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PC를 구성할 때는 각 부품별로 선택의 기준점이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프로세서는 성능과 발열,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메모리는 호환성이 높은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정설처럼 굳어져 딱히 고민할 여지가 없다. PC 성능과는 무관한 케이스는 디자인이나 확장성이 더 중요하고, 키보드는 내구성과 더불어 물이나 음료를 쏟았을 때를 대비해 방수 등급이 중요하다.

이렇듯 부품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의외로 간과하기 쉬운 것이 파워서플라이(이하 파워)다. PC의 파워는 모든 부품에 전력을 공급해 주는 심장과 같은데, 무조건 용량이 큰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가뜩이나 전기요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 마당에 효율이 떨어지는 파워는 졸지에 새는 바가지가 되고 만다. 이에 전력 효율을 가늠할 수 있는 ‘80PLUS’와 ‘사이버네틱스’ 인증에 대해 알아봤다.

열심히 말고, ‘잘’ 해야 한다
얼핏 들으면 과거에 얽매여 있는 사람의 구태의연한 충고 같지만, 파워에게는 이만큼 잘 어울리는 말이 없다. 전력을 열심히 공급하는 것과 잘 공급하는 것은 천지 차이로, 열심히 해도 전압이나 전류가 일정하지 않고 들쑥날쑥하면 하드웨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심지어 불규칙한 전력 공급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사용자가 대처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발생하기 마련이다.

80PLUS 및 ETA 인증은 안정성과는 큰 연관이 없는 인증이다. 하지만 더 나은 효율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면 안정성 역시 일정 수준 따라오기 마련이다. 효율 인증이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해당 제품의 효율 향상을 위한 노력은 안정성을 포함한 제품의 완성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식품의 관리제도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처럼 파워에 적용되는 인증 제도가 있다. 국가 공인인증제도는 아니지만 비교적 공식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80PLUS, 그리고 최근 신설되며 ATX 3.0 표준의 기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사이버네틱스 두 가지다. 이 인증들이 만능은 아니어서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 되진 않는다. 하지만 효율 향상을 위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종국에는 제품의 만듦새 전체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면 된다.

80PLUS 인증은 파워 시장에서 먼저 신뢰도를 얻기 시작한 인증 제도로, 제품에 10%, 20%, 50%, 100% 부하를 가했을 때 효율이 80% 이상이면 부여되는 인증마크다. 스탠다드부터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티타늄 등 6개 등급이 있고, 230V 100% 부하 기준으로 브론즈 등급은 효율 85%, 티타늄 등급은 91% 이상을 내야 한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약 1,160종의 파워가 시판 중인데, 용량과 플랫폼을 막론하고 80PLUS 인증을 받은 제품은 700여 종으로 60% 정도다. 6개 등급 중 가장 낮은 스탠다드 등급이 126종, 브론즈가 155종이며, 가장 높은 티타늄 등급도 21종의 제품이 있다. 가장 많은 것은 100% 부하 시 89% 이상의 효율일 때 받는 골드 등급으로, 295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사이버네틱스의 효율 인증 ETA는 80PLUS 인증보다 측정 환경이나 조건이 좀 더 까다롭지만, 아직 인지도가 낮아 모든 등급을 합쳐도 인증을 받은 제품이 78종에 불과하다. ETA 인증 역시 브론즈부터 다이아몬드까지 6단계로 나뉘고, 브론즈 등급의 효율은 80PLUS와 비슷한 82~85%다.

같은 용량 제품인 경우 인증 등급이 높을수록 가격이 비싸다. PC방 PC는 가정용보다 사용 시간이 길기 때문에 80PLUS, ETA 등 효율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새는 비용을 조금이나마 절약할 수 있다. PC 한두 대인 가정이라면 큰 차이가 없겠지만 적게는 50~60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까지 운용하는 PC방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에이원아이엔티가 출시한 STORM 700K 80PLUS BRONZE 700W 파워는 이름처럼 80PLUS 브론즈 인증을 받아 20% 이상의 부하에서 85~88%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또한 +12V 가용 출력을 95% 이상으로 연속 정격 출력이 가능해 오랜 시간 사용해도 PC에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해 준다.

STORM 700K 파워는 최대 역률 99%의 액티브 PFC 회로를 적용해 전력의 변동폭을 최소화해 안정성을 높였다. 용량을 높인 105℃ 커패시터와 인덕터 코어로 내구성을 높였고, 메인 전원 케이블을 비롯해 PCIe 케이블 2개와 SATA 케이블 5개를 제공해 확장성도 높은 편이다.

STORM 700K 80PLUS에 적용된 보호회로는 과전압, 저전압, 합선, 과부하, 과전류로부터 PC 하드웨어를 보호해 준다. +12V 출력을 강도 높게 지원해 기존 GTX 시리즈는 물론 RTX 시리즈 그래픽카드도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