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방이 게임 유저들 사이에 이렇게 만연해 있는 게임도 드물다. 내가 <검은사막> 유저라서 잘 안다”

PC방 업주 A씨(36세)는 지난해 말 PC방 업계와 게임업계에서 최대 기대작으로 꼽았던 <검은사막>이 현재 PC방 순위 20위에 머무르고 있는 원인을 ‘지피방’으로 지목했다.

온라인게임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검은사막>이 제법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독 PC방에서 이름값을 못하고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배경에 ‘지피방’이 있다는 것이다.

집에서도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검은사막> 유저는 PC방을 찾지 않게 되고, 당연히 PC방 점유율 집계에서 <검은사막>이 빠지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지피방’은 온라인게임의 PC방 전용 프리미엄 혜택을 빼돌려 게이머가 집에서도 PC방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의 총칭으로, PC방 업계에서는 사설 VPN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이는 비단 <검은사막>만의 문제는 아니다. PC방 IP를 소유한 PC방 업주와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셔 그리고 PC방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 풀어야할 오랜 숙제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VPN을 통한 PC방 프리미엄 혜택 유출 문제는 게이머들의 인식 개선과 현행법 개정이 동반되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특히 게임사가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VPN 업체들의 불법적인 서비스를 차단하고, 이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VPN 서비스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인데 이 열쇠를 게임사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PC방 업주 A씨는 VPN은 인기 온라임게임이라면 다 겪는 문제지만 특히 <검은사막>과 관련해서는 다음게임의 의지 부족을 문제 삼았다. <검은사막>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여타 온라인게임들과 비교해서 결코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풍성한 편이지만 다음게임은 홈페이지를 오픈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도 VPN 서비스 제재에 대한 공지가 없다고 지적했고, VPN 업체가 더욱 활개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는 VPN 업체들의 홈페이지에는 <검은사막>에 대한 서비스를 잠시라도 중단한다는 공지조차 찾아볼 수 없다.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웹젠 게임들에 대한 서비스를 당분간 보류한다는 공지가 수시로 올라오는 것과 대비를 이루는 부분이다.

VPN 업체들은 게임사들의 IP 차단 조치 빈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이용자들에게 등급이 낮은 게임일수록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검은사막>은 가장 낮은 등급이 책정되어 있다. 게임사의 눈을 속이기 위한 리소스를 계속 투입할 필요가 없으니 <검은사막>의 PC방 혜택은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팔려나가는 실정이다.

A씨는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는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유저들에게 선보이는 것과 동시에 이를 훔치는 도둑을 붙잡아야 할 의무도 있다”라며 “다음게임이 PC방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반드시 VPN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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