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구매, 정보교환, 공동 게임대회 등 다양한 시도 선보여져…

올 한해 PC방 업계는 전국에서 협업을 위한 시도가 가장 많았던 한 해였다. PC방 전면금연화 시행으로 위기감을 느낀 PC방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상권모임을 만드는 경우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협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증가한 것이다.

올해 초부터 PC방 업계 안팎으로 기대를 모았던 협업의 사례는 공동구매다. PC방 전면금연화가 국회에서 사실상 부결된 직후 전국에서 상권모임이 활성화되면서 흘러나왔다. 특히 먹거리 구입처 단일화를 통한 이익창출(공급단가 하향)이 중심이 됐다.

하지만 단순히 먹거리 품목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PC방 업주들이 소비하는 대부분의 품목으로 확대되었다. 이를테면 PC 하드웨어 부품, PC 주변기기, 인테리어, 각종 가구, PC방 관련 소프트웨어, PC방 전용 솔루션,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정 상권에서 구입처를 통일할 경우 할인혜택이나 부가서비스 등의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국에서 시도는 많았지만, 활성화된 지역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유는 각 PC방마다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 왔던 거래처를 외면할 수 없다는 업주들이 많았고, PC방 협·단체와는 달리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지 못한 상권모임이 많아 참여를 유도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랐다. 특히 경쟁관계에 놓인 PC방 업주들의 갈등도 한 몫 했다.

공동구매 활성화는 큰 기대를 모았던 만큼 앞으로 업계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PC방 전면금연화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지역별 상권모임은 또 다른 형태의 협업 사례를 양산하고 있다. 정보교류를 통해 운영환경을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교류는 실질적인 이익보다는 운영환경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들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먹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PC방 이용을 차단하거나 다른 PC방에서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경우도 있다.

실제 인천의 한 상권모임에서는 ‘먹튀’ 정보를 공유해 매장에 공지하고 있다. 어느 PC방에서 누가 ‘먹튀’를 했는지 다른 고객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드러내놓고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먹튀’ 방지와 ‘먹튀’를 붙잡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단속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특히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된 이후 지자체 공무원이 PC방 단속에 나서면 실시간으로 상권모임 업주들에게 정보를 공유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의 그룹채팅을 형성하고 있는 상권모임도 늘고 있다.

아울러 기획성 협업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상권모임에서는 공동 이벤트 쿠폰을 발행해 같은 상권 내 PC방 이용 활성화를 시도하기도 했으며, 상권 외 PC방까지 규합해 대규모 연합 게임대회를 추진하는 성공적인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PC방 업계에서 협업은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를 끝으로 PC방 전면금연화 계도기간이 종료되면 단속정보 공유나 이익을 위해 연대를 구성하는 상권모임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선 협업 성공 사례를 토대도 또 다른 형태의 협업 성공 사례가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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