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UCC세상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뽐내기 위해서 UCC를 제작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기쁨과 재미, 그리고 감동을 느낀다. 이러한 UCC열풍에 힘입어 최근 인터넷 방송국들도 그 인기를 더하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나 뛰어난 실력자 혹은 스타가 있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인터넷 방송’의 스타는 과연 누구일까? 수많은 인기 BJ(Broadcasting Jockey)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BJ한율(27/본명 한순흠)의 방송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BJ한율은 7년이 넘는 오랜 경력의 인터넷 방송쟈키다. 최근 아프리카를 통해 방송된 ‘런투유’는 테일즈런너를 시청자와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그녀의 찰떡궁합 파트너인 BJ레나와 함께 진행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런투유 시즌1은 방송 기간 동안 누적 시청자 20만명을 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외에도 CGS한국예선 카운터스트라이크:소스 해설, 서든어택 2007 클랜‘s 데이 해설, 그리고 최근에 열렸던 아바 메가배틀 오픈리그 해설 등 게임해설 분야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BJ는 과연 어떤 직업일까? 아직까진 다소 생소한 직업이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다. 평소 커피를 좋아해서 카페를 즐겨 찾는다는 그녀와 홍대입구에 위치한 아담한 한 카페에 이야기를 나눠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율입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음악 및 게임방송을 하고 있는 BJ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인터넷방송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부터 방송을 하기 시작했어요. 대학갈 성적은 됐는데, 다시 공부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재수를 하기로 했거든요. 한창 방황할 때였죠. 그 때 한창 세이클럽이나 스카이러브 채팅이 유행했고, 음악방송도 유행하던 때였어요. 우연히 어떤 남자분의 음악방송을 듣다가 사연으로 제 고민을 적었었는데, 저랑 아무런 인연도 없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저의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걱정해준다는 것이 너무나도 새로웠고 좋았어요. 그래서 저도 혼자서 무작정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한 달 정도 혼자서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꽤 유명했던 음악방송팀에서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가 와서 그 때부터 조금 더 전문적으로 하게 됐네요. 그 때 정말 혼도 많이 나고, 방송에 대해 꽤 체계적으로 배웠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 게임에 대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번은 서든어택을 하는데 너무 어려운 거예요. 총을 쏘면 총알이 자꾸 위로만 튀고. 그래서 서든어택 프로게이머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그럼 모니터를 내려’라는 거예요. 순진한 저는 정말로 총 쏘면서 한 손으로 모니터를 내렸죠...^^;;;

▶ 방송에서 가끔 라이브로 노래도 하던데 이웃집에서 항의는 안 들어오는지?
저희 집이 2층집인데다가 예전에 방음에 좀 신경을 썼더니 그런 문제는 거의 없어요. 예전에 잠깐 자취할 때가 있었는데, 그 때는 여름에 고생을 좀 했죠. 주변에 피해 안주려고 그 더운 여름날에 방문, 창문 꼭꼭 닫고 땀 뻘뻘 흘리면서 했던 적도 있어요. 그 때 청취자분들이 선풍기 사줘야겠다고 그랬어요. ㅎㅎㅎ

   

▶ ‘악플’이 많이 달리나요?
네. 많죠. 주로 제 외모가 맘에 안 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도 방송을 오래해서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리고 저는 외양적인 것보다 실력으로 평가받길 원해서 그렇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그렇게 가끔씩 와서 저를 비하하시던 분들도 방송을 듣다가 꾸준히 청취하게 되시는 분들도 있어요.

방송을 꽤 오래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저는 팬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하지만 ‘소수정예부대’라고 하죠. 5년이 넘도록 제 방송을 꾸준히 찾아주시는 골수팬분들이 계세요. 다른 BJ들을 ‘대중음악’에 비유하자면 저는 ‘헤비메탈’같은 매니아들이 찾아주시는 BJ라고 생각해요.  

이상형은 어떤 남자?
연예인으로 꼽자면 지현우씨가 제 이상형이에요. 그리고 요새 ‘웃찾사’의 ‘웅이아버지’와 ‘영숙이’ 코너에 나오는 개그맨 이용진씨 같은 스타일도 좋더라구요. 주로 입고 나오시는 캐주얼 정장도 잘 어울리시고, 유머감각도 넘치시고. 예전에는 과묵하고 터프한 사람이 좋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조용한 카페에서 같이 커피를 마시고 몇 시간 동안 앉아서 얘기도 하고 같이 책도 보는 그런 사람요.

   
앞으로의 목표는?
공중파 라디오 방송 진행이요. 꼭 하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거든요.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하지 않으면 죽는 순간에 후회할 것 같은 일 말이죠. 안 그러면 병나요. 공중파라디오 진행은 정말 꼭 해보고 싶어요. 특히 사람들이 많은 고민에 쌓여서 잠 못 이루는 새벽시간에요. 지방방송국이라도 좋아요. 언젠간 꼭 할 거라고 마음먹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맡은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열심히 해서 인정받아야 꿈을 이룰 수 있을 테니까요. 전 아직 돈 욕심은 없어요. 제가 아직 방송인으로써  많이 부족하다고도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우리말 책도 구입해서 바른말을 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10년 혹은 2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저의 파트너인 레나와 같이 카페를 차리기로 했어요. 물론 ‘돈을 많이 벌면’요. ^^;

진지한 태도로 사람들의 고민을 같이 들어주고 감성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그녀. 10년 후 잠이 오지 않는 어느 날 밤에 라디오를 틀었을 때,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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