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PC방은 2023년도 연중 캠페인으로 ‘요금 현실화’를 전개하고 있다. PC방 전문 미디어로서 업계의 병폐를 근절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업계 상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요금 현실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연중 기획으로 요금 현실화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이번 2월호 ‘요금 붕괴는 한순간, 정상화에는 수년 걸린다’ 편에서는 요금 현실화의 최대 걸림돌인 출혈경쟁과 그 해법을 모색해본다.

요금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
기존 PC방 업주들에게는 별도의 장황한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 ‘출혈경쟁’이다. 아무리 다른 지역보다 높은 PC 이용요금을 형성해온 상권도 신규 PC방이 등장해 오픈 이벤트 등으로 요금할인에 들어가면 기존 PC방 업주들과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순식간에 출혈경쟁에 돌입한다.

이 같은 출혈경쟁의 발단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우선 기존 PC방 업주들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는 것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PC방 운영대행사다. 이 같은 업체들의 공통된 특징은 인근 PC방들 요금 체계는 개의치 않는데다가, 교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들로 인해 요금 경쟁이 시작되면 이를 막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PC방 업주가 나타나기 마련인데, 이같이 솔선수범해 나선 PC방 업주가 이들을 직접 만나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가맹점 관리자나 대행사 매니저에게는 “문제에 공감하고 있지만, 본사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이 같은 경우가 반복되면서 가맹본부와 PC방 운영대행사가 기존 PC방 업주들에게는 어느새 공공의 적이 됐다. 과거 이런 행보를 걸었던 가맹본부 중 하나는 얼마 전부터 오히려 반대 입장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한 번 PC방 업주들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문제는 감정싸움이다. 신규가 출현한 것도 아니어서 오픈 이벤트라고 할 것도 없지만, 본인 생각에 경쟁 PC방이 불합리한 방법으로 고객을 빼간다거나, 기분 나쁜 염탐을 경험한다거나, 돌고 도는 아르바이트 근무자들로부터 감정이 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거나 하면 이런 것이 쌓이고 쌓여 상대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요금 인하 카드를 꺼내 든다. 이는 해묵은 감정을 풀기 전에는 방법이 없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요금 현실화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쌓인 감정을 뒤로 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 소통을 시작하면 의외로 쉽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당사자들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감정싸움에 매몰돼 이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요금 현실화’는 불가능하다.

출혈경쟁이 심각한 지역은 요금 현실화는커녕 시간당 1,000원으로 회복하는데도 길게는 십 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며, 아직 현재진행형인 곳도 많다. 이 중 다수는 결국 폐업에 이르고 폐업한 매장이 출혈경쟁의 발단이었거나 감정싸움의 발단이었다면 요금 현실화는 남은 업주들의 숙제가 된다.

결국 요금 현실화는 소모적인 요금 경쟁의 중단에서 시작된다. 요금 현실화 캠페인은 시간당 요금을 1,000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의미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다른 업종들과 비교해 보편적이고 현실적인 수익률, 근로자들이 1시간 일해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 하나를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과 같이 PC방 운영만으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는 수준의 요금을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로 시작됐다.

현재의 PC 이용요금이 사실상 마이너스인 상황에 있다면 요금 현실화를 고민하는 것은 둘째치고 최소한 마이너스는 벗어날 시도부터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신규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요금 인하를 고민하고 있는 PC방 업주나 가맹본부가 있다면 복구에 수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해 시작조차 하지 않는 절제가 필요하다.

인건비와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집객을 위해 PC 요금을 인하하고 먹거리 판매로 매출을 보전하겠다는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PC방의 본분인 PC 성능에 집중하고 그게 걸맞는 요금제로 운영하는 것이 ‘요금 현실화’의 진정한 의미이자 출발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