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스팀 배그 PC방 과금에서 넥슨은 빌링 시스템만 빌려주는 것”
조합 “넥슨 앞세워 과금하는 크래프톤도 좌시하지 않을 것"

‘배틀그라운드’ 스팀(Steam) 버전의 난데없는 PC방 과금 발표로 PC방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PC방 업주들의 격한 반응이 개발사 크래프톤으로 향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6월 14일 자사 PC방 홈페이지를 통해 ‘스팀 배틀그라운드’ PC방 과금 일정을 발표했다. 오는 27일까지는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와 동일한 PC방 혜택을 무료로 제공하지만, 28일부터 정식 상용화를 통해 과금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PC방 업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를 통한 ‘배틀그라운드’의 PC방 과금이 이미 이뤄지고 있는데, ‘스팀 배틀그라운드’까지 PC방에 과금을 하면 업주들은 물론 이용자들의 선택권까지 박탈하는 것이라며 이는 오히려 집객을 방해하는 처사라고 분노하고 있다.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이사장 김기홍, 이하 조합)은 지난 6월 23일 논평을 내고, 넥슨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조합은 논평을 통해 “배틀그라운드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PC방에 과금하는 게임으로, PC방 혜택에 대한 손님들의 호응도 없다”라며 “카카오게임즈의 PC방 혜택을 복제해 PC방에 강제 과금하려는 넥슨의 행보는 무리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넥슨은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유료 서비스에 대한 결정은 개발·서비스사 크래프톤에서 진행하고, 양사 협의 하에 빌링 제공 등은 자회사 엔미디어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넥슨 관계자는 “스팀 배그의 PC방 상용화는 넥슨의 자회사 엔미디어플랫폼의 PC방 과금 시스템을 크래프톤에 제공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다. 넥슨은 이번 스팀 배그 상용화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라면서 “PC방 사장님들께서 넥슨 PC방 홈페이지에서 정량상품을 구입하시기 때문에 넥슨을 비판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PC방 업주들은 ‘스팀 배틀그라운드’의 PC방 과금을 기획하고 결정한 주체가 크래프톤이라는 넥슨의 해명에 화살을 크래프톤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크래프톤은 이미 카카오게임즈라는 PC방 퍼블리셔를 통해 PC방에 과금하고 있는데, 이번에 무리수를 두면서 넥슨을 통해 ‘스팀 배틀그라운드’도 PC방 과금을 시작하는 것은 과욕이 부른 참사라고 지적했다.

한 PC방 업주는 “게임 하나로 PC방에 빨대를 두 개 꽂는 게임사는 크래프톤이 처음”이라며, “넥슨이라는 거대 퍼블리셔 뒤에 숨어서 PC방 업주들의 성난 분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합은 ‘스팀 배틀그라운드’ PC방 과금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PC방 프리미엄 혜택 자체를 문제삼기로 했다. 조합 측은 “PC방 혜택 때문에 비가맹 PC방은 부분유로화(Free to Play)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접속조차 불가능하고, 이 혜택을 빼돌리는 지피방 때문에 PC방이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게임사들은 제재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이번 ‘스팀 배그’ PC방 상용화는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게임사의 과욕이 부른 무리수”라며 “이 같은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넥슨도, 카카오게임즈 하나도 모자라 두 개의 빨대를 꽂으려는 크래프톤도 PC방 업계의 격렬한 반발을 비켜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PC방 업계 관계자는 “어떤 물건을 팔 때 적어도 구매자에게 물건을 살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면서 “이번 이슈는 물건을 살 생각이 없는 구매자에게 강제로 물건을 떠넘기고 다른 물건값과 함께 묶어 돈을 가져가는 꼴로 파렴치한 행위”라며 이번 ‘스팀 배그’ PC방 상용화는 무리수라고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 측은 “스팀 배그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함께 해 나가는 PC방 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스팀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상용화 개시와 더불어 PC방에서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다양한 혜택이 포함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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