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다보면 연예인, 운동선수 등 유명 인사들이 과거에 생각지도 못했던 직업을 가졌었다고 밝힐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 마다 사람들은 ‘정말 사람일은 전혀 예측할 수 없구나...’라고 생각하곤 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또는 우연히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고, 간절히 원하던 일도 우연한 기회에 이루어질 때가 있다.

지난 2005년 세계의 게임팬들을 뜨겁게 달궜던 World E-sports Games(이하 WEG)의 시즌 2, 3에서 Counter-Strike 부문 해설을 맡으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세를 탔던 이상희 해설위원. 그는 레인보우식스가 한창 인기 있던 시절,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게이머 생활을 하다가 라디오 진행자로 변신, 그리고 다시 게임 해설자로 변신을 했다. 당시 인기가 많았던 온상민 해설위원의 자리를 대체, 부담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해설을 했던 이상희 해설위원.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이상희입니다. 지난 2005년 열렸던 ‘WEG’에서 시즌2와 시즌3의 해설을 맡았었죠. 현재는 CJ인터넷 게임스튜디오에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게임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이상희 개발자

 
Q:  처음 방송을 하게 된 계기는?
A:  온상민 해설위원에게 큰 영향을 받았죠. 온상민 해설위원과는 과거 게이머 시절 때부터 형, 동생하며 지내왔었는데 ‘WEG 시즌1’ 해설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울산 MBC에서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온상민 해설위원과는 같은 게이머 출신으로 방송을 하는 어려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때였죠. 그렇게 지내다가 온상민 해설위원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WEG 시즌2’를 해설하지 못하게 됐고, ‘WEG’대표였던 정일훈 캐스터에게 저를 추천해주었습니다. 그때가 ‘WEG 시즌2’ 개막하기 겨우 이틀전이었죠. 저는 ‘WEG 시즌2’ 개막 하루 전날 정일훈 캐스터를 만나러 서울로 오게 되었고, 첫 대면에서 바로 리허설을 해보자며 저를 중계석에 앉히시더군요. 당혹스러웠지만 평소 게임해설을 하고 싶어서 나름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제 기억엔 무난하게 리허설을 끝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리허설이 끝나자마자 정일훈 캐스터가 “내일이 대회 시작이니 해설을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인해서 게임해설을 시작하게 됐었습니다.

Q:  개발자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A: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 해봤을 거예요. ‘내가 게임을 만들면 이것보다는 잘 만들 것 같은데...’라는 생각. 저 역시 마찬가지였죠. 그러던 어느 날, 지금의 회사인 CJ인터넷에서 연락이 왔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했죠. 평소에 정말로 유저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저에게는 너무나도 반가운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저의 최종적인 목표는 제가 만든 게임회사를 경영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조금 더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간 게임방송을 해왔다면, 이제는 개발을 해보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저에게 너무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Q:  개발자가 된 후 게임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A:  ‘게임은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분석해 본다는 점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저 게임을 플레이하기만 했다면, 이제는 ‘각 게임의 요소들이 왜 필요한가? 그리고 수익구조 및 마케팅 수단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주로 하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게임을 하면 재미보다는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Q:  해설과 개발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운지?
A:  너무 어려운 질문인 것 같네요. 사실 양쪽 모두가 다 어렵죠. 어느 것 하나 쉽다고 한다면 그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서운해 하실까봐 걱정되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 개발이 조금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게임개발의 경우 無에서 有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죠. 창조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워요. 또한 그냥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원하는, 그리고 회사에 이익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해설보다 좀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아직은 제가 게임개발에 있어서 초보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네요.

Q:  게임해설과 개발자, 두 직업 중 좀 더 맘에 드는 쪽은?
A: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두 직업 모두 마음에 듭니다. 두 직업 모두 매력이 있는 직업이죠. 그래도 꼭 하나를 꼽자면, 게임해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남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그런지 게임해설이 제 성격과 좀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해설보다는 게임개발에 더 신경을 써야죠. 현재 맡은 일에 충실해야하니까요.

Q:  개발자로써의 목표가 있다면?
A:  사람은 누구나 변하게 되겠지만, 개발을 하려고 마음먹었던 초심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유저를 먼저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네요. 물론 회사에 속한 이상,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겠지만, 우선순위를 유저에게 먼저 두고 게임을 만들어, 일명 대박 게임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Q:  평소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A:  평소에도 게임을 즐겨 합니다. 특히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주로 하죠. ‘카스’를 약 6~7년 동안 한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습관이 된 것 같네요. 하지만 게임해설을 시작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예전처럼 많이 하지는 않아요. 주말에 시간 날 때마다 PC방을 찾아 동생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편입니다. 게임을 하는 것 외에는 음악을 듣거나 게임방송을 많이 시청하구요. 음악은 라디오 방송을 해서인지 일반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라디오 방송을 주로 많이 듣는 편이고, 게임 방송은 다양한 게임정보를 얻기 위해서 보는 편입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A:  네, 수고하셨습니다. 근데 제목은 FunFun 인터뷰인데 너무 진지하게 한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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