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MMORPG가 PC방을 주름잡던 시기, 영민한 PC방 업주들은 단골손님들의 게임 이용권을 대신 결제하곤 했다. 월정액제 상품과 PC방 프리미엄 혜택 그리고 게임사의 과금 우선순위를 고려한 소소한 영업 수완이었다.

개인 유저가 결제해야 하는 월 이용권이 2만 원 남짓이고, PC방이 게임사로부터 구매해야 하는 정량시간은 시간당 250원 전후이므로 단골손님이 한 달에 80시간 이상 게임을 이용한다면 월 이용권 결제를 대신하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었다.

물론 이는 옛날이야기다. PC방 MMORPG를 대표하는 게임들은 PC방 정량시간이 제일 먼저 차감되는 방식으로 과금 우선순위를 변경했고, 최근 일부 신작 게임들도 이런 방식을 차용하면서 PC방 업주들의 비책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또한 MMORPG의 위세가 예전만 못하게 되면서 일명 ‘장타 손님’도 덩달아 줄었고, 온라인게임들의 과금 방식도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되면서 이런 비책을 사용할 필요성도 크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고릿적 비책이 다시 PC방 업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디아블로3>가 2.3.0 업데이트 이후 폭발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PC방 업주들은 <디아블로3>가 게임 이용권 대결(代決)에 완벽히 부합하는 게임이라는 결론이다.

<디아블로3>는 PC방 매출을 견인하는 점유율 TOP 10에 안착했고 ‘장타 손님’ 비율도 높은 편이다. 또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PC방 과금보다 개인 과금을 우선하는 요금제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디아블로3>는 기본적으로 패키지게임이라 업주가 매월 이용권을 결제해줄 이유도 없어 금상첨화다.

한 PC방 업주는 “단골손님의 이용시간이 <디아블로3> 오리지널과 확장팩 합본팩 가격을 훨씬 넘어선다고 판단되면 아예 패키지를 사서 손님 배틀넷 계정에 등록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대신 <디아블로3>는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없는 게임이라 손님이 집에서 게임을 이용한다면 헛돈을 쓰게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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