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월호(통권 3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본연의 정체성은 게임시설제공업이지만, 서서히 늘어난 먹거리 매출은 이제 전체 매출의 절반을 훌쩍 넘을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와있다. 요즘 PC방에는 게임도 게임이지만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찾는 이용객이 있을 정도다.
라면부터 각종 덮밥류와 튀김, 심지어 삼겹살까지 최근 PC방 먹거리는 웬만한 식당을 능가할 만큼 발전해있어 손님 입장에서는 메뉴 선택에 많은 고민이 따르기도 한다. 이에 어떤 PC방에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가성비는 어떤지, 먹는 것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이기자가 직접 PC방을 찾아가 먹어봤다.
최근 물가 상승 부담으로 인해 점심 식사를 PC방에서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었다고 한다. 남성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메뉴인 돈가스와 제육볶음, 김치찌개만 잘 내놓아도 집객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OX PC방이 돈가스 맛집이란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이번에 맛본 음식은 ‘3배 매운 비빔면’과 ‘수제로스’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다. 토핑으로 반숙 계란 프라이를 얹었고, 비빔면이 너무 맵지 않을까 염려돼 음료로 미숫가루를 주문했다.
음식이 완성돼 자리에 도착하기까지 10분 정도가 걸렸다.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이 아니라 기름에 튀겨야 하는 음식이라 준비 시간은 납득할 만했다. 더구나 직접 먹어본 후 느낀 음식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10분이라는 조리 시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일단 비빔면이 밑에 깔려 있고, 덮밥에 돈가스를 올려놓은 것처럼 두툼한 수제로스가 그 위를 덮고 있으며, 영롱한 빛깔의 반숙 계란 프라이가 한쪽으로 자리했다. 면발이 붇기 전에 해치워야 하는 기자의 성격 탓에 우선 비빔면부터 시식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비빔면은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지만, 이번 비빔면은 3배 맵다는 이름에 걸맞게 입 안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쫄깃한 면발과 매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며 식욕을 더욱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애피타이저 격의 비빔면을 비웠으니 이제 메인 디쉬를 즐길 차례다. 수제로스는 사장님이 자부하는 인기 만점 메뉴로, 튀김 옷을 하나하나 직접 입히고 일정 시간의 숙성 과정도 거친 작품이다. 매장 주방에 튀김기를 들여 기름에 직접 튀겨내기 때문에 돈가스 전문점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사장님표 수제로스는 두툼한 고기 두께만 봐도 일반 김밥집의 냉동 돈가스와 차원이 다르다. 한입 베어 물자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바삭함과 고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입과 코가 모두 즐거웠다.
매콤한 비빔면과 수제로스는 의외로 조화를 이루며 색다른 풍미를 보여준다. 하지만 음료로 주문한 미숫가루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비빔면의 매운맛이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인데, 음료까지 포함된 세트 메뉴를 염두에 둔다면 개인적으로 탄산음료나 에이드류 음료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이번에 맛본 수제로스 & 비빔면은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만족감을 줬다. 가격도 음식점과 비교하면 PC방 주 고객인 젊은 세대에도 충분히 어필할 수준으로, 음식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OX PC 상일동역점은 배달앱을 통한 먹거리 판매량도 상당한데, 이를 보면 돈가스 전문점 이상의 퀄리티라는 평가는 결코 과언이 아닌 듯하다.
다만 일반적인 PC방에서는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돼지고기를 손질한 후 튀김옷을 일일이 입히고 숙성까지 하려면 손도 많이 가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항상 일손이 부족한 대형 PC방은 더욱 엄두를 내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수제로스 & 비빔면의 종합 점수는 5점 만점에 4.5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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