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4월호(통권 26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AMD CPU를 사용하는 PC방 수가 많이 줄었다. 페넘Ⅱ 시리즈 이후 출시된 1세대 FX 프로세서 ‘잠베지’가 PC방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자연스레 AMD CPU의 PC방 사용이 줄었고, 그 사이 인텔의 코어 프로세서가 PC방 대표 CPU로 자리매김했다. AMD는 다시금 PC방 업주의 선택을 받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와 함께 PC방에 적합한 CPU 신제품을 출시했다.

2013년 상반기 PC방 시장을 겨냥한 AMD CPU의 주력 제품은 코드명 ‘비쉐라’ 2세대 FX 프로세서 FX-8300이다. FX-8300은 1세대 FX-8120의 후속제품으로 지난 2월 출시되었고, 현재 17만 원대 판매 중이다. PC방에서 사용하기에 AMD FX-8300은 어떤 제품인지 살펴봤다.

 

   
   

1세대 FX 프로세서 ‘잠베지’는 불도저 아키텍처, 2세대 FX 프로세서 ‘비쉐라’는 이를 개량한 파일드라이버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제조 공정은 32nm로 같지만, 아키텍처가 개선되면서 클럭당 처리명령어수(IPC)가 향상되었고, 소비전력도 낮아지는 등 전력효율도 높아졌다. AMD는 비쉐라의 성능이 기존 잠베지보다 약 15%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2세대 FX 프로세서 중 FX-8300은 최상위 제품인 FX-8350의 바로 아래 제품이다. 제품 사양을 확인해도 기본 동작 속도와 열설계전력(TDP)만 다를 뿐이다. 8코어 CPU로 평상시에는 3.3GHz로 동작하지만, 터보코어 2.0 기술을 활용하면 최대 4.2GHz로 빨라진다.

단순히 사양만 열거하면 FX-8300이 PC방에 적합한 CPU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직접 성능과 관련된 주요 테스트를 진행하고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졌는지 비교해보았다. 이를 위해 바통을 넘겨주는 1세대 FX 프로세서 FX-8120과 경쟁사의 제품이자 현재 PC방 판매가 활발한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i5-3570, 그리고 PC방 판매가 많았던 1세대 코어 프로세서 i5-750도 함께 테스트했다.

성능 확인을 위한 테스트 준비는 이렇게
AMD FX-8300과 FX-8120을 사용하기 위해서 AM3+ 소켓을 지원하는 ASUS M5A99FX PRO R2.0 메인보드를 사용했다. ASUS M5A99FX PRO R2.0는 AMD 990FX 칩셋을 사용한 최상위 제품으로 현재 아이보라(iBORA)를 통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인텔 3세대 코어 i5-3570을 위한 인텔 메인보드는 H77칩셋의 ECS X77H2-A3, 1세대 코어 i5-750용 메인보드는 ASRock P55M Pro를 사용했다.

CPU와 메인보드를 제외한 공통 부품으로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HD7850 GPU와 2GB 메모리의 ASUS EAH7850 V2 2GB DCII을 선택했고,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는 카탈리스트 13.1 버전을 사용했다. 그 외 메모리는 4GB, WD 1TB 하드디스크, 운영체제는 윈도우 7 SP1 64비트를 사용했다. 모든 테스트 해상도는 풀HD(1920×1080)로 진행되었다.

 

   

AMD FX-8300의 성능을 여러 제품들과 비교해 확인하는 것은 성능을 상대적으로 비교해  PC방에 많이 이용되는 CPU 가운데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제품인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CPU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MARK’를 사용했으며, 온라인게임으로는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를 활용했다.

3DMARK 최신 버전으로 확인한 성능
먼저 최근 새로운 버전이 나온 ‘3DMARK’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새로운 3DMARK는 아이스스톰(Ice Storm), 클라우드게이트(Cloud Gate), 파이어스트라이크(Fire Strike)까지 총 3가지 테스트 항목을 제공한다. 모바일 및 저사양 PC 테스트를 위한 아이스스톰 테스트를 제외한 클라우드게이트와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에서 CPU 연산에 의존하는 물리(Physics test) 항목만 풀HD(1920×1080) 해상도에 맞춰 테스트했다.

 

   

3DMARK 테스트 결과 FX-8300은 i5-3570보다 약 1~3% 낮은 점수를 얻었고, 반대로 FX-8120보다는 약 11~12%, i5-750과 비교해 약 28~38%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i5-750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FX-8300과 i5-3570은 점수 차가 크지 않았고, FX-8120는 근소하게 낮았다.

테스트 항목 자체가 온전히 CPU 성능만 측정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CPU 연산 성능에 의존하는 테스트였고, FX-8300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3DMARK 테스트 결과만 평가한다면 FX-8300의 성능은 i5-3570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이었다.

AMD FX-8300 성능, <아키에이지>에서는?
<아키에이지>는 크라이엔진3로 만들어져 온라인게임 그래픽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특히 지형이나 사물에 대한 그래픽이 뛰어나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원활한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테스트 진행을 위해 그래픽은 다이렉트X 9로 설정했고, 품질은 ‘매우 높음’, 모든 효과를 사용하되 안티알리아싱 기술은 ‘사용안함’으로 설정했다.

 

   

직접 플레이하며 정해진 시간동안 프레임을 측정한 결과는 FX-8300을 비롯해 FX-8120, i5-3570 모두 60프레임 안팎을 나타냈다. FX-8300은 평균 59프레임, FX-8120은 평균 57프레임, i5-3570이 평균 60프레임이었다. i5-750만 평균 42프레임으로 상대적으로 약 30%가량 낮은 프레임을 나타냈다.

<아키에이지>가 요구하는 성능은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테스트 결과에서 FX-8300과 FX-8120이 i5-3570과 비교해 성능 차이가 크지 않았던 것은 멀티코어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아키에이지>는 멀티 코어 지원이 온라인게임 중 최고 수준으로 다른 여러 CPU 벤치마크에서는 i5-3570가 앞선 성능을 보였지만, <아키에이지>가 필요로 하는 성능은 8코어인 FX-8300과 FX-8120이 i5-3570과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줬다.

AMD FX-8300 성능, <블레이드앤소울>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 테스트는 옵션에서 그래픽 수준을 최고로 설정했고, 그래픽 효과도 모두 활성화 했지만, 역시 안티알리아싱 기술은 비활성화했다. 비슷한 조건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전투가 아닌 캐릭터가 용맥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의 프레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는 각 CPU의 변별력을 확인하기 어렵게 나왔다. 테스트를 진행한 4개 CPU 모두가 60프레임을 상회하는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약 1분간 캐릭터가 일정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측정했기에 성능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번에는 몬스터를 처치하며 프레임을 측정한 결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역시 큰 차이는 아니었다. FX-8300과 FX-8120, i5-3570은 모두 60프레임 초반을 나타냈고, i5-750만 57프레임을 나타냈다.

<블레이드앤소울>로 진행한 테스트 결과 <아키에이지>와 마찬가지로 i5-750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제외하면, FX-8300과 FX-8120, i5-3570의 결과는 모두 대동소이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라데온 HD 7850 2GB의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CPU사이의 성능 차이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PC방용으로 AMD FX-8300 성능은 합격점
3가지 테스트를 통해서 FX-8300의 성능을 직접 확인해봤고, PC방에 적합한 수준급의 성능임을 확인했다. 라데온 HD 7850의 성능이 뒷받침되어 예상보다 성능 차이가 없었고, 3DMARK를 비롯해 <아키에이지>와 <블레이드앤소울>을 통해서도 성능 차이가 적었다.

이는 온라인게임이 요구하는 성능보다 CPU와 그래픽카드 성능의 발전이 더 앞서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i5-750도 최근 출시된 제품과 비교해 성능은 조금 낮았지만, 게임 진행에 충분한 성능을 나타내는 것만 봐도 온라인게임의 요구 성능 수준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속 있는 CPU 선택, FX 프로세서도 PC방용으로 충분
AMD는 1세대 FX 프로세서의 부진을 경험하며, PC방에 적합한 제품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하나로 1세대 FX 프로세서 FX-8120을 지난 6개월 동안 30% 이상 인하해 13만 원 수준으로 만들었고,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다시금 FX-8120이 PC방에 도입되고 있다.

FX-8300은 조금 더 가격 안정이 필요하지만, 성능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검증했다. PC방 제품으로 FX 프로세서가 다시금 안착하기 위한 요건은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가격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이다.

AMD FX 프로세서가 당장 PC방 판매가 급격히 늘지는 않겠지만, 선택받을 만한 자격은 갖췄다. 20만 원 초반대 CPU 구매가 부담스럽다면 10만 원대 CPU로 FX 프로세서를 선택하고, 그 대신 그래픽카드를 한 단계 높은 제품으로 구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CPU에서만 5만 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면 AMD FX 프로세서도 가격경쟁력은 충분하다. 이제 AMD의 노력과 업주의 선택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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