 줄어드는 상황은 PC방 업계 전체에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우선 PC방 숫자가 줄어들면 PC방 업계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다. 현재도 게임사나 정부에 비해 약자의 입장인 PC방 업계의 규모가 더 줄어들 경우, 자본이나 권력에 더 쉽게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외식업계의 사례처럼 업계가 크고 규모가 있어야만 세간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이다. 계속되는 경쟁에 심신이 지치고 힘들더라도 PC방 수가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은 업계 종사자로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배에 탈 곳이 좁다고 다른 선원들이 바다에 빠져버리길 바라는 것은 한 배를 탄 선원의 도리가 아니며, 가벼워진 배는 거친 풍랑을 만나 쉽게 침몰할 수 있다는 것도 내다볼 줄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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