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도장 찍듯 일평균 4~5시간 이용 고객 ‘어서오세요’
식당처럼 ‘또 오셨네요’ 하면 연 끊길 듯… 어떻게 대처할까

PC방 업주와 알바생 사이에서 매출 1등 손님은 언제나 화젯거리다. 업계 경력이 쌓일수록 이 손님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무용담처럼 늘어놓게 된다. 특히 비수기라면 1등 손님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2박3일 동안 구석자리에서 꼼짝을 안 했다던가, 라면 그릇을 일곱 개 쌓았다던가 하는 식이다.

PC방 업주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1등 손님의 공통점은 ‘리그오브레전드’, ‘피파온라인4’ 등 PC방 인기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가 아니라는 점이다. 바둑이나 포커 같은 웹보드 게임이거나 존재 자체를 알지도 못했던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게임을 켜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유튜브나 OTT 서비스로 드라마를 정주행하거나, 느긋하게 웹소설을 읽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홀연히 찾아와 홀연히 떠나는 것도 특징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1등 단골손님과의 유대감이 무정하게 끊어지는 경험은 PC방 업주라면 한번쯤은 겪게 되는 불가피한 일이다. 한 PC방 업주는 “하루에 10시간씩 매일 찾아오던 손님이 어느 순간부터 발길을 끊기도 한다. 매출 1위 단골이었는데 그 이유나 알고 싶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PC방 업주들은 이런 손님 한 명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에 대해서도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이런 유형의 손님을 특정할 수 있다면 매장 운영에 반영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PC방 업주가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거나 서비스로 음료수 한 잔을 건네고 싶어도 괜히 부담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요즘 세대들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식당에서 단골손님을 붙잡을 때 달걀후라이나 후식 요구르트 주는 사례가 있듯, PC방에서도 손님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스갯소리일 수 있지만 다른 손님이 주문한 커피를 서빙하며 “사장님께서 드리는 겁니다”라는 표현과 함께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곁들일 사이드메뉴 한두 가지를 추가해 주는 방법도 시험해볼 수 있다.

PC방 업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종종 이런 1등 손님의 PC 사용내역 사진이 올라오지만 업주들이 밝히는 추천 응대법은 제각각이다. 백 명의 손님이 각자 백 가지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공통적인 접근 방식이란 것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증거다.

PC방 업주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한 손님의 PC 이용내역
PC방 업주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한 손님의 PC 이용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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