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도 좋은 성적 거두겠다”

PC방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와우>는 국민게임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와우>를 즐기고 있지만, <와우>가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3>처럼 세계 대회가 활성화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국내에서는 <와우>가 e스포츠로써의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한 연구를 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많은 프로게임팀이 활성화 돼있고, 정기적인 대회도 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 및 북미의 유명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팀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버튼배셔즈(Button Bashers)’ 팀이다.

버튼배셔즈 팀은 Orangemarmalade(오렌지마멀레이드)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강내현(22)과 Hyren(히렌) 이상규(22), Numberone(넘버원) 오승욱(24) 3인으로 구성된 팀으로, 지난 해 봄에 열린 ESL 세계 대회를 비롯해, 11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MLG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최고의 <와우> 팀으로 등극했다. 블리즈컨2009에는 한국대표로 출전하기도 했고, 국내에서는 곰TV 와우리그 시즌1의 우승과 시즌3의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게임의 고수들이 해외에서 명성을 떨치며, 그 나름대로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셈이다.

펀펀인터뷰 1월호에서는 2010년에 개최될 많은 대회들을 앞두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버튼배셔즈 팀을 만나 인터뷰를 실시했다.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국가대표팀 '버튼배셔즈' (왼쪽부터 강내현, 이상규, 오승욱)

 

‘버튼배셔즈’라는 팀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됐나?
원래의 팀명은 ‘HON’이었다. 현재 팀 이름인 버튼배셔즈는 네덜란드의 다국적 게이밍 팀으로 우리 팀의 스폰서다.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을 때 유럽 팀들로부터 스폰서 제의가 왔다. 마우스스포츠, 프나틱 등 유명한 팀들한테도 제의를 받았지만, 버튼배셔즈의 조건이 가장 맘에 들어 계약하게 됐다. 유럽이나 북미에도 전문적인 <와우> 팀이 많지만, 우리처럼 페이를 받는 팀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때문에 그 쪽 선수들이 우리를 굉장히 부러워한다.

팀은 어떻게 구성됐나?
멤버들 모두 대회에서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사는 지역도 전부 다르고 일면식도 없던 사이었는데, 서로 뜻이 맞아서 팀을 구성하게 됐다. 현재 팀 리더인 강내현 군이 주축이 됐고, 서로가 서로를 추천해 같이 하게 됐다. 최고의 멤버들로만 구성된 팀이다.

평소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보통 저녁 8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2~3시까지 온라인으로 연습을 한다. 대회 전날엔 하루 종일 연습을 하는데, 가끔 모여서 하기도 한다.

강내현 군이 세계랭킹 1위라고 들었다. ‘와우계의 임요환’으로도 불리는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공식적인 랭킹 같은 것은 없다. 곰TV 대회를 하기 전에 미국에서 열린 MLG 대회에서 1위를 했는데, 곰TV 쪽에서 그렇게 써주신 것 같다. ‘와우계의 임요환’이라는 평에 대해선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해외 대회 출전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 해외를 나갔을 때 호텔에서 전화를 썼는데 요금이 많이 나왔다. 당시 환율을 계산해서 5~60만 원 정도가 나왔다. 너무 많이 나와서 놀랐다. 그 날 경기도 졌는데…. 여권을 잃어버린 적도 있고, 대회 도중 마우스가 고장이 난 적도 있었다. 급하게 해외 팀 선수에게 마우스를 빌렸는데, 덕분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다른 대회에선 키보드에서 중요한 키가 빠져버렸는데, 경기 시작 후에 알아챘다. 결국 그 경기에선 패배했다.

국내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아직 e스포츠로써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해외에선 이미 활성화가 돼있어 팀도 많다. 국내에서는 <와우>가 <워크래프트3>와 비슷한 것 같다. 블리자드에서 PvP를 할 때 옵저빙 모드를 조금 더 신경 써서 개발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경기를 관람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팬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다가올 업데이트에서는 새로운 종족이 등장한다.
‘대격변’ 확장팩은 3월에 출시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 가서 해봐야 알 것 같다. 우리팀 모두 언데드 종족을 쓰고 있는데, 얼마 전 패치 이후 언데드가 안 좋아져서 아쉽다.

PC방은 자주 가는 편인가?
자주 가는 편이다. 멤버 중 오승욱 군은 주로 PC방에서 플레이를 한다. 한 번은 PC방 아르바이트 직원이 팬이라며 싸인 공세를 펼친 적도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최근 팀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2010년에도 굵직한 세계 대회가 많은데, 더욱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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