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29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윈도우는 PC방을 대표하는 OS로, 비단 PC방뿐만 아니라 온라인게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지난 1월 22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윈도우 10을 공개하자 PC방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했다.

 

일부에서는 윈도우 7이 윈도우 XP를 제치고 점유율 1위로 올라선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라고 지적하면서, 윈도우 10이 윈도우 7을 추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로 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윈도우 10은 먼 미래의 이야기라는 주장이다. 패키지게임과는 달리 온라인게임이 64비트 체계를 도입한 것이 불과 2년 6개월밖에 안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일견 일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이들도 윈도우 10이 언젠가 PC방에 들이닥칠 파도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지난 미디어 브리핑에서 베일을 벗은 윈도우 10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짚어보고, 윈도우 10이 이끌어나갈 게이밍 환경과 이에 따른 PC방의 변화도 전망해봤다.

 

   

윈도우 10은 꽁짜!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7, 8, 8.1 사용자는 윈도우 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PC방의 경우는 랜탈라이츠(RR)라는 특수한 라이선스가 적용되어 있어 무료 업그레이드 여부가 불투명하다. 아직 개발이 한창인 윈도우 10은 오는 3월 추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며, 이 때 PC방 무료 업그레이드 관련 정보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까지 신규 OS를 유료로 판매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례가 없는 전략으로 전환한 이유는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데스크탑 시장에서 윈도우의 OS 점유율은 절대적이지만 컴퓨터 디바이스가 다양화되면서 윈도우의 위상은 크게 약화된 것이 사실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놓은 카드가 무료 업그레이드라는 해석이다.

PC방 컴을 내 컴처럼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대표는 “윈도우 10으로 기존 PC에서 더욱 고도로 개인화된 컴퓨팅 시대가 시작됐다”고 정의하면서 “현재 15억 윈도우 사용자들이 윈도우 10을 사랑하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윈도우를 사용하는 것이 포부”라고 말했다. 윈도우 10이 표방하는 ‘퍼스널 컴퓨팅’과 MS의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목표를 함축적으로 밝힌 것이다.

 

   

또한 사람들간 상호작용 방식과 같이 음성, 제스처, 시선 등으로도 컴퓨팅 기술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하며, 개인정보보호를 강화 정책으로 사용자 중심의 안전한 컴퓨팅 경험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윈도우 10은 일관성 있는 인터페이스, 다채롭고 간편한 인터페이스, 강화된 보안 시스템으로 요약 가능하다. 이처럼 개인적 컴퓨팅을 강조한 윈도우 10이 PC방 컴퓨팅 환경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게임 유저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다이렉트X 12를 맛보려면
윈도우 10에서 온라인게임과 관련해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다이렉트X 12다. 다이렉트X 12는 원활한 게임 구동을 위한 GDI 라이브러리를 게임을 빠르게 하는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월등한 성능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다이렉트X 12로 개발된 게임은 속도, 효율성, 그래픽 품질이 한층 향상되며, 추가로 기존의 다이렉트X 11에 비해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같은 하드웨어(CPU, GPU)에서 사용 시 최대 50% 가량 성능 향상을 끌어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이렉트X 12를 사용한 게임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며, 게임 개발사들 역시 개발 편의성과 압도적 퍼포먼스를 감안해 다이렉트X 12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게임은 패키지게임과 달리 범용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요구 사양이 낮고 신기술의 도입이 느린 것은 사실이나, 개발에 유리하고 보다 적은 리소스를 요구하게 된다는 점은 역으로 범용성을 높이는 일환으로 작용할 여지가 큰 만큼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도 다이렉트X 12는 선택 옵션 형태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이렉트X 12는 오직 윈도우 10에서 지원되기 때문에 윈도우 10으로의 세대 전환은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콘솔게임 노다지’ 가 열린다
한편, 윈도우 10이 출시되면 PC방 모니터에서 온라인게임이 아닌 콘솔게임 화면을 보는 일이 잦아질 전망이다. 윈도우 10에 차세대 콘솔 게임기 Xbox ONE 어플리케이션(가칭)이 기본으로 탑재되는데, 게임 영상 공유는 물론이고 스트리밍 기능을 이용한 플레이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 10과 관련해 PC와 콘솔이라는 플랫폼 장벽이 허물어지는 게이밍 환경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제 PC방 고객은 윈도우 10에서 기본으로 지원하는 Xbox ONE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Xbox Live 네트워크에 접속해 스크린샷과 영상 등을 편집, 공유할 수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필 스펜서는 ‘스팀(Steam)’을 이용해 잠시 게임을 플레이한 후 Xbox Live 영상을 게시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단순히 PC로 Xbox Live를 이용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윈도우 10에서 실제로 Xbox ONE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Xbox ONE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Xbox One 바로 앞에 앉아있지 않아도 콘솔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PC 게임 유저와 콘솔 게임 유저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PC패키지, Xbox, Playstation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된 게임들이 서로 파편적이었던 것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PC방 업계에서는 PC방의 콘텐츠가 너무 온라인게임에 편중되어 있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최근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약세를 보이자 이러한 지적은 더욱 힘을 얻었다. 때문에 윈도우 10을 통한 Xbox ONE과의 접점은 PC방 콘텐츠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토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좀 더 확대해석한다면 콘솔 게임과 PC 온라인게임의 크로스플랫폼이 플랫폼홀더에 의해 기본환경이 마련된 셈으로 향후 크로스플랫폼 형태의 게임들이 크게 유행하게 될 것이다.

PC방이 게임 맵 된다?
한편, 윈도우 10은 홀로그래픽 하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인 ‘홀로렌즈’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윈도우 10에서 홀로그램은 윈도우 유니버설 앱으로 출시되며, 모든 윈도우 유니버설 앱 또한 홀로그램처럼 동작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연동과 마찬가지로 프로토타입 기기를 이용해 시연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주변 현실 공간에서 투시 홀로그래픽 고화질 렌즈와 공간 음향을 통해 홀로그램을 직접 보고 듣는 것이 가능하다. 향상된 센서와 칩 상의 차세대 시스템, 사용자의 동작 및 주변 공간까지 인식할 수 있으며, 무선으로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홀로렌즈’는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PC방 카운터에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게임 캐릭터를 세워놓을 수 있고, 더 나아가 사용자가 있는 공간, 즉 PC방 손님이 있는 PC방 매장 자체가 게임 속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이미 HMD 분야는 오큘러스에서 오랫동안 연구를 매진해온 영역으로 선의의 경쟁은 물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HMD 분야는 예상보다 빠르게 소비자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PC방 역시 모니터 대형화의 한계로 인해 이후는 고성능화를, 또 그 이후로는 HMD 시대를 예견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홀로렌즈의 공개는 이러한 시대가 정말 눈앞에 다가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윈도우 10이 정식으로 공개될 올 가을에는 게임 업계도, 일반 소비자도, PC방 업계도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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