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 분위기치고는 화려하게 등장한 셈인 AMD 690 칩셋이 앞으로 수개월간 AMD의 분위기 쇄신을 이끌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AMD 690 칩셋이 시장에 던진 파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다.

AMD의 오랜 도우미였던 엔비디아는 지포스 6150과 같은 통합칩셋으로 AMD CPU 및 보급형 AMD 시스템의 든든한 도우미였지만, 이제 AMD와 엔비디아는 AMD 690 칩셋을 기점으로 전쟁을 치뤄야 할 입장이 됐다. 물론 당장 AMD와 엔비디아가 시장에서 격돌할 일도 없고, 당분간 AMD 플랫폼은 엔비디아에 의해 이끌어져 갈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AMD는 앞으로 기존 ATI가 가지고 있던 메인보드 플랫폼 기술이나 그래픽 칩셋 통합 플랫폼 기술을 적극 이용해 칩셋 플랫폼 시장에서도 인텔과 같은 자급자족의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AMD의 미래가 이렇게 그려진다면 결국 인텔과 AMD 사이에서 어중간해진 엔비디아의 엔포스는 또다른 고민에 직면하지 않을까?

어쨌든 현재까지 드러난 AMD 690 칩셋의 스펙은 지금까지 발표된 보급형 통합 칩셋 중에서는 가장 우수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AMD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엔포스 플랫폼이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 AMD CPU로 제대로된 보급형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이 생겼다. AMD CPU를 AMD 칩셋에 꽂았는데 설마 무슨 일이 생길까하는 단순한 믿음 때문일까?

새로운 AMD 690G 메인보드는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그 특징과 장점을 살펴볼 수 있다.

   

AMD 690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 하나만 있으면 4개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첫번째, 기본적인 듀얼 채널 그래픽 출력과 함께 별도의 그래픽 카드를 부가적으로 사용해 최대 4개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서라운드뷰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 이 부분은 특히 멀티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증권 업계 같은 곳에서 최대한의 장점을 발휘한다.

두번째는, 1080i 컴퍼넌트 TV아웃 출력 및 DVI/HDMI 출력이 가능해 홈미디어 PC로 충분히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DVI TMDS가 코어 내부에 내장되어 있어 저가격에 DVI 출력 기능을 갖게 된 것은 22인치 이상의 대형 LCD 모니터가 득세하고 있는 요즘 시장 분위기에 매우 적합한 것이다. HDMI 출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끝으로 AMD 690G는 ATI 레이디언 X1250 그래픽 코어를 내장하고 있어 이전보다 향상된 3D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3D 성능의 향상은 3D 게임뿐만 아니라 3D 성능이 중요해진 윈도우즈 비스타에서도 큰 메리트를 준다.

AMD 690 칩셋의 정확한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테크노아는 AMD로부터 MSI의 AMD 690G 칩셋 메인보드인 MSI K9AMG2-FIH를 건네받았다. 이 제품은 얼마전 있었던 AMD 690 칩셋 발표 행사장에서, 진열되어 있던 AMD 69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 중 유일하게 HDMI 출력 단자를 가지고 있던 바로 그 메인보드다.

지금부터 AMD 애슬론64 X2 4200+ CPU와 MSI K9AMG2-FIH 메인보드를 통해 AMD 690G 메인보드의 기능과 성능을 낱낱히 파헤쳐 보겠다. 특히, AMD 690G 메인보드가 윈도우즈 비스타 환경에 얼마나 적합한 제품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윈도우즈 비스타 PC를 직접 꾸며보고 각 기능 및 3D 성능을 판단해볼 것이다.

   
   
마이크로 ATX 규격의 통합 메인보드에 화려함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리재질의 엄청난 힛트싱크나 기존보다 5배 이상 수명이 길다는 솔리드 캐패시터같은 화려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메인보드를 꺼내본 순간 작은 크기와 대조적으로 매우 탄탄하고 견고한 메인보드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팬이 없는 방열판은 AMD 690G 칩셋의 열을 식혀준다. MSI 메인보드임에도 불구하고 방열판에 ‘AMD Chipset’이라고 자랑스럽게 프린트되어 있는 것을 보면 AMD가 그동안 얼마나 칩셋에 대한 열망을 컸었는지를 알 수 있다. AMD 690G 칩셋은 매우 작다. 옆에 있는 AM2 규격 AMD CPU 정품 쿨러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이 작은 칩셋에 레이디언 X1250 그래픽 코어까지 담겨있다.

   
 
이 메인보드가 DDR2 메모리를 두 개만 꽂을 수 있다고 해서 불만인 유저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정도 가격에 800/667/533MHz의 DDR2 메모리를 2GB씩 최대 4GB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될 것이다. 이전 규격 저장장치와의 호환을 위해 IDE 포트나 FDD 포트도 하나씩 기본 제공한다.

아마도 HDMI를 잘 모른다면 RGB(D-sub) 비디오 출력 단자 옆에 있는 HDMI 커넥터를 e-SATA 커넥터 같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 제품은 HDMI 비디오/오디오 출력을 지원한다. RGB 출력과 같이 쓸 경우 듀얼 디스플레이를 구성할 수 있다. 기타 다른 입출력 포트는 최근 출시되는 메인보드들과 동일하다.

그래픽 코어를 내장해 별도의 그래픽 카드없이도 기본적인 사용에 지장이 없지만 좀 더 높은 3D 성능이나 더 많은 디스플레이 장치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 제품에 달린 16배속 PCI 익스프레스 슬롯이 꼭 필요할 것이다. 그 옆에 위치한 두개의 PCI 슬롯과 1배속 PCI 익스프레스 슬롯도 반갑다.

전신인 ATI의 SB600 사우스브릿지는 별도의 쿨링이 필요없다는 것을 아래 사진에서 알 수 있다. 그래도 방열판은 하나쯤 달아주면 좋을 것 같다. 최근에 대부분의 메인보드들이 방열판을 남발(?)해서 인지 이제 알몸으로 드러난 칩셋을 보면 어색하다.

4개의 SATA II 지원은 아주 기본적인 스펙이겠고, 3개의 USB 헤더가 있는 것은 이 메인보드가 총 10개의 USB 단자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작고 값싼 제품치고 기본기가 탄탄함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SB600 칩셋과 SATA II 소켓

 
제품 구성물도 간단하다. 메뉴얼, IDE 케이블, SATA 전원 커넥터, SATA 케이블, 백패널 브라켓 등이 전부다. 광출력 브라켓 정도는 기본 옵션으로 넣어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MSI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모르겠지만 광출력 필요하다면 별도의 브라켓이 필요하다.

   

 간단한 제품구성

 
지금부터 AMD 애슬론64 X2 4200+와 MSI K9AMG2-FIH를 가지고 윈도우즈 비스타 PC를 조립해보자.
2.2GHz의 애슬론64 X2 4200+, 1GB 메모리, 320GB 하드디스크, 18배속 DVD라이터, AMD 690G(레이디언 X1250 그래픽 코어 포함) 칩셋의 윈도우즈 비스타용 PC를 40만원 후반대에 조립해 쑬 수 있다. 이정도 사양이면 각종 최신 3D 게임은 힘들지 몰라도 웬만한 작업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며 HDMI 출력 등도 있으니 제법 최신 사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립된 PC의 내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정말 초간단이다. GMC의 C-50이 일반 ATX 크기의 미니 케이스이므로 MSI K9AMG2-FIH의 작은 크기를 한껏 살리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아예 5~6만원 정도하는 마이크로 ATX 타입의 케이스를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그래픽 카드를 추가로 장착할 경우 LP 타입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에 제약이 생긴다. 요즘 출시되는 GMC C-50같은 미니 풀타입 ATX 케이스도 충분히 작은 느낌이다.

   

조립한 PC 내부

 
MSI K9AMG2-FIH 메인보드로 PC를 조립해 윈도우즈 비스타를 설치했다. CPU-Z같은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수치도 확인했고 디스플레이나 사운드 드라이버도 잡았다. 윈도우즈 비스타를 설치하고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실형시켰을때 쾌적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는 기본기에 충실한 통합 메인보드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부분이다.

글의 서두에서 AMD 690G 메인보드를 멀티디스플레이, 홈미디어, 3D 게임 등에서 다재다능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아주 간편하게 조립하고 설치한 윈도우즈 비스타 PC를 가지고 3D 온라인 게임인 WOW를 해볼 참이다.

WOW를 통해 3D 게임 성능을 알아보기 전에 AMD 690G 메인보드의 서라운드뷰에 대해 한가지 짚고 넘어가겠다. AMD 690G 메인보드의 서라운드뷰 기능은 내장된 두개의 그래픽 출력에 별도의 그래픽 카드를 더해 총 4개의 멀티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기능임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 한가지,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ATI의 그래픽 카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를 꼽을 경우 내장 그래픽 코어는 자동으로 꺼지고 출력도 되지 않는다. CMOS 셋업에서도 아예 서라운드뷰 항목을 설정할 수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동사 제품인 MSI 7900GS 512MB 제품을 꽂아 보았는데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내장 그래픽 코어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WOW를 실행하기 위해 이 PC에서 고민해야 할 것은 딱 한가지다. 비디오 메모리를 전체 메모리의 몇 %나 잡아야 하냐는 것이다. 그래픽 코어를 내장한 통합형 메인보드인 관계로 3D 그래픽 구현에 필요한 메모리를 메인 메모리에서 빌려서 쓰기 때문에 비디오 메모리의 할당량에 따라 시스템의 성능이 바뀔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메인보드의 바이오스를 보면 비디오 메모리를 32MB, 64MB, 128MB, 256MB, 512MB, 오토 등으로 할당할 수 있다. 오토로 설정하면 비디오 메모리가 자동으로 128MB로 할당된다. 512MB 메모리 두개를 꽂고 3D 게임은 전혀 안하기 때문에 비디오 메모리를 32MB로 설정한다면 1600x1200 이상의 고해상도에서 윈도우즈 비스타의 에어로 글래스는 잘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유인즉슨 내장된 레이디언 X1250 그래픽 코어가 하이퍼메모리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스에서 설정한 비디오 메모리와는 별도로 시스템 메모리를 일정부분 더 확보해 3D 어플리케이션 실행시 비디오 메모리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3D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32MB를 설정하면 되고, 어느 정도 3D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128MB 혹은 256MB 정도로 설정하면 좋을 것이다.

WOW의 테스트는 아제로스 행성 동부왕국의 10군데 지정 지점을 순차적으로 잡고 각 지점에서 나타나는 평균 프레임을 체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WOW를 통해 3D 성능을 테스트해 본 결과 폐인모드로 게임을 하지 않을 사람들에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게임이 가능할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권장 셋팅은 아래와 같다.

   
 
지금까지 MSI K9AMG2-FIH 메인보드와 AMD CPU를 통해 윈도우즈 비스타 PC를 꾸며보고 윈도우즈 비스타를 설치한다음 3D 게임을 해봤다. 사실 3D 게임 뿐만 아니라 서라운드 뷰를 통한 멀티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나 HDMI 및 광입출력을 통한 홈미디어 PC 시스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아주 편하다는 것은 이번 MSI AMD 690G 메인보드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값싸고 성능좋은 윈도우즈 비스타 PC를 꾸미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기사를 통해 한가지의 방법을 전한 것 뿐이다. 선택은 유저들의 몫이며, 그 선택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테크노아의 역할이다. 완벽한 것은 없다. 다만 완벽해지기 위한 노력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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