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4월호(통권 38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고, 4월은 그 역할을 맡은 최저임금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다. 지난 수년 동안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은 PC방 업주들의 인건비 부담을 크게 늘렸고, 나아가 심각한 구인난까지 조장했다. 특히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돌파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중 해결하지 못한 1만 원 공약이 윤석열 정부에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되면 월 209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월급여는 209만 원이 된다.

3.95% 이상 인상되면 최저임금 1만 원 돌파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저임금위) 첫 회의가 4월 중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고용노동부장관이 3월 이내에 심의를 요청하고, 4월에 최저임금위 1차 회의가 개최됐다. 첫 회의에서는 노사정 위원의 교체나 임명 과정을 거친 후 상견례 자리를 갖고 앞으로의 협상 과정을 논의하는 데 그친다.

올해는 최저임금위가 1차 회의를 열기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도 최저임금인 9,620원에서 3.95% 이상의 인상률이 결정되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 원을 돌파한다. 문제는 3.95%의 인상률은 역대 최저임금 인상률 중에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역대 가장 낮았던 최저임금 인상률을 살펴보면 2021년도 1.5%, 1998년 2.7%, 2010년 2.75%, 2020년 2.87%다. 과거 인상률이 높지 않았던 시점의 상황은 IMF 금융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 등을 꼽을 수 있다. 2020년 2.87%의 인상률은 문재인 정부가 1만 원 공약 이행을 위해 2년 연속 16.4%, 10.9%를 인상하면서 부작용으로 인한 속도조절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1만 원이 넘을 가능성이 크다.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회복이 더딘 점, 고물가와 고환율로 인한 경기침체의 장기화 등으로 방어에 나서겠지만, 노동계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1만 원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올해 역시 1만 원 이상을 요구할 것이다. 최저임금 1만 원은 그만큼 상징적이다.

주휴수당 폐지와 업종별 차등적용도 논의해야
매년 최저임금위 경영계 측에서 안건으로 상정하고 있는 업종별 차등적용이 올해도 큰 관심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필요성을 강조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표결에서 매년 부결됐더라도 다시금 자료를 보완해 경영계에서 안건으로 상정할 공산이 크다.

다만, 공익위원 대부분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임명된 인사라는 점이 변수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해 협의가 어려울 경우 중재안을 제시하며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는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캐스팅보트다. 이에 공익위원 측의 성향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상임위원 1명을 제외한 8명이 2024년까지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1만 원 공약 이행을 위해 구성된 공익위원들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최저임금 협상 과정에 적용되는 시점이 2024년 이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최저임금위는 업종별 차등적용과 더불어 주휴수당 폐지의 불씨를 당길 가능성도 있다. 주휴수당 폐지는 현 정부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검토 중이다. 노동개혁안을 추진하기 전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문에는 주휴수당의 개선, 최저임금제도의 개편이 건의됐다. 특히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주휴수당 폐지를 기정사실화할 정도로 상당한 논의가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최저임금위에서 높은 인상률이 결정되면 경영계의 주휴수당 폐지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동개혁을 통한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경우 2024년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수학적으로 계산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방법이 도입될 수도 있고, 입법을 통해 업종별 차등적용이 도입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도적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최저임금위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본격적인 협상은 5월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4월부터 장외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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