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프차는 사회적 책임과 사업적 접근 이뤄져야 가치 인정돼…

특정한 지역에서 관련 사업을 배타적으로 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프랜차이즈’는 소매형태의 연쇄점, 즉 체인 사업을 총칭하는 용어다. 현대 사회는 음식업이나 호텔업과 같은 전통적인 분야에서부터 서비스업이나 편의점 등 생업현장에서의 다양한 분야에 프랜차이즈 사업이 번성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모기업인 프랜차이저의 유통, 서비스 경쟁력을 독립점에게 로열티를 받고 상품구성이나 점포 설비, 광고 등에 대한 관리를 해주며 경영지도, 판매촉진 등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권과 금융상품을 연계해 소자본 창업을 지원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러한 프랜차이즈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없더라도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안정적인 상품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특히 상권분석 즉 해당 분야의 매장을 어디에 어떻게 개점해야 보다 더 효과적일지를 컨설팅해준다는 점은 창업자에게 든든한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직원 모집 및 교육을 대행해준다는 점도 자영업자의 짐을 하나둘 쯤 덜어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역시 가맹비와 독점 공급에 대한 부분은 역으로 부담으로 적용되기도 한다.

정부나 사회가 프랜차이즈를 높게 평가하는 항목도 여기에 있다. 바로 고용창출 및 고용안정 효과를 발현하기 때문이다. 본사가 기간제 및 시간제 근로자를 대신 모집한 뒤 해당 브랜드 정보나 서비스업무 기본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뒤 가까운 지역 내 가맹점에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기능이 사회적 순기능이 크다. 가맹점으로서는 소상공인 개인이 직접 구인을 하는 것보다 본사 이름으로 구인을 하는 것이 훨씬 인재를 구하기 쉬울뿐더러 개인이 하기에는 어려운 정보숙지나 교육을 이수한 인력을 본사로부터 인계받을 수 있어 좋고, 본사로서도 가맹점의 안정적인 성장이 곧 본사의 성장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좋다. 사회적으로도 기초 적응훈련을 받은 구직자가 실무에 뛰어드는 만큼 적응도 빠를 뿐더러 근속기간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겨 고용안정 효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업주의 업무 상당부분을 대신할 수 있는 매니저를 전문적으로 교육시켜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사례도 많다.

또 하나는 자본의 순환이다. 가맹비는 가맹점의 부담이기는 하나 안정적인 물류와 인력 알선 등 여러 부분의 기회비용을 보존한다는 점에서는 자체 활동보다 유리한 경우도 많다. 특히 본사가 가맹점을 위해 광고를 하거나 구인․교육 활동을 함으로써 사회적 자본 순환 구조를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프랜차이즈 산업은 연 6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으며, 유통․물류․생산 등 연관산업 발달로 간접 고용 효과도 크다는 보고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한국은행이 밝힌 취업자 증가인원인 28만 명의 20%를 넘는 규모다.

그러나 유독 PC방 업종에서는 프랜차이즈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중요 경쟁전략으로 알려진 마케팅, 품질유지, 점포위치, 네트워크(교류), 인력고용, 상품 개발 등이 거의 대부분에서 그 기능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PC방 프랜차이즈 본사는 앞서 언급된 프랜차이즈의 사회적 기여라 할 수 있는 인력고용에 사실상 무관심하다. 24시간 운영하는 PC방으로서는 근로자 3교대가 필수고 주말 근로자 역시 필요한데, 이 많은 근로자를 업주가 직접 고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고용하더라도 교육에 대한 물리적․정신적 부담이 크고, 장기 근속할 가능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여타 업종에서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 고용 연계 및 오리엔테이션 대행 등 일자리 창출 및 고용안정 효과는 전무한 실정이다. 간혹 직영점이나 PB 계약형태일 때는 매니저를 알선해주기도 하나 그 수가 두자리 숫자를 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PC방 프랜차이즈 본사는 대부분 인테리어 건축물이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차지하고 있고 지속적이 유통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본사가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은 시설물 건축에 국한되곤 해서 부실공사나 공사비 부풀리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매장의 경쟁력 약화나 소방사고로 이어져 업주에게 피해가 직결되기도 한다.

PC방 운영에 기본이 되는 PC방 관리 프로그램이나 PC 관리 프로그램 등은 개인에게도 무료로 공급되고 있는 기성제품을 그대로 쓰고 있어 사실상 본사의 지원이 일체 없는 것이 현실이다. PC 역시 이미 보편화된 조립제품이나 리스제품을 쓰기 때문에 프랜차이즈로서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PC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급자인 본사가 일관 수거․수리 의뢰를 진행하지도, 도급 기술자를 파견하는 일도 사실상 없어 판매자로서의 책임마저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리스 제품은 리스 계약 및 금융권과의 연계 문제가 있어 A/S에 적극적인 경우도 있다.

점포 위치 및 방문 유도 등 창업에 직결되는 컨설팅에서도 허점은 많다. 바로 붙어있는 건물에 기존 PC방이 있는데 창업을 해 과열경쟁을 야기하는 등 점포 위치 선정에 있어서 전문적이지 못한 모습을 종종 보이고 있다. 극단적으로 재건축 단지로 지정돼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는 지역에 창업을 독려한 한 프랜차이즈 본사가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브랜드 광고나 상품 개발은 등한시되고 가맹점 유치 설명회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PC방 프랜차이즈가 업계와 융화되지 못하고 있는 한 이유다. 지속적인 로열티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많다보니 지속적인 광고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보다는 가맹점 유치 설명회에 더 혈안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결국 가맹점 유치도 쉽지 않을뿐더러 가맹점의 이탈로 인한 브랜드 가치 악화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게 된다.

반대로 게임사와의 제휴나 후원 사업 등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및 기존 가맹점 관리에 신경을 쓰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업종 내에서 흔치 않게 10년 이상 장수하고 있어 이러한 점을 잘 방증하고 있다.

한때 IMF사태로 명예퇴직 바람이 불 때 이 사회를 묵묵히 품어준 업종이 바로 PC방이었다. 지금도 많은 퇴직자와 예비 창업자가 PC방을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PC나 서비스업에 전문적인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프랜차이즈 가맹만큼 진입장벽을 낮춰줄 수 있는 구조도 드문 만큼 프랜차이즈 본사가 사회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건전해지는 것은 PC방 업계 전체를 몇 단계는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PC방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과 꾸준히 호흡할 관계와 상품을 마련해야 동반성장할 수 있다”며 “PC방 프랜차이즈 본사는 사회적 책임과 건전한 사업적 접근이 이뤄져야만 비로소 업종 전체를 대변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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