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8월호(통권 38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간 지난 2년간 PC방 업계는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방역당국이 실시한 영업제한을 겪으며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PC방 업계에는 성수기라 할 수 있는 방학시즌마저 이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동안 PC방 매출을 좌우하는 점유율 TOP10 게임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부동의 1위 ‘리그오브레전드’는 점유율 40%를 장담할 수 없게 됐고, 몇몇 게임은 TOP10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오랜 인내 끝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영업제한 없는 여름 성수기가 다시 찾아왔다. 그동안 입었던 손실을 만회하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TOP10 게임의 활약이 절실한 때다. 이에 최근 2년간 PC방 점유율 상위권 게임들의 동향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활약을 예상해봤다.

변함없는 1위 ‘LoL’, 그러나…
PC방이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는 동안에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종전 최장 1위 기록이었던 204주를 뛰어넘은 신기록을 다시 작성하면서 ‘LoL’의 건재함은 여전한 듯했다. 하지만 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LoL’의 점유율과 사용량이 하락세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2020년 7월 기준 ‘LoL’은 일평균 48.49%의 점유율과 219만2,150시간의 사용량을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듬해인 2021년 7월에는 46.17%의 점유율과 171만7,193시간을 기록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전체 게임의 사용량이 동반 감소한 덕에 ‘LoL’의 점유율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문제는 올해 수치다. 사용량이 192만3,734시간을 기록하면서 작년에 비해 12%나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약 7%(3.42%p) 감소한 42.75%를 기록했다. ‘LoL’의 사용량 회복세가 다른 게임들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2위 ‘피파온라인4’가 최근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때 2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때 ‘LoL’의 점유율 40%가 잠시 무너지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과거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가 등장한 이래 수년간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이 같은 ‘LoL’의 하락세는 정규 이스포츠인 LCK 서머시즌의 운영 논란에 따른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LCK는 최근 잦은 버그와 경기 중단 사태가 발생하는 등 원활하지 못한 경기 운영을 보여줬고, 이는 팬들의 원성을 사기에 충분했다. 통상적으로 LCK의 흥행은 PC방 ‘LoL’ 점유율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왔으나, 올해는 반대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스포츠와 게임의 흥행은 이제 뗄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LCK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서 사태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밝히면서 향후 경기 운영은 빠르게 정상궤도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번 잃은 팬심은 쉽게 회복되지 않듯, 올여름 ‘LoL’의 PC방 성적은 예년만 못 할 가능성이 높다.

PC방 점유율 TOP5는 춘추전국시대
PC방 점유율 최상위권인 TOP5는 2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중 가장 큰 변화는 2위 ‘피파온라인4’다.

‘피파온라인4’는 지난 2020년 7월 일평균 6.90%의 점유율과 31만1,781시간을 기록하면서 2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21년에는 점유율과 사용량이 크게 빠지면서 4위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극적인 반전을 보이며 2위 자리 탈환에 성공했는데, 거리두기 종료 이후부터 적극적인 PC방 이벤트 확대와 콘텐츠 업데이트를 펼치면서 사용량과 점유율이 작년 대비 약 2배나 상승한 모습을 보여줬다. ‘피파온라인4’는 올해 점유율이 20%까지 한시적으로 치솟으면서 부동의 1위 ‘리그오브레전드’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서든어택’은 2년 연속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7월 4.73%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한 ‘서든어택’은 2021년 들어 점유율 7.46%를 기록하며 2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올해는 ‘피파온라인4’의 매서운 상승세 탓에 3위에 만족하고 있지만, PC방 FPS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시즌제와 더불어 계급체계를 개선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서든어택’의 앞날은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메이플스토리’는 방학시즌에 강한 모습을 최근 들어 다시 보여주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2020년 7월 4.43%의 점유율로 6위에 랭크되었는데, 이듬해인 2021년에는 이용자 이탈 사태를 겪으며 8위로 떨어졌다. 그나마 방학 효과로 점유율 순위가 일시적으로 올라가기도 했지만, 2021년 상반기 ‘메이플스토리’는 TOP10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반면에 올해는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펼치며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고, 콘텐츠 업데이트와 다양한 이벤트 효과로 점유율도 5.39%로 상승해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TOP5 말석에 자리 잡은 ‘로스트아크’는 지난 2년간 PC방 RPG 장르를 뒤흔든 주인공이다. 2020년 7월 TOP10에도 들지 못한 모습을 보였으나, 2021년 들어 실시한 시즌2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점유율을 크게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없었던 레이드 콘텐츠 업데이트에 힘입어 2021년 7월 4.61%의 점유율로 6위를 기록한 ‘로스트아크’는 그 성적을 최근까지도 지속 유지 중이다. 올해 7월 성적으로 TOP5 마지막에 이름을 올렸으나, 신규 콘텐츠가 출시되면 순간 점유율이 2위까지도 오르는 저력이 있어 향후 전망은 밝다. 오는 8월에도 예정된 콘텐츠 업데이트가 가득하기 때문에 향후 순위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뜨는 게임, 그리고 지는 게임
PC방 점유율 6위부터 10위까지는 살아남기 위한 처절함이 물씬 풍기는 자리였다. 한때 ‘리그오브레전드’를 뛰어넘어 PC방 1위 게임에 등극했던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유독 부진한 모습이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과 대유행으로 번진 2021년 ‘배틀그라운드’는 3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굳건한 모습을 보였지만, 무료 서비스로 전환한 올해의 ‘배틀그라운드’는 PC방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을 PC방으로 이끌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프리미엄 혜택이 제공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버워치’ 역시 올해 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배틀그라운드’와 함께 ‘리그오브레전드’를 꺾었던 게임인 ‘오버워치’는 지난 2년간 지속해서 점유율이 하락하며 올해 7월에는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후속작인 ‘오버워치 2’가 오는 10월 출시한다는 점인데, 최근 재개된 ‘오버워치 리그’에 ‘오버워치 2’ 시스템이 적용돼 운영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오버워치’ 출시 때만큼의 임팩트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작 출시인 만큼 유의미한 점유율 상승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팀 기반 슈팅 장르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발로란트’는 최근 PC방 기대주 중 하나인 게임이다. 지난해 잠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거리두기 종료 이후 적극적인 PC방 이벤트를 전개하면서 TOP10 재진입을 이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까지 점유율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데,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큰 인기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초중고교생들 사이에서 ‘발로란트’의 인기는 ‘리그오브레전드’보다 높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올여름 ‘발로란트’의 성적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속놀이’가 되어버린 ‘스타크래프트’는 코로나 사태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스타크래프트’의 7월 점유율을 살펴보면 다소의 변동은 있지만, 10만 시간 전후의 사용량을 꾸준히 기록했다.

반면 ‘던전앤파이터’는 최근 2년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올 하반기 업데이트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PC방 사용량 반등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던전앤파이터’는 모바일 버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대전격투 게임 ‘DNF Duel’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IP 확장을 꾀했으나, 이용자가 분산되는 결과가 나타나면서 PC방 점유율과 사용량 모두에서 악영향을 받았다.

한편, 국내 RPG 팬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아이온’은 아쉽게도 올해 7월 PC방 TOP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대형 확장팩 ‘용군단’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아이온’ 역시 꾸준히 콘텐츠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지만 TOP10 재진입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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