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 플래터 SSHD 상용화했으나 애매한 포지션으로 실패
인텔 옵테인 메모리도 초반 기대와 달리 7,500억 손실
하이브리드 CPU는 기존 사례와 다른 개념, 관건은 ‘협업 효율’

인텔에 이어 AMD도 CPU에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본격 적용하기 시작했다. 다만 기존에 있었던 ‘하이브리드’ 구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는데, 이에 성공한 사례가 매우 드물다. 다른 플랫폼의 연동이었던 이전 기술들과 달리 이번에는 같은 프로세싱 유닛의 조합이란 점에서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지난 2013년경 물리 동작으로 인해 속도가 느린 HDD의 속도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로 약 8GB의 플래시 메모리를 접목시킨 SSHD가 출시됐다. SSD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당시에는 스토리지 성능의 향상으로 PC 시스템 속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성능 향상 폭이 크지 않았고, 이후 SSD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장됐다.

인텔도 같은 목적으로 ‘옵테인 메모리’를 2017년에 시장에 출시했다. HDD의 캐시메모리로 사용하는 옵테인 메모리는 메인보드의 M.2 슬롯에 장착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초기 모델은 용량도 낮고 전송속도도 일반 SSD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후 용량과 속도가 향상되면서 최대 3.2TB 용량의 제품도 출시됐지만, 결국은 5억6,000만 달러 규모의 재고를 손실 처리하기에 이르렀다.

인텔은 12세대 앨더레이크부터, AMD는 라이젠 8000G 시리즈부터 두 종류의 코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성능을 담당하는 코어와 효율을 담당하는 코어로 구분하는데, 인텔은 P코어와 E코어로, AMD는 젠X와 젠Xc로 구분한다. 라이젠5 8500G의 경우 젠4와 젠4c 코어가 조합됐다.

하이브리드 코어 CPU는 아직 장점을 100%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상술한 하이브리드 구조는 메모리 역할에 국한된 것으로 M.2 SSD라는 대체재가 있지만, P코어와 E코어의 효율은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운영체제가 이를 얼마나 잘 분배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텔 P코어와 E코어는 물론 AMD 젠4 코어와 젠4c 코어의 역할 구분도 윈도우 11의 스레드 디렉터가 담당하게 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윈도우의 스레드 디렉터의 분배 역할이 고도화되지 않아 하이브리드 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하드웨어 구조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한편, AMD는 젠4c 코어에 대해 “젠4와 같은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AMD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다중작업 성능도 높다”고 주장한다. AMD 하이브리드 CPU는 8500G를 포함해 보급형 모델에만 적용되며, 향후에는 고성능 제품과 더불어 노트북용 APU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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