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최근 다이렉트X 12라는 호재를 만나면서 제2의 봄날이 예고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APU는 도전과 기회를 함께 맞이하고 있다.

다이렉트X 12의 등장은 FX CPU와 라데온에는 유리한 것이 사실이나, 인텔 CPU의 내장 그래픽스 성능을 높이는 효과도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APU로서는 불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AMD가 틈새시장으로 기대했던, 실제 나름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도 한 APU 시장에 처음으로 도전을 받게 된 셈이다.

반면 APU에 다가온 기회도 있다.

현재 중국과 동남아 일대에서 APU가 PC방 시장에 속속 공급되고 있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시범 도입 형태로 그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중국의 일반소비자 시장에서 APU는 크게 호평받아온 터라 PC방 PC의 일부가 APU로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은 없는 상황이다. 그저 비중이 얼마까지 확대될지가 관건이다. 실제 중국은 주요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경제 여건과 인터넷 인프라 등으로 인해 하이엔드급의 고성능 PC보다는 퍼포먼스급 PC이 선호되고 있으며, 가성비와 적당한 그래픽 성능까지 갖춘 APU에 대한 선호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 일대 역시 중국과 같은 이유에서 APU가 PC방 PC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현지 인기 게임들의 요구사양은 APU만으로도 충족시키기에 비용 절감차원에서 APU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PU는 1세대인 라노 이후 트리니티와 리치랜드를 거쳐 카베리 제품군으로 넘어가면서 꾸준히 성능이 향상되어, APU 가운데 가장 고성능인 A10-7850K는 경쟁사의 1세대 코어프로세서와 대등한 CPU 성능과 보급형 외장 그래픽카드에 버금가는 GPU 성능을 갖추게 되었다.

전력소비 역시 TDP가 1세대 이후 65W/95W로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어 성능 대비 전력소비는 꾸준히 줄어든 셈이고, CPU와 외장 그래픽카드를 개별로 구성하는 것보다 소비전력이 적다는 점 역시 APU 도입에 작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고사양 PC가 보편화되어 있는 한국 PC방 시장에서는 APU의 도입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 고사양 신작 온라인게임들이 잇따라 톱10 진입에 좌절을 겪자 중급 사양의 PC에 대한 시선이 다소 유해졌다. PC방 점유율 톱10 중 APU나 듀얼코어 CPU+보급형 그래픽카드 조합으로 구동에 어려움을 겪는 온라인게임은 없다. 당장 상위 3개 게임은 모두 중저사양 PC로도 충분히 구동되는데 이 점유율만 해도 65%에 육박한다.
더욱이 노하드솔루션의 확산으로 인해 HDD의 데이터 병목현상이 줄어들게 되자 중급 사양 PC에 대한 도입 가능성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래도 밝다. 당장 다이렉트X 12가 정식으로 배포되면 다이렉트X 12가 정식지원되지 않는 게임들 조차도 수십 %의 성능 향상 효과를 누리게 된다. 쓰레드가 많은 옥타코어 CPU나 낮은 가격대에 쿼드코어와 GPU를 갖춘 APU에게 PC방 PC의 요구 성능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호재임은 분명하다.
다만, 이는 인텔도 예외가 아니다. AMD보다 성능 향상 정도가 낮을 뿐 지금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게 되며, 외형적 사양 대비 저성능으로 일관해온 내장 그래픽이 본격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APU에게 최대의 복병이 될 것이다.

이제 AMD가 다가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는 일반 소비자 시장과 PC방에 얼마나 친화적인 정책과 우수한 가격대성능을 선보이냐 수 있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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