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8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극강의 성능과 효율의 합리적 콜라보, 인텔 i7-13700K 기반 PC방 프리미엄 시스템

언젠가부터 인텔 i5 라인업 CPU가 PC방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온전히 게임에 초점을 맞추는 PC방 컴퓨터는 CPU보다 그래픽카드의 중요도가 더 높고, 쓰레드 숫자가 일정 개수 이상이면 시스템 전체 성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게임 프로그램이 CPU를 좀 더 활용한다면 PC방의 CPU 하한선은 지금보다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CPU의 쓰레드 숫자는 과유불급이 아니다. 4코어 구성이었던 i5-X400 라인업은 8세대 i5-8400부터 6코어가 적용되기 시작했고, 2년 뒤 출시된 i5-10400부터는 6코어 12쓰레드 구성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13세대 i5-13400부터는 E코어 4개가 추가 배치된다. 상위 모델인 i7-13700은 P코어와 E코어가 각 8개씩 배치돼 16코어 24쓰레드 구성이 된다. 향후 윈도우 11에서 쓰레드 디렉터가 온전한 성능을 발휘하게 되면 멀티코어 CPU의 성능 향상 폭이 더욱 커진다. 소수의 고객이 영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좌석에 i7 프로세서가 필요한 이유다.

그 무섭다는 ‘그럴바엔’ 증후군의 결과
가장 보편적인 PC방 컴퓨터 사양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의 개인 PC와 비슷하다. CPU는 i5-10400, 메모리는 16GB, 그래픽카드는 RTX2060, SSD는 500~1TB 용량의 M.2 SSD 등이다. 메인보드는 개인 사용자의 경우 BX60 정도의 보급형 제품을 많이 사용하지만, PC방의 경우 다른 작업보다 게임 플레이가 최우선 요건이기 때문에 엔트리 라인업 HX10 칩셋 제품이 주력 모델이다.

여기서 사양을 좀 더 높여 일부 좌석을 프리미엄 존으로 꾸민다면, 메모리와 메인보드를 제외하고 CPU, 그래픽카드, 파워서플라이의 등급이 한두 단계 올라간다. CPU는 i7 라인업이면 쓰레드 숫자가 크게 늘면서 성능 하한선이 높아지고, 그래픽카드는 RTX3070이나 RTX3080 등으로 구성하는 식이다. 요구 전력량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파워서플라이도 600W 이상의 고용량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PC방 중에는 전 좌석에 RTX3070 그래픽카드를 배치한 곳도 있다. RTX3070이라면 FHD 해상도는 물론 QHD 해상도 모니터도 144Hz 주사율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다. 사실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한 PC방 인기 게임 TOP10은 그래픽 옵션을 중간 정도로 설정한다고 가정하면 RTX3060이나 RTX3060Ti로 QHD 해상도와 144Hz 주사율 모니터 조합을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에 활용한 ‘어쌔신크리드 발할라’,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 등 고사양 패키지게임은 RTX3060으로는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어렵다. 현재 보유 중인 RTX3070, RTX3070Ti로도 가능은 하지만 상당한 옵션 타협이 필요하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늘 겪게 되는 ‘그럴바엔 병’을 응용해 현재 출시된 그래픽카드 중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RTX4090을 조합해봤다.

테스트에는 ‘약간 과한’ RTX4090 적용
24쓰레드 구성의 인텔 i7-13700K CPU를 기반으로 테스트 PC를 꾸몄다. 메인보드는 ASRock B660M Phantom Gaming 4 D4 디앤디컴, 메모리는 삼성 DDR4-3200 16GB(8×2), CPU 쿨러는 써멀라이트 피어리스 어쌔신 120 SE ARGB, 저장장치는 웨스턴디지털 SN850X 2TB, 파워서플라이는 슈퍼플라워 SF-1000F14MP LEADEX PLATINUM SE WHITE 제품을 조합했다. 모니터는 FHD 해상도에 180Hz 주사율의 큐닉스 QX327F 180 HDR 강화유리를 사용했다.

그래픽카드는 마침 이번 호에서 리뷰를 진행한 이엠텍 지포스 RTX4090 GAMEROCK D6X 24GB 제품을 적용했다. 사실 RTX4090을 PC방에서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이고, 아마 적용한다 해도 RTX50 시리즈가 나오면서 가격이 대폭 하락할 때쯤에나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인 만큼, 13700K와 조합했을 때 게임 성능이 얼마나 높게 측정될지 궁금했다.

만약 PC방 전체 좌석 중 최고 사양의 VVIP 존을 한두 자리 마련한다면, ‘현존 최고사양’이란 수식어로 홍보하기에 RTX4090이 가장 적합한 제품이긴 하다. 20쓰레드 이상의 CPU라면 i7과 i9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CPU는 13700K로도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다. 모니터는 해상도 QHD 이상, 주사율은 165Hz 이상의 성능을 제공하면 현존 가장 쾌적한 게이밍 PC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고사양 게임 최저치도 100FPS 이상, 최대 450+
13700K의 성능을 먼저 알아봤다. CPU-Z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싱글쓰레드 점수는 882.1점, 멀티쓰레드 점수는 1만2,634.8점을 기록했다. 12세대 i9-12900K의 점수가 싱글 831점, 멀티 1만1,440점이니, 한 단계 높은 전작 CPU보다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네벤치 점수는 R20 버전 싱글 816점, 멀티 1만1,527점, R23 버전 싱글 2,120점, 멀티 2만5,568점으로 측정됐다. R23 버전의 경우 멀티 점수는 24코어 48쓰레드 구성의 인텔 제온 W-3265M의 2만4,243점보다 높게 측정됐다. 전작 i7-12700의 시네벤치 R23 점수가 멀티 약 2만1,600점대인 점을 감안하면, 13세대 i7 CPU가 전작보다 15%가량 향상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게임 성능은 13700K와 RTX4090의 조합이 매력적인 동시에 위력적이란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배틀그라운드’에서는 국민옵션보다 한 단계 높인 상태에서의 테스트에서 최저 164, 최고 233, 평균 205프레임이 측정됐고, ‘로스트아크’에서는 ‘최상’ 옵션에서 최저 154, 최고 454, 평균 264.5프레임이 측정됐다. 모니터 해상도가 QHD라 해도 ‘높음’ 옵션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패키지게임 역시 상당히 높은 프레임레이트가 측정됐다. ‘어쌔신크리드 발할라’는 ‘매우높음’ 옵션에서 최대 264, 평균 211프레임이 측정됐고,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에서는 가장 높은 ‘극단’ 옵션에서 최저 177, 평균 246프레임으로 측정됐다. 그래픽 옵션을 한 단계 낮은 ‘울트라’로 측정하니 최저 204, 평균 273프레임이 나왔다.

시네벤치 R20, R23 테스트 결과
시네벤치 R20, R23 테스트 결과
3DMark 테스트 결과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수치다
3DMark 테스트 결과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수치다
‘어쌔신크리드 발할라’ 테스트 결과
‘어쌔신크리드 발할라’ 테스트 결과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 테스트 결과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 테스트 결과
‘메트로 엑소더스’ 익스트림 옵션 테스트 결과. 프레임 드랍 구간이 거의 없을 만큼 안정적이다
‘메트로 엑소더스’ 익스트림 옵션 테스트 결과. 프레임 드랍 구간이 거의 없을 만큼 안정적이다

일반 좌석  <  프리미엄 존  <  VVIP 존
단순한 결론으로서, 13700K CPU와 RTX4090 그래픽카드의 조합은 현재 PC로 구동할 수 있는 어떤 게임도 144Hz 이상의 주사율로 아주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이를 구성하는 하드웨어가 상당한 고가이기 때문에 한 PC방에서 이런 시스템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상당히 제한적이어야 그 메리트가 더해진다.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소위 ‘왕 의자’를 갖다 놓고 특정 출연자를 치켜세워주는 신이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그가 특별하다는 것을 보기 쉽게 증명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단 한두 자리만을 프리미엄 존보다 높은 사양으로 꾸미는 VVIP 존이 활성화된다면, PC방마다 매우 독특하고 특별한 소수의 시스템을 아이덴티티처럼 내세울 수 있게 된다. 인텔과 엔비디아의 최신 하드웨어는 가히 그런 시스템을 구축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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